스포츠 20) 개혁의 칼 뽑은 FA, 자국 선수 보호? 리그의 경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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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시스터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9,800회 작성일 15-03-30 23:44본문
FA(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지난 3월 23일에 열린 FA위원회(FA Commission)에서 EPL(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홈 그로운'으로 불리는 자국 선수를 보호하고 비-EU국가 출신 선수를 제한한다는 내용이 담긴 개혁안을 공개했다. 이는 EPL에 외국인 선수가 지나치게 많아 자국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많지 않다는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개혁안을 살펴 보고 이에 뜨겁게 이어지고 있는 찬반 논쟁을 다뤄보려 한다.
FA 위원회란?
그렉 다이크 FA 회장은 2013년 3월 부임한 이후 꾸준히 혁신적인 정책들을 펼치며 지금까지 협회를 운영해오고 있다. 2013년 10월에 출범한 FA위원회는 다이크 회장을 포함해 총 10명의 멤버로 구성되어 있으며 영국 축구와 연관되어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논의하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잉글랜드 그리고 오는 2026 월드컵 유치 가능성을 앞에 두고 다시 한번 개혁의 칼을 뽑았다.
(FA위원회에 포함된 잉글랜드 대표팀 로이 호지슨 감독과 그렉 다이크 FA회장)
지난해 5월에도 FA위원회는 8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발표했었다. 당시 영국 축구의 4가지 문제점들을 언급했다. 1) 만 18세부터 만 20세까지에 해당하는 엘리트 선수들의 출전 기회 부족, 2) 자국 선수와 EU출신 선수 그리고 비유럽 선수들 수의 불균형 3) 코칭 발전과 관련해 부족한 능력및 낮은 효과 4) 양적 그리고 질적으로 충분히 활용되는 시설들의 부족 등이 그 내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FA위원회는 새로운 형태의 하부리그 창설을 주장했었다.
EPL상위 4팀 중 잉글랜드 국적 선수의 비율은 단 22%밖에 되지 않으며, 지난 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 스페인 국적의 선수는 78명인 반면 잉글랜드 선수들은 단 23명이었다. '축구 종주국'인 잉글랜드 대표팀 뿐 아니라 EPL 팀들이 최근 열린 국제 대회에서 줄줄이 탈락하면서 자좀심을 구겼다. 이럴때마다 나오는 것이 FA의 개혁안이다.
현재의 규정과 어떻게 다를까?
1) FIFA랭킹 70위 --> 50위 이상
이번에 내세운 변화된 규정도 위에 언급한 4가지 쟁점에서 비롯되었다.
현재 EPL은 외국인 보유 제한이 없다. 외국인 선수라 하면 비-EU국가 선수들을 일컫는다. 비-EU국가 출신 선수들은 스폰서인 구단이 영국 내무부로부터 워크 퍼밋을 받아 선수 개인이 이 서류를 자국 내 영국 대사관에 취업비자를 신청하면 됐다. 기존의 영국 내무부의 노동 허가 조건은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70위 이상 국적자면서 신청일 기준 2년간 A매치의 75% 이상 출전자다. A매치는 FIFA 월드컵 본선 및 지역 예선과 각 대륙 연맹의 국제 대회 예를 들어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이 이에 해당한다.
(지난 3월 12일에 발표된 FIFA랭킹 상위 14국가)
FA에서 발표한 개정안에 따르면 FIFA랭킹 70위 조건이 50위로 상향 조정되었다. 선수들의 국가대표팀 경력 역시 일괄적으로 판단했던 것에서 국가별 FIFA랭킹에 따라 차등을 주었다. 1위-10위 국가는 30%, 11위-20위 국가는 45%, 21위-30위 국가는 60%, 31위-50위 국가는 75%로 정했다. 다이크 회장은 "개정된 규정을 적용하면 현재 비-EU출신 선수들 중 33%가 부적격자다. 이 중 55%는 심지어 리그 평균 시간 이하로 출전하고 있다. 그리고 두 번째 시즌에 1군에 남는 선수들은 58%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이런 선수들이 잉글랜드 선수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것이다. 따라서 비-EU 선수의 수를 반으로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달 초 FA는 선수 등록 개정안을 정부에 제출해 승인을 받아 놓은 상태기 때문에 다음 시즌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위와같이 개정 된다면 특히 한국 축구 선수들에게 타격이 클 전망이다.
2) 홈그로운 제도 강화
기존의 홈그로운 선수란 21세 이전에 잉글랜드, 웨일즈 팀과 3년 이상 계약을 맺은 선수를 의미한다. 즉 18세 이전에 계약을 하면 홈그라운 선수로 분류되는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제도에서는 만 18세에서 만 15세부터 팀에 등록해야 한다. 이는 현재 홈그라운 선수 자격을 기존에 갖고 있던 선수들도 박탈 당해 외국인 선수로 분류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각 구단은 25명의 1군 선수 명단 가운데 최소 8명의 홈그로운 선수를 보유해야 하는데, 이 역시 개정되어 2016년부터 4년간 8명에서 12명으로 늘려야 한다. 결국 선수 명단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 한 것이다.
FA에게는 지금이 절호의 기회다. 토트넘 홋스퍼의 해리 케인의 활약이 이 홈그라운 제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이크 회장은 "해리 케인이 우리를 도왔다. 우리는 토트넘의 어린 소년이 EPL의 최고 공격수로 성장하는 것을 지켜봤다"며 홈그로운 선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게다가 케인은 지난 리투아니아와의 유로2016 조별 예선 경기에서 웨인 루니와 후반에 교체 된지 79초만에 데뷔 무대에서 데뷔골을 성공 시켜 잉글랜드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 27일 리투아니아 전에서 79초만에 골을 성공시킨 해리 케인)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 필립 네빌은 "현재의 유소년 시스템은 좋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견습생으로 뛰던 선수들이 1군으로 올라가는게 쉽지 않다"고 말하며 많은 선수들이 19세에 '블랙홀'로 빠지는 것에 우려했다. 결국 가능성 있는 어린 선수들이 경쟁력을 쌓기 위해 1군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EPL의 대부분의 팀들에서 잘 키워 놓은 아카데미 출신의 선수들에게 1군 무대에 뛸 기회를 주는 것보단 임대를 통해 프로 무대 경험을 쌓게 하고 있다. 해리 케인 역시 토트넘으로 돌아와 1군 무대에 데뷔하기 전에 밀월, 노리치시티, 레스터 시티 등에 임대 생활을 했었다. 하지만 케인의 경우처럼 다시 소속팀으로 돌아와 주전 기회를 잡고 승승장구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뜨거운 찬반 논쟁,자국 선수 보호냐, EPL경쟁력 강화냐
위와 같은 제도 강화에 찬반 논쟁이 뜨겁게 일어나고 있다. 대부분의 잉글랜드 자국 출신 선수들은 이 제도에 긍정적인 뜻을 내비추고 있다. 아스날 출신의 리 카노빌은 2001년에 아스날을 떠났다. 4년 동안 팀에 있으면서 단 한차례만 1군 무대에서 뛰었다. 카노빌은 "외국인 선수들의 제한은 자국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모든 외국인 선수들이 EPL무대에서 뛸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실력있는 어린 자국 선수들에게 뛸 기회를 주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며 FA의 개정된 제도에 강하게 환영했다. 에버튼의 주장 필 자기엘카는 "EPL에서 더 많은 자국 출신 선수들을 뛰는 것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국 선수들이 일단은 EPL무대에 주전으로 뛸 만한 실력을 갖추는게 중요하다"고 일침했다.
(아스날에서 뛰던 네덜란드 출신의 베르캄프와 오베르마스)
반면 반대의 의견도 팽배하다. 전 아스날 공격수 존 핫슨은 "최고의 선수였던 데니스 베르캄프나 헨릭 라르손과 함께 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잉글랜드 출신 선수들 12명에 비판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력 있는 외국인 선수와 함께하는 것은 오히려 도움이 된다. 이는 EPL의 경쟁력을 높히는 데 훌륭한 외국인 선수는 필요하다"며 외국인 선수의 EPL진출에 강하게 제한하는 것에대한 우려를 표했다.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 감독 역시 "경기의 룰은 반드시 최고의 실력을 보여 주는 선수의 손을 들어주도록 짜여야 한다. 그저 그런 선수들을 보호하거나, 최고의 선수들을 육성하거나 두 가지 중에 선택하는 꼴이 될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아직 새로운 개정안의 실행에 대해 확실히 정해진 것은 아니다. 과연 개정된 제도가 영국의 자국 선수들을 보호하고 대표팀의 실력을 향상 시킬 수 있을지 아니면 자국 리그의 수준을 깎는 결과를 가져올 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라시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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