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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견문 학교로부터 날아오는 이메일 - 우울할 땐 상담사를 찾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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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45회 작성일 19-09-2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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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학교를 다니다 보면 종종 “정신질환이나 우울증을 겪고 있으면 상담센터를 찾아가세요!” 와 같은 이메일을 받곤 하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곳의 학생들 역시 학업으로 인한, 혹은 사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는 것이다. 특히나 학사제도가 한국의 대학보다 엄격한 이곳에서는 종종 몇 번의 낙제 때문에 학업이 중단할 수 밖에 없는 학생들이 자살했다더라는 안타까운 소식도 들려오곤 한다. 

이런 일들을 보면 역시 사람이 사는 곳은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나 경쟁이 있고, 낙오자가 생기며, 스트레스와 고통 속에 살아가는 이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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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영국의 주요다리들에도 자살 예방 문구와 상담센터의 전화번호가 적혀있는 곳이 많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달려있다


차이점은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나는 한국에서 십수년간 학교를 다니면서 정신질환이나 스트레스와 관련된 조언은 한번도 받아본 기억이 없다. 그러나 이 곳 영국에서 학생들의 정서와 감정은 매우 중요한 문제로, 수시로 학생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상담센터를 알려주면서 학생들의 정신건강 유지에 애쓰는 것 같다.

단순히 이메일 한 통이지만, 정말 힘들고 절망적인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유일한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영국정부가 2015년 발간한 보고서 ‘All for Health’ 에 따르면 영국 성인의 6명 가운데 1명은 최근 일주일 이내에 정서적 불안과 같은 가벼운 정신장애를 경험한 적이 있으며, 정신분열증이나 조울증 같이 보다 심각한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의 수는 영국 인구의 1 퍼센트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신장애는 육체적 장애와는 다르게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 이에 따라 적절한 대처가 힘들다는 점 역시 위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때문에 중요한 것은 상호 간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또한 우울감에 빠져있는 사람들을 빠르게 발견하여 적절하게 대응 하는 것이다.


영국정부의 대응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영국은 신체적 질병과 정신 장애를 동등한 위험으로 취급하는 한편으로 (Parity of Esteem), 정신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조기치료(early intervention)를 축으로 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영국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76.5%가 2주 안에 적절한 상담의 기회를 갖게 된다고 한다. 




한국인들의 스트레스는 누가 풀어주나 


한국인들은 누구보다도 치열한 사회에서 살아간다. 경쟁은 심하고, 자살률은 매년 OECD 수위를 다투고 있으며, 가족의 해체와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사회적 지지, 인적 네트워크에서 소외되는 이들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너무도 밀도 높은 인간관계 속에서 다가오는 오지랖과 참견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면서 나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외친다. 그러나 실제로는 OECD 국가들 가운데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할 가족과 지인이 가장 적은 국민으로서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 독립된 개인으로 존재하고픈 욕망과 사회적 연결 및 지지의 욕구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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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우리나라에서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을 상담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OECD 국가들 중 최저수준이라고 한다.
 


우울과 불안감 해소의 첫 걸음은 적절한 상담이다. 이는 곧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누군가의 필요성이자 주변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다. 우리는 우울감을 토로할 누군가가 필요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우리가 받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에 필요한 것은 물질적 풍요라기 보다는 인적 네트워크와 심적인 지지일지도 모른다. 영국대학이 학생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우리가 느끼는 스트레스와 불안감, 우울의 치료제는 돈과 자유시간, 해외여행과 호캉스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챙기는 이메일 한통에서 시작되는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사진출처: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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