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번 9. Pa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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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5번진짜안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96회 작성일 07-08-03 03:49본문
싱겁다.
땅콩이든 맥주든 뭔가 싱거워서 안 되겠다.
날씨가 너무 더워 에어컨디션드인 여자친구 집에 노트북과 그라마 인 유즈 달랑 들고 피난와 있는 8월인데 그러고보니 집에 있는 데스크톱에 여기 쓰려던 글을 저장해 둔 채 끝내 퇴고하지 못하고, 끙끙거리다 빈 담배곽처럼 방치해 둔 기억이 났다.
‘빌어먹을 왜 미국 사람은 싫고 영국사람은 좋게 느껴지는지, 그 뭐 미국인들은 싸잡아 천박하다고, 어쩐지 시끄럽고 매너 없는 뉘앙스는 개깡패들 같은데 비해 영국인들은 표면적으로라도 조금은 점잖다구 젠장. 사실 이유고 뭐고 내가 좋아하는 영국 밴드가 더 많단 말이지! 게다가 난 미국엔 1초도 살아보지 않았고 미국인 친구도 한 명 없는데 뭐 아는 것도 없고 자료 조사는 손이 떨려 싫어하고, 여름이니까 모르겠고 이런 개소리다 멍멍. 브리티쉬 악센트 지대.....’
하는 유치한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쪽 팔려서 차마 업로드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다보니 이런 빌어먹을 세월은 조낸 빨라서 7월이 벗겨지는 대머리처럼 훌떡 넘어가 버렸다. 나는 아직 머리카락이 빠지지는 않았고 앞으로도 전혀 빠질 계획이 없지만 키보드까지 들고 와 버리는 바람에 집에 잠깐 가더라도 그 바보같은 글이 있는 데스크 톱을 부팅할 방법이 없다가, 문득 미안해 죽겠다는 심정이 들어 뭔가 작심하고 글을 쓴다. 이러다가 머리가 정말 까져버리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도 들고.
줄기세포를 연구하듯 줄기차게 밝혀왔지만, 나는 칼럼 따위의 육중한 글을 쓰기엔 너무 백지장 같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항상 여기 글을 쓸 때마다 부담감이 지구의 중력과 한 패가 되어 가슴뼈를 발등까지 끌어내리려 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렇다고 안 쓰면 미안해 죽거나, JJicJJa님에게 테러를 당하거나, 얼룩진 캐리어가 더 오점으로 얼룩질까봐 오늘은 끝내 한 번 써 본다.
싱겁다. 글이든 삶이든 영화든 게임이든, 사전이든 재떨이든.
간만에 하는 말이 이딴 식이라 오한이 들지만 지금 내게 싱겁지 않은 건 사랑 뿐이다. 날씨가 미친듯이 더운 여름이긴 하지만 나는 연인을 껴안는 일에 대해서만은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뭐 문제도 잠깐 있었고 그래서 술도 죽어라 마셨지만 그런게 다 추억이고 재미 아니겠는가. 그런데 연애를 하고 행복해지면 예전부터 없었던 글의 탄력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건 원래 나 따위의 바보같은 놈이 가진 한계인 것이다. 여하간 흥미 라고는 연애에서 밖에 못 찾는 놈이 할 수 있는 일은 졸라 꿈꾸는 것 뿐이다.
여친을 데리고 런던에 가겠다고 안개빛으로 맞춘 꿈을 꿨고 아유, 사랑하는 아이는 같이 가겠노라고 웃으며 약속했었다. 그런데 나는 빌어먹을 여권이 기간 만료 되는 바람에 나오질 않았다. 재발급을 받으러 갔더니 듣도보도 못한 잡 신원조회에 패스하지 못해 만들지 못하고 말았다.
나는 런던이 집 같고 고향 같고 친구같아서 연인을 데리고 가서 음홧홧홧 여기가 영국이란돠! 라고 소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에서 개떡같은 군대까지 복무했고 예비군 까지 마쳤고 민방위 마저 가끔씩 나가는 내 신원이 대체 뭔데 그러는 거냐고 물었더니 당장 법원에 가서 명령받은 벌금을 내거나 노역장에 유치되어서 유치한 노동으로 갚기 전에는 여권과 반경 3Km 이내에 얼씬 거릴 상상도 하지마, 라는 요지의 ‘빠꾸’를 먹었다.
(뭔지 모르겟지만 분명 내가 뭔가 잘못했던 일이 있었나보다.)
결국 기가막히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런던으로 데리고 가기 프로젝트의 1단계에서 딱 막혔다.
계획적으로 명민하게 총 5단계였던 그 프로젝트는 이랬다.
1. 여권을 잽싸게 재발급 받아둔다.
2. 여권을 만지작거리며 비행기 값을 열렬히 번다.
3. 체류비를 기쁨으로 싼다.
4. 공항에 손 잡고 간다.
5. ?쓰로에 작렬한다.
이건 어떤 석학이나 전문가가 보더라도 오류가 없는 완벽한 계획이었는데 1단계에서 이런 예기치 못한 좌절을 맛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게다가 이런저런 여비를 마련하기 위한 대책들마저 하나같이 나를 외면했다.
가장 가능성이 높았던 로또는 끈질긴 회유와 협박에도 끝내 마음을 열지 않았고 글을 써 내면 골라서 창작지원금을 준다는 미친 재단들이 있어서 미친듯이 글을 보냈는데 심사위원들이 미쳤는지 뽑히지 않았다. 나는 글을 못 쓰는 사람임에 틀림없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확인사살될 줄은 몰랐다.
해서, 또 뭉개고 있어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말했듯이 인생은 참 싱겁다. 뭔가 좀 빠듯하게 해 보려고 하면 네가 그걸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귀엽군! 닭대가리! 하면서 나를 좌절시킨다.
하지만 마냥 패배하기엔 내가 너무 싱거운 도전자인 것 같아 밋밋하고 부끄러우니까 바짝 열울 올려 뭐가 됐든 돈을 벌겠다고 작심하는데 더위가 더 열을 올리고 있으니 참 대책 없다.
뭐 그래도 잘 되겠지, 열심히 해야지, 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긍정적이었기 때문에 지난 세월 프린터 잉크가 되거나 지하철 레일이 되지 않고 인간으로 살아왔으니 앞으로도 당연히 그렇게 살 것이다.
인생이 싱겁고 재미가 없는데 꿈까지 싱거워서야 되겠냔 말이지.
* 영국과 관련없는 삶을 살아온 지 3년 째에 접어든다. 그런데 영국과 관련 있는 글, 특히나 칼럼을 쓴다는 것은 병아리가 타조에 대해서 글을 쓰겠다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다. 남아있던 추억만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그 때의 불완전했던 사랑조차 완전히 까맣게 잊어버린 지금, 픽션으로만 구성될 것 같고 그런 픽션은 현재의 진짜 사랑에 누가 되기 때문에, 이제 그만 찌질거려야지, 하는 마음이다.
다시 영국에 가게 될 짧아야만 할 다음 시간 뒤에, 새로운 사유를 몇 트럭씩 껴안고 다시 행복하게 글을 쓰겠다.^^ 굿 럭. 에브리보디!!
땅콩이든 맥주든 뭔가 싱거워서 안 되겠다.
날씨가 너무 더워 에어컨디션드인 여자친구 집에 노트북과 그라마 인 유즈 달랑 들고 피난와 있는 8월인데 그러고보니 집에 있는 데스크톱에 여기 쓰려던 글을 저장해 둔 채 끝내 퇴고하지 못하고, 끙끙거리다 빈 담배곽처럼 방치해 둔 기억이 났다.
‘빌어먹을 왜 미국 사람은 싫고 영국사람은 좋게 느껴지는지, 그 뭐 미국인들은 싸잡아 천박하다고, 어쩐지 시끄럽고 매너 없는 뉘앙스는 개깡패들 같은데 비해 영국인들은 표면적으로라도 조금은 점잖다구 젠장. 사실 이유고 뭐고 내가 좋아하는 영국 밴드가 더 많단 말이지! 게다가 난 미국엔 1초도 살아보지 않았고 미국인 친구도 한 명 없는데 뭐 아는 것도 없고 자료 조사는 손이 떨려 싫어하고, 여름이니까 모르겠고 이런 개소리다 멍멍. 브리티쉬 악센트 지대.....’
하는 유치한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쪽 팔려서 차마 업로드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다보니 이런 빌어먹을 세월은 조낸 빨라서 7월이 벗겨지는 대머리처럼 훌떡 넘어가 버렸다. 나는 아직 머리카락이 빠지지는 않았고 앞으로도 전혀 빠질 계획이 없지만 키보드까지 들고 와 버리는 바람에 집에 잠깐 가더라도 그 바보같은 글이 있는 데스크 톱을 부팅할 방법이 없다가, 문득 미안해 죽겠다는 심정이 들어 뭔가 작심하고 글을 쓴다. 이러다가 머리가 정말 까져버리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도 들고.
줄기세포를 연구하듯 줄기차게 밝혀왔지만, 나는 칼럼 따위의 육중한 글을 쓰기엔 너무 백지장 같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항상 여기 글을 쓸 때마다 부담감이 지구의 중력과 한 패가 되어 가슴뼈를 발등까지 끌어내리려 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렇다고 안 쓰면 미안해 죽거나, JJicJJa님에게 테러를 당하거나, 얼룩진 캐리어가 더 오점으로 얼룩질까봐 오늘은 끝내 한 번 써 본다.
싱겁다. 글이든 삶이든 영화든 게임이든, 사전이든 재떨이든.
간만에 하는 말이 이딴 식이라 오한이 들지만 지금 내게 싱겁지 않은 건 사랑 뿐이다. 날씨가 미친듯이 더운 여름이긴 하지만 나는 연인을 껴안는 일에 대해서만은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뭐 문제도 잠깐 있었고 그래서 술도 죽어라 마셨지만 그런게 다 추억이고 재미 아니겠는가. 그런데 연애를 하고 행복해지면 예전부터 없었던 글의 탄력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건 원래 나 따위의 바보같은 놈이 가진 한계인 것이다. 여하간 흥미 라고는 연애에서 밖에 못 찾는 놈이 할 수 있는 일은 졸라 꿈꾸는 것 뿐이다.
여친을 데리고 런던에 가겠다고 안개빛으로 맞춘 꿈을 꿨고 아유, 사랑하는 아이는 같이 가겠노라고 웃으며 약속했었다. 그런데 나는 빌어먹을 여권이 기간 만료 되는 바람에 나오질 않았다. 재발급을 받으러 갔더니 듣도보도 못한 잡 신원조회에 패스하지 못해 만들지 못하고 말았다.
나는 런던이 집 같고 고향 같고 친구같아서 연인을 데리고 가서 음홧홧홧 여기가 영국이란돠! 라고 소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에서 개떡같은 군대까지 복무했고 예비군 까지 마쳤고 민방위 마저 가끔씩 나가는 내 신원이 대체 뭔데 그러는 거냐고 물었더니 당장 법원에 가서 명령받은 벌금을 내거나 노역장에 유치되어서 유치한 노동으로 갚기 전에는 여권과 반경 3Km 이내에 얼씬 거릴 상상도 하지마, 라는 요지의 ‘빠꾸’를 먹었다.
(뭔지 모르겟지만 분명 내가 뭔가 잘못했던 일이 있었나보다.)
결국 기가막히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런던으로 데리고 가기 프로젝트의 1단계에서 딱 막혔다.
계획적으로 명민하게 총 5단계였던 그 프로젝트는 이랬다.
1. 여권을 잽싸게 재발급 받아둔다.
2. 여권을 만지작거리며 비행기 값을 열렬히 번다.
3. 체류비를 기쁨으로 싼다.
4. 공항에 손 잡고 간다.
5. ?쓰로에 작렬한다.
이건 어떤 석학이나 전문가가 보더라도 오류가 없는 완벽한 계획이었는데 1단계에서 이런 예기치 못한 좌절을 맛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게다가 이런저런 여비를 마련하기 위한 대책들마저 하나같이 나를 외면했다.
가장 가능성이 높았던 로또는 끈질긴 회유와 협박에도 끝내 마음을 열지 않았고 글을 써 내면 골라서 창작지원금을 준다는 미친 재단들이 있어서 미친듯이 글을 보냈는데 심사위원들이 미쳤는지 뽑히지 않았다. 나는 글을 못 쓰는 사람임에 틀림없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확인사살될 줄은 몰랐다.
해서, 또 뭉개고 있어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말했듯이 인생은 참 싱겁다. 뭔가 좀 빠듯하게 해 보려고 하면 네가 그걸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귀엽군! 닭대가리! 하면서 나를 좌절시킨다.
하지만 마냥 패배하기엔 내가 너무 싱거운 도전자인 것 같아 밋밋하고 부끄러우니까 바짝 열울 올려 뭐가 됐든 돈을 벌겠다고 작심하는데 더위가 더 열을 올리고 있으니 참 대책 없다.
뭐 그래도 잘 되겠지, 열심히 해야지, 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긍정적이었기 때문에 지난 세월 프린터 잉크가 되거나 지하철 레일이 되지 않고 인간으로 살아왔으니 앞으로도 당연히 그렇게 살 것이다.
인생이 싱겁고 재미가 없는데 꿈까지 싱거워서야 되겠냔 말이지.
* 영국과 관련없는 삶을 살아온 지 3년 째에 접어든다. 그런데 영국과 관련 있는 글, 특히나 칼럼을 쓴다는 것은 병아리가 타조에 대해서 글을 쓰겠다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다. 남아있던 추억만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그 때의 불완전했던 사랑조차 완전히 까맣게 잊어버린 지금, 픽션으로만 구성될 것 같고 그런 픽션은 현재의 진짜 사랑에 누가 되기 때문에, 이제 그만 찌질거려야지, 하는 마음이다.
다시 영국에 가게 될 짧아야만 할 다음 시간 뒤에, 새로운 사유를 몇 트럭씩 껴안고 다시 행복하게 글을 쓰겠다.^^ 굿 럭. 에브리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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