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34) 히딩크 감독님, 레스터시티로 오세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라시스터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190회 작성일 15-07-06 23:47본문
히딩크 감독님, 레스터시티로 오세요!
6월의 마지막 날, 연구실에서 사람들이랑 함께 점심을 먹다가 거스 히딩크의 네덜란드 대표팀 사임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던 중 “EPL팀 중에는 감독 공석인 팀이 없나?”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때만해도 빈자리 없이 꽉 찼던 EPL감독직이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생긴 것이다. 레스터 시티의 나이젤 피어슨 감독의 갑작스러운 경질로 레스터 시티의 차기 감독 자리를 두고 내로라 하는 감독들이 하나 둘씩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히딩크 감독이 있다. 이번 주는 나이젤 피어슨 전 레스터 시티의 감독의 이별과 함께 히딩크 감독이 레스터로 오길 바라는 사심 섞인 마음으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이스트 미들랜즈 지역에 연고를 둔 레스터 시티
예전에 몇 번 필자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서 적은 글이 있다. 이스트 미들랜즈 지역에 위치한 레스터셔에 살고 있다. 주요 도시인 레스터는 차로20분 정도 떨어져있고 이스트 미들랜즈에 있는 축구 팀 중 유일한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인 ‘레스터 시티’의 연고지다. 레스터에 있는 스포츠 용품 전문점인 ‘스포츠 다이렉트’에 가면 레스터 시티의 상품이 가장 많고, 길거리에 축구팀 유니폼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 중에 반 이상은 레스터시티의 유니폼을 입을 정도니 이곳에서는 잉글랜드 전역에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인기를 넘는다. 옆집 꼬마도 만날 때마다 레스터 시티의 유니폼입고 있고, 심지어 지역 축구 팀에 나간 적이 있었는데 훈련 중이던 10대 아이들이 온통 레스터 시티의 유니폼을 입고 있어 지역 팀인 레스터 시티에 대한 사랑을 제대로 느끼고 있다.
레스터 시티는 1884년에 ‘레스터 포스’라는 이름으로 창단했고, 당시 포스 로드 근처에서 축구를 했기 때문에 로드의 이름에서 팀 이름을 가져온 것이다. 1919년에 레스터 지역이 시로 바뀌면서 팀명도 ‘레스터 시티’로 바뀌었다. 레스터 시티의 이전 홈구장인 ‘필버트 스트리트’를 무려 111년 동안 사용했고, 2002/03시즌에 ‘킹 파워 스타디움’으로 이전해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레스터 시티의 태국인 구단주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의 회사인 ‘킹 파워 인터네셔널’ 그룹에서 따온 이름이다.
레스터 시티의 극적인 잔류
창단 이후 레스터 시티는 1928/29시즌 1부리그에서 단 한번 준우승을 기록한 것이 클럽 역사상 최고의 성적인 만큼 이후 승격과 강등을 반복하면서 인상적인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이스트 미들랜즈 지역 라이벌인 챔피언십에 속한 노팅엄 포레스트와 더비 카운티에게 앞서 있어 이 지역의 떠오르는 강호로 인정받고 있다.
2013/14시즌 챔피언십에서 레스터 시티는 ‘승점 102점’으로 독보적인1위를 기록해 EPL승격을 일찍이 확정 지었다. 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2부리그 최다 우승(7회)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10년 만에 돌아온EPL무대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시즌 초반 맨유를 상대로 다섯 골을 퍼부으며5-3으로 승리한 경기는 많은 축구 팬들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후 레스터 시티는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부진의 연속이었다. 17경기에서 승점 10점만을 기록하며 최악의 크리스마스를 보낸 레스터 시티의 강등은 거의 확실시해 보였고 많은 축구 전문가들은 레스터 시티의 감독인 나이젤 피어슨 감독의 경질을 점치기 시작했다.
(QPR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해 리그 14위로 마감한 레스터 시티)
그때까지만 해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꼴찌’ 레스터 시티의 반전. 마지막 10경기에서 승점22점(7승 1무 2패)을 쌓으며 강등권 언저리도 아닌 14위 중위권으로 EPL잔류에 성공한 것이다. 말 그래도 극적이었다. 레스터 시티의 팬이 아니더라도 첼시의 우승,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4위권보다도 레스터 시티의 남은 경기의 승패가 대화의 주요 내용이었고 레스터 시티의 잔류가 확실시 되자 다 함께 흥분하며 들썩였다.
갑작스럽게 경질 된 나이젤 피어슨 감독 왜?
레스터 시티의 극적인 잔류는 이전까지 돌던 나이젤 피어슨 감독에 대한 비난을 찬사로 바꾸기에 충분했다. 레스터 시티 구단 측 역시 성적 부진의 이유로 경질의 칼을 빼 들지 않고 감독에게 믿음을 보이며 인내한 것이 잔류에 주요하게 작용했다. 피어슨 감독은 지난 시즌 ‘4월의 감독상’까지 받으며 능력을 인정 받았고 팀을14위로 끌어 올린 피어슨 감독에 대한 팬들의 신임은 높을 수 밖에 없었다.
(레스터 시티와 결별하게 된 나이젤 피어슨 감독)
그렇게 시즌이 끝났고, 2015/16시즌 개막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레스터 시티는 피어슨 감독과 새로운 선수들(3명)을 영입하며 새 시즌을 위한 팀 보강에 박차를 가했고 프리 시즌을 위한 첫 트레이닝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6월의 마지막 날인 30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피어슨 감독과의 결별을 발표했다. 구단 측은 피어슨 감독이 구단과 ’Fundamental Difference’때문에 팀을 떠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단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피어슨 감독의 경질은 사실상 하나의 사건으로 예고되었다.
아스날의 잭 윌셔가 FA컵 우승 후 가진 퍼레이드에서 토트넘을 조롱해 문제가 됐던 그 날에 또 하나의 주요 사건이 보도되었다. 레스터 시티는 포스트 시즌 투어를 위해 태국에 머무는 동안 세 명의 선수가 성매매 여성과 집단 성관계를 갖는 동영상을 찍었고, 이 동영상에서 그들은 태국 여성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것이다. 그 세 선수 중 한 명이 바로 피어슨 감독의 아들인 제임스 피어슨이었다. 구단 측은 공식적 사과 후 이에 가담한 세 선수를 해고했다. 구단주의 나라인 태국에서 일어난 일인데다가 피어슨 감독은 심지어 축구 계에서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단체인 ‘Kick it out’ 캠페인의 지지자인데 아들이 물의를 일으켰으니 피어슨 감독이 감독직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울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피어슨 감독은 팀은 강등으로부터 구해냈지만 그의 아들까지 구할 수는 없었다. 이외에도 피어슨 감독은 기자와의 언쟁 및 다른 팀 팬들과 말 다툼을 벌여서 벌금을 내는 등 불미스러운 일을 벌이기도 했지만 이번에 발생한 아들의 철없는 행동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경질 이후 레스터 시티 팬들은 ‘피어슨 감독 경질 반대 서명 운동’을 진행했다. 앨런 시어러를 비롯해 많은 축구인들은 레스터 시티 감독의 경질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시어러는 트위터를 통해 ”불가능한 일(잔류)을 이뤘는데 경질해버리는 어이 없는 구단의 행동”이라며 비판했다. 구단과 피어슨 감독 양 측에서 감독직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것에 합의를 했기 때문에 다시 번복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차기 감독으로 급 부상한 거스 히딩크 감독
영국 언론은 레스터 시티의 지휘봉을 내려 놓은 피어슨 감독의 후임으로 누가 감독이 될 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 이후 네덜란드 대표팀을 맡아오던 거스 히딩크 감독이 2016 유로 예선에서 승점 10점으로 3위에 머물러 있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했다. 히딩크 감독의 사임 후 거의 바로 피어슨 감독이 레스터를 떠났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맞다. 영국 언론사들은 앞다투어 “공석인 레스터 시티의 차기 감독 후보로 히딩크 감독이 급부상했다”고 전했다. 지난 1일 BBC 역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감독 후보 중 하나로 히딩크 감독을 언급했다. 그 이유로는 “레스터는 국제적인 명성이 높은 감독을 찾고 있기 때문에 예전보다는 못하지만 히딩크 감독이 적합할 수 있다”며 “2009년에 첼시에서 4개월 동안 있으면서 FA컵 우승을 달성하는 등 성적을 냈다”고 덧붙이며 가능성을 열어 놨다. 레스터 지역 신문인 ‘레스터 머큐리’ 역시 히딩크를 “2002 월드컵의 대한 민국의 4강 신화를 이루는 등 성공적인 감독 커리어를 바탕으로 풍부한 경험을 가진 감독이기 때문에 레스터시티를 부진에서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보도했다.
(2009년 첼시 감독시절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린 히딩크 감독)
지난 달 말 울산 현대에서 뛰고 있는 김신욱에 대한 ‘레스터 시티 관심설’이 나왔다. 필자 역시 그 소식에 조금이나마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며칠 뒤 김신욱이 아닌 마인츠에서 뛰던 공격수 오카자키 신지와 4년 정식 계약 했다는 기사를 보고 괜히 아쉽기까지 했다. 히딩크 감독의 거취는 한국의 축구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그가 EPL로 복귀하는 것은 영국에 사는 한국 교민들에게도 반가운 일이다. 특히 레스터 근처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을 중심으로 축구로는 주목 받지 못하는 변방 지역인 이스트 미들랜즈 지역에 히딩크 응원 부대를 형성 할 준비가 되어있다. 히딩크 감독이라면 레스터 시티의 흐트러진 팀 분위기와 기강을 바로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또한 패배에 익숙한 레스터 시티에게 승리의 DNA를 심어 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히딩크 감독 이외에도 닐 레논 볼튼 원더러스 감독, 션 디쉬 번리 감독, 미하엘 라우드럽 전 스완지 시티 감독, 샘 알러다이스 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감독 등이 감독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개막까지 한 달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레스터 시티는 조만간 감독을 확정 지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 감독이 레스터 시티의 차기 감독이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라시스터즈
필자의 격하게 한마디 "레스터 지역 주민으로써 히딩크 감독님 격하게 환영할 준비 완료!"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