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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견문 영국인들이 자연을 극복하는 방법 – 영국의 풍력발전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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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223회 작성일 21-02-23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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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스코틀랜드의 스카이 섬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스코틀랜드는 악명높은 기후로 유명하지만, 그래도 제대로된 스코틀랜드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비바람부는 날씨가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경험한 그곳의 기후, 그것도 겨울의 바람은 몸을 제대로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거셌고, 여행을 시작한지 며칠이 지나지 않아 바람이라면 치를 떨 정도가 되었다.


비단 스코틀랜드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영국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거의 일년 내내 몰아친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한번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말 그대로 사방에서 흩뿌리는 비바람에 홀딱 젖기가 일쑤다.

하지만 이러한 기후 악조건을 영국인들이 극복해내는 방식은 흥미롭다.

영국인들이 비바람 속에 입던 트렌치 코트는 세계적 상품이 되었고, 거센 바람에 어느 방향으로 날아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즐기던 골프 역시 전 세계인이 즐기는 스포츠가 되었다.


현재 영국인들이 자연을 극복하는 방식은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있다.



영국,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 풍력발전소가 있는 곳


필자가 살고있는 남서부 지역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발전 단지 가운데 하나가 존재한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사우디 아라비아에 석유가 있다면, 우리에겐 바람이 있다'면서 영국이 풍력발전의 중심지가 될 것임을 공언했다. 여기에 2030년에는 가정용 전기의 전부를 해상풍력발전을 통해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덧붙었다. 청소기, 세탁기, 냉난방과 전기차 등 보든 것이 바람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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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von에서 웨일즈로 넘어가다보면 위와 같은 해상 풍력발전기들을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광경은 런던 근해에서도 볼 수 있으며, 조만간 요크셔에는 세계 최대의 해상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언뜻 헛된 기대인 것 같기도 하지만, 이러한 전망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이미 영국의 풍력발전은 전체 전기 생산량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10년 전에 비해 그 비중에 10배로 증가한 것이다. 영국 가정용 전기소비량이 전체 전력 소비의 40%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앞으로 10년간 2배의 발전량 증가를 통해서도 존슨 총리의 목표치는 달성될 수 있다.


육상 풍력발전은 경관의 문제나 소음 등의 문제로 인해 주민과의 마찰을 빚곤 하지만, 해상 풍력발전은 이러한 면에서 자유롭다. 터빈을 얼마든지 크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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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영국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가 금지되고, 기존의 차량운행도 2050년까지 금지할 예정이다.

우리의 의자와 관계없이, 미래는 이미 바뀌어가고 있다.


이러한 자신감에 기반하여 영국은 2035년부터는 휘발유 및 디젤차의 신차 판매를 금지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심지어 하이브리드 차량도 전면 금지된다. 오로지 순수 전기차만 운행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더해 2050년에는 기존에 운행되던 디젤 자동차에 대한 전면금지조치도 시행될 예정이다.

어쩌면 미래에는 기존의 내연기관 차량들이 빈티지 차량 대접을 받을지도 모를 일이다.


한편으로 영국에서는 7천대의 차량을 싣고 대서양을 횡단하는 풍력화물선 오션버드 (Ocean Bird)의 운항도 2024년부터 계획되어 있으며, 작년에는 풍력비행기의 시험비행도 이루어졌다. 



불리한 조건을 딛고 미래를 개척하는 영국


이런 여러가지 면을 보더라도 영국은 여전히 미래를 선도해가는 국가임에 틀림이 없다. 미래를 향한 아젠다를 설정하고 실행해 나아가는데 있어서 누구보다 앞장서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미래 계획에 있어서 언뜻 불리해 보이는 조건을 극복해내는 모험가적 기질이 영국 문화 안에 내재되어 있는 것 같다는 점이다.

바람을 이용한 풍력발전은 그래서 마치 동방무역과 부를 독점한 지중해 국가들에 맞서 대서양으로 시선을 돌렸던 벽촌의 영국인들을 생각나게 한다. 악조건을 딛고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사고의 전환 능력은 어쩌면 영국 문화나 사회의 기저를 관통하는 특징인지로 모를 일이다.


태풍이 불면 배터리에 전기가 쌓이는 것에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우리 곁으로 다가와 있다.



(사진출처: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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