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Go Slow > 칼럼

환자분이 물어 보셨다. 제가 우울증인데 원장님은 어떻게 치료하세요? 제가 여쭈어 보았다. 어떤 증상이신데요? 환자분께서 그러신다. “음~ 잘 모르지만 우울증인 것 같아요.”

저는 초진 중 모든 분께 여쭈어 본다. 요즘 기분이 어떠신지요?  氣의 나눔을 알고 싶어서 이다. 즉, 원래 가지고 있는 몸의 기를 혈을 통해 몸 전체에 잘 배분하고 있는 상태이며, 주변의 환경에 따라 마음이 유쾌하거나 불쾌하거나 하는 감정의 기복을 여쭙는 것이다.

의학적인 용어로는 Mood Disorder로 의욕이 없고 슬프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동반되는 증상으로는 수면부족, 식욕부족, 집중력 부족, 걱정, 삶에 대한 의지 결여, 자꾸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너무 성급하게 또는 너무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포함된다. 결국 자포자기, 자해, 또는 자살로 이어지는 무서운 병이다.

영어 단어의 Depression은 라틴어로 ‘press down’으로 무엇인가에 의해 압박을 받는 현상이다. Mental First Aid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이 때 선생님이 던지셨던 인상적이었던 질문은, ‘내 옆에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도와 줘야 하는가’ 였는데, 의외로 답은 아주 간단했다. 말을 걸어 주는 것이다. ‘괜찮으세요?’, ‘오늘 날씨 참 좋죠?’와 같은 평범한……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건네는 그 한 사람만을 향한 이 지극히 평범한 한 마디는 ‘죽음’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해 줄 수 있는life saving 처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자로 ‘우울-증(憂鬱症)’은 기분이 언짢아 명랑하지 아니한 심리 상태를 말한다. 흔히 고민, 무능, 비관, 염세, 허무 관념 따위에 사로잡힌다.

중국에서 사용하는 우울증 접근을 살펴보자. 마을-달월(月-과 음(音)이 하나 되어 “유-有”자를 표현하는데, 이 글의 의미는 소지, 독차지, 넉넉하다 등의 자기 소유의 존재가치를 나타낼 때 사용한다. 이 부수에 우부방-阝을 만나면 울-郁자가 나온다.

울증의 다른 뜻으로도 사용되는데 기운/힘이 왕성하고 울창하거나 숲이 무성하고 참 아름답고 향기로운 때도 울자를 사용한다.

즉, 원래 우울증은 “아~ 옛날이여~” 하며 자기가 누렸던 찬란하고 화려했던 과거와 비교하여 “지금은 왜 이렇지…… 아닌데……부터 시작된다.  정신적 우울증은 많은 다른 질병을 동반해서 가져 온다. 기혈이 막혀 몸에 한, 습, 혈의 문제로 이어지며 오장에 불균형이 생긴다. 습은 비허를 가져 온다. 이는 다시 기혈을 허하게 하며, 심장/폐의 허증과 간과 신장의 음허로 이어진다.

우울증에 사용하는 시호라는 한약재를 추천한다. 호씨 성을 가진 진사의 아들이 몸이 아파서 온몸을 앍게 되었는데, 같은 병을 앓았던 머슴이 땔감으로 쓰던 풀로 완치하게 되지 동일하게 그 풀로 치료하고 낳자 그 풀의 이름을 땔감으로 쓰이는 풀이란 뜻의 시와 자신의 성인호를 붙여 시호라는 약초가 되었다고 한다.

맛이 쓰고 성질은 서늘해서 오한/신열이 서로 번갈아 있고 해열, 기침, 가슴이나 옆구리 통증, 생리통, 생리불순, 자궁하수과 함께 우울증에 많이 사용한다.

케이한방클리닉

윤규탁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