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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견문 영국에서 맞는 크리스마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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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949회 작성일 18-12-23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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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내려가야 하는 것도오랜만에 친척들 만나는 것도 힘들다가족들한테 줘야할 선물 챙기는 것도 여간 스트레스 받는 일이 아니다다들  주전부터 명절을 준비하느라 미쳐버릴 지경이다.’

 

우리네 추석이나  연휴의 명절증후군 얘기가 아니다. 필자의 영국인 친구 한명이 성탄절을 앞두고 불평을 늘어놓으며  말이다이런 얘기를 들으면 사람사는 것은 어디나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동서를 막론하고 현실은 영화에서처럼 로맨틱하고 훈훈하지만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겨울은 크리스마스를 위해서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흐리고 어둡고 습하고 우중충한 많은 유럽의 나라들은 물론이거니와, 그렇지 않아도 날씨로 악명이 높은 영국의 상황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우울한 겨울을 이겨내는데 크리스마스만한게 또 있을까.

 


10월부터 시작되는 크리스마스

 

영국의 크리스마스는 이르면 10월 말부터 시작된다. 이 무렵부터 건물들은 전구를 휘감고 거리 곳곳은 트리 장식으로 채워지기 시작한다. 11 중순 이후에는 캐롤이 흘러나오는 가게들이나 크리스마스 할인을 시작하는 매장들을 찾아볼 수 있다. 12월이 되면 한국에선 민망해서 입고다니기 힘든 크리스마스 점퍼- 보통 반짝이는 전구나 화려한 장식들로 꾸며져있다-를 입은 사람들을 목격할 수 있는데, 아이와 어른을 가리지 않는다. 음식점들이 크리스마스 파티 예약을 받는다며 광고를 시작하는 것도 이 무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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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인싸들은 크리스마스에 이렇게 화려한 점퍼를 입는다 (...)


전국의 도시들에서는 크든 작든 크리스마스 마켓이 선필자가 다녀본  중에서는 에든버러와 바스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가장 아름다웠다.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기간에만 맛볼  있는 다양한 음식들 – 예컨대각종 민스파이멀드와인칠면조 요리  – 을 판매하는데 한번쯤 맛볼수는 있겠지만영국음식 애호가가 아니면 그다지 추천하지는 않는다.


어쨌거나 영국인들의 유별난 크리스마스 준비는 이렇듯 한두달 전부터 시작된다. 명절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각종 파티와 모임에 참석하고 선물과 카드를 보내기위해 거리의 음식점이나 우체국에 길게 늘어선 행렬을 빈번히 보게된다. 그렇지 않아도 송년회나 신년회 등으로 떠들석할법한 연말연시에 가장  명절까지 더해졌으니흡사 한국의 연말연시와 추석명절이 합친듯한 모습이 이러하지 않을까. 일부 영국인들이 크리스마스 준비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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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의 어느도시와 견주어도 그 화려함에서 뒤지지 않는 에든버러의 크리스마스마켓

 


크리스마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한국의 크리스마스가 연말연시의 분위기와 겹쳐 마치 축제처럼 떠들석하게 지나가는 것과는 반대로영국의 크리스마스는 그 준비 과정이 요란스럽지만 정작 명절 기간이 다가오면 조용해진다. 영국인들에게 크리스마스란 철저하게 가족과 함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다앞서 말한 것처럼 명절 선물 마련을 부담스러워하는 친구들도 있고, 매일매일 떨어지는 크리스마스 트리 잎사귀들을 쓸어야한다고 푸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재미있게도 이러한 푸념을 늘어놓는 사람들조차 크리스마스 점퍼를 걸치고 가족들과 함께 성탄절을 집에서 보내야 한다는 사실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다.

영국인들은 개인주의적 성향을 보이며 독립적인  같지만그러한 개인주의 속에서도 가족이라는 구심점을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고 때로는 우리 한국인들보다 더욱 가족주의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이러한 기회에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타지에 홀로 사는 유학생들에게 그래서 크리스마스 명절은 때로는 고역이다. 주변의 친구들이 휴가를 내어 고향으로 돌아가고, 일주일 전까지 북적이던 거리와 마트가 이 기간에는 극적으로 한산해 지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작년 크리스마스 당일, 시내 쇼핑센터에 나갔다가 말 그대로 '단 한명의 행인'도 발견하지 못하고 비둘기와 노숙자만 목격하고 돌아오는 일을 겪기도 했다. 도시는 말그대로 유령도시로 변하고, 가게는 휴업에 들어가 식료품도 며칠분을 장만해 놓아야한다.

 

한국에서 명절을 보낼 때, 가끔씩 외국인 노동자들의 명절소식을 뉴스로 접하는 경우가 있다. 막상 내가  상황이 놓이게 되니 아무런 감흥이 없이 흘러보내던 이러한 뉴스를 새삼 곱씹게 된다. 성탄 명절을 맞이하여 가족과 친구지인들과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혹 타지에서 성탄절을 보내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번 명절이 연인과 친구가족들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면서, 모두 메리크리스마스!


(사진출처: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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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크리스마스 때 내가 이방인이구나 하는거 느끼죠.
기숙사 생활할 때 옆 방 일본애 아니었으면 정말 크리스마스 방학 내내 기숙사에서 혼자 지낼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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