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8) 유소년 시스템의 개혁, 자국 선수 비율 높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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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시스터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2,143회 작성일 15-01-04 21:56본문
유소년 시스템의 개혁, 자국 선수 비율 높일 수 있을까?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사우스햄튼이,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에 들고 있다. 사우스햄튼은 앨런 시어러 부터 가레스 베일, 시오 윌콧 등을 배출해내면서 '유소년 시스템의 요람'이라 불리며 성공적인 유소년 시스템을 운영해온 곳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각 클럽이 유소년 팀을 운영하고 있어도 자국 선수들을 키우는데 문제가 발생한 탓에 EPL은 'EPPP(Elite Player Performance Plan)'라는 시스템 도입하기 시작했다.
(올 시즌 꾸준히 상위권에 들고 있는 사우스 햄튼이다)
EPPP(Elite Player Performance Plan) 제도란?
잉글랜드가 '축구종가'임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출전하고 있는 자국선수의 비율은 30%밖에 되지 않고 독일과 스페인 등 자국 선수 비율 50%가 넘는 다른 유럽 리그와 비교해도 크게 낮은 비율이다. 월스트리트 저널 분석에 따르면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경기에서 아스날이 출전시킨 18명의 선수 중에 잉글랜드 선수는 단 3명 (16.7%) 뿐이었다. 이에 FA(영국 축구협회)는 프리미어리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프리미어리그는 이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2012-2013 시즌부터 EPPP시스템을 도입했다. 다른 아카데미들과의 자유로운 이적을 위해 지난 2011년 10월에 열린 회의에서 잉글랜드 풋볼리그 (2부 - 4부)의 총 72개 팀이 투표한 결과 과반이 넘는 46개 팀이 찬성 (반대 22/ 기권 4)했고, 2012-2013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됐다. 이 시스템은 '더 많은 그리고 더 나은 자국 선수(more and better 'home-grown' players)'를 양성하는데 목적을 두는 것뿐만 아니라 코치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 역시 장기적인 계획안에 포함되어있다.
기존 유소년 발전 제도와의 차이점
그렇다면 이전 아카데미 시스템과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첫째는 '90분 룰'의 폐지다. '90분 룰'이란 클럽에서 한 시간 반 거리 안에 사는 유소년 선수만을 영입할 수 있다는 규정이 2008년에 신설되었는데 이는 선수 영입 시 지역적인 제약 때문에 결국 해외로 눈을 돌려 더 많은 돈을 주고 데려와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고,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당시 FIFA(국제축구연맹)와의 인터뷰에서 "데이비드 베컴, 폴 스콜스, 라이언 긱스와 같은 영국 출신 유망주들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잉글랜드 전 지역에서 유망주를 데려올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되어야 한다"며 당시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했었다. EPPP 제도는 이를 폐지하면서 아카데미들 간의 거리 상관 없이 자유롭게 영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두 번째는 아카데미 시스템을 리그 상관없이 각 클럽의 능력에 따라 4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포함 시키는데, 구단이 약 39 억원 (약 232 만파운드)을 투자할 수 있는 경우 카테고리 1 에 해당하고, 영입 시 나이제한이 없다. 카테고리 2 에 속하는 팀은 투자금 약 16 억원이 필요하고 영입 가능 나이는 9살부터다. 반면 카테고리 3 에 해당하는 구단은 투자금 약 5 억원이 요구되고 11살 위로 영입할 수 있고, 마지막 카테고리 4 의 클럽은 연간 투자 금액이 요구되지는 않지만 16세 이상 유소년 선수들만 영입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다. 따라서 카테고리에 따른 제약 때문에 그전에 없었던 투자금 조건이 빅클럽이 아니라면 부담스러울 수 있는 금액이다. 현재 카테고리 1에 속한 구단은 총 21개로 대부분 프리미어리그 팀들이지만 볼튼 원더러스, 블랙번 로버스 등 하위 리그의 팀들도 속해있으며, 2년마다 카테고리의 변경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18세 이하 유소년 선수의 이적 시 발생하는 금액 관련해 각 카테고리에 따라 12세-16세의 선수의 경우 카테고리 1 에 등록된 팀에서부터 이적한 경우 약 6830 만원(40000 파운드), 카테고리 2 에 속해있던 선수의 경우 약 4270 만원 (25000 파운드), 그리고 카테고리 3 의 경우 약 2135 만원 (12500 파운드)을 지불해야 한다. 이처럼 선수 원 소속팀의 카테고리와 나이에 따라 보상액이 달라지고 만약 선수가 프로 경기에 출전 할 경우 출전 경기 수에 따라 추가 보상액이 주어진다. 위험부담이 크지만 상위 카테고리에 속할수록 그에 따른 보상액이 커지기 때문에 새로 도입된 유소년 발전 시스템은 자본력 있는 '빅클럽'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지도 모른다.
(EPL 에서 발표한 새로운 유소년 시스템 EPPP)
'빅클럽' 만을 위한 제도?
EPPP 시스템을 도입하고 세 번째 시즌을 맞았지만 새로운 제도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불합리 하다는 의견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유소년을 잘 키워내고 다른 구단에 선수를 팔고 높은 보상금을 받으려면 상위 카테고리 안에 들어가는 것이 유리하다. 이 때문에 구단에서는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유소년 발전을 위한 시설을 짓는 것을 포함해, 필요한 장비 준비, 코칭 프로그램 개발 등에 투자할 수 있는 비용을 마련하는 것이 만만치 않아 하위리그 클럽들이 충당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2012년 6월, 4부리그 구단 중 하나인 위컴 원더러스가 EPPP 시스템에서 카테고리 2 또는 3에 포함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재정적인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해 유소년 아카데미를 닫은 첫 번째 구단이 되고 말았다. 위컴은 2년 전 리버풀의 차세대 기대주고 각광받고 있는 조단 아이브를 2년 전 겨울 이적시장에서 리버풀로 이적시키는 등 꾸준히 유소년 선수들을 키워내는데 힘써왔었다. 위컴은 EPPP 제도에 반대의사를 나타냈었다. 클럽 아카데미를 폐지됨에 따라 8세-18세 유소년 선수들은 새로운 아카데미를 찾아야 했고 Youth Development에서 일하던 10명의 직원 역시 해고되었다. BBC 보도에 따르면 위컴 뿐 아니라 반대표를 던졌던 구단들 외에도 당시 찬성했던 구단 중 찬성을 하지 않을 경우 프리미어리그에서 각 팀에세 주는 유소년 발전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억지로 찬성표를 던진 클럽들도 있었다고 한다.
프리미어리그의 WBA(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 역시 EPPP 제도를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WBA 구단주 제레미 피스는 "39 억원을 들여 아카데미 시설을 업그레이드 했을 뿐 아니라 카테고리 1그룹안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추가 39 억원을 유소년 발전을 위해 투자 했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카테고리 1안에서 이적이 발생할 시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선수를 육성하고 좋은 교육 환경을 위해 투자한 것은 결국 다른 구단을 위해 한 일 밖에는 되지 않는다"며 새로운 시스템에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논란에 중심에 선 'EPPP'
자국 선수들의 비율이 높은 도르트문트, 바이에른 뮌헨, 아약스 등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유소년 출신 선수들이 18세-21세 사이에 프로 무대에서 뛸 실력이 된다면 꾸준히 그들에게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불필요한 선수 영입을 줄이고 성공적인 유소년 발전을 이끄는 것이다. 하지만 잉글랜드 축구에서 17세-21세 사이의 선수들을 'Missing Years' 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프리미어리그 감독들이 바로 성인 팀 경기에 출전시켜 위험요소를 높이는 것 보다 다른 팀으로 임대를 보내 경험을 쌓게 한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맨유의 유소년 선수들, 데이비드 베컴을 포함해, 톰 클레버리, 대니 월백 등을 19세, 20세에 다른 팀에 1년-2년 임대를 보냈었고, 임대 후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을 경우는 다행이지만 팀이 동일 포지션에 더 나은 선수를 영입하거나 임대 후에도 발전이 없다고 평가된다면 장기적인 임대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이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결론적으로 실패 없이 새로운 시스템이 자리잡을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제도적인 문제를 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구단에서 유소년 선수들을 끝까지 지키고 자국 선수로 육성하려고 한다면 임대가 아닌 팀 내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자국 선수를 보호하는 방법일 지도 모른다.
글.라시스터즈
필자의 격한 한마디, "자국 리그 선수 비율이 올라갈 수록 잉글랜드 국대 실력도 올라갑니다!"
<격하게 스포츠>는 격하게 스포츠를 즐기고, 격하게 스포츠를 즐기고, 격하게 스포츠를 사랑하고, 격하게 스포츠를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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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프리미어 리그에서 자국 선수의 비중이 30%밖에 안된다는 사실은 꽤나 충격적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