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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견문 이역 타지에서 유학생으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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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15회 작성일 18-04-15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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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유학한다는 것은 많은 한국사람들에게 동경과 부러움의 대상일 것이다. 아름다운 신사의 나라, 해리포터가 나올법한 건물에서 멋들어진 영국식 악센트를 쓰면서 공부를 한다는 . 상상만해도 짜릿하고 영화같지 않은가.

 

http://www.bristol.ac.uk/media-library/sites/fssl/images/research.jpg

<사진1> 절로 집중이 될 것 같은 필자의 도서관

 

그러나 서른이 넘은 나이에 처음으로 자취를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일터인데, 하물며 말도 물도 이역 타지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참으로 간단치 않은 일이다. 청운의 꿈을 안고 건너온 외국에서의 삶은 생각처럼 아름답거나 순탄치만은 않다. 나이와 성별, 거주의 목적을 떠나 외국에서의 삶을 시작한 모든 사람들은 크던 작던 어느 정도 공감하는 바일 것이다. 언어와 문화의 벽은 생각보다 높고 익숙해지기 쉽지 않다. 어려운 공부나 각자의 , 재정적 어려움은 둘째 문제다. 사람과의 관계 맺기부터 삐걱대고, 기본적인 인사말을 건내기조차 처음엔 어색하고 어렵기가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언어와 문화의 벽은 생각보다 극복하기 쉽지 않다

 

무엇보다도 언어는 언제나 나의 발목을 잡는다. 한국에서 그래도 공부 했다는 사람들에게조차 영어는 항상 어려운 벽일 것이다. 많은 한국인들에게 평생을 두고 익숙해져야만 하는 숙명의 대상이자, 다시 평생을 두고도 익숙해지기 어려운 애증의 대상이 바로 영어인 것이다. 거기에 낯선 영국식 악센트. 한해 두해 살면서 느끼는 바는 영국에는 참으로 다양한 발음이 있다는 것이다. 이제 어느 정도 영국식 발음에 익숙해졌다 싶으면 어느새 새로운 억양과 발음이 등장한다. 새로운 영국인을 만나는 일은 그래서 즐거운 일인 동시에 때로는 고역이 된다. 집에 인터넷이 고장이라도 나는 날에는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잠시라도 인터넷이 안되면 불편을 느끼는 세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영어로 문의전화를 해야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전화 응대를 하는 사람들 중에는 그렇게 인도식 발음을 쓰는 사람이 많은 건지! 화장실 변기가 막히거나 택배가 배달되지 않고 실종될 때나, 누구에게 어떤 영어로 문의해봐야하는지, 처음에는 막막하고 답답한 투성이다.

그렇기에 한국이었으면 평범했을 일상 자체가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 되고 때로는 성취감으로, 때로는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1-2.jpg
<사진2> 처음엔 좀처럼 적응되지 않는 영국식 악센트와 영국문화

                                      

하나, 나를 얼어붙게 만드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문화의 차이다. 낯선 사람들에게 말을 걸지 않는 우리 한국사람들과 비교하면, 영국인들은 눈만 마주쳐도 친근하게 인사를 걸어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쩌랴, 수십년 동안 낯선 이들과 그런 인사를 주고 받은 적이 거의 없다보니 살갑게 걸어오는 인사말에 조차 반응하기 어색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렇기에 쉬운 영어 인사말조차 때로는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멋쩍게 대답하기 일쑤다. 또한 영국식 유머나 문화적 맥락을 포함한 대화는 거의 알아듣지 못한 한심한 웃음으로 받아넘겨야만 한다.

 

새로운 사회에 적응해 간다는

 

그렇게 하나둘씩 배워가다보면, 그리고 익숙해져가다보면, 어느새 조금씩 낯선 문화에 젖어들게 된다. 한국이라면 반드시 우산을 펼쳐 걸었을 부슬비도 이제는 웬만하면 맞으며 걷는 여유가 생긴다. 버스에 오르기 전에 반드시 챙겼을 버스비도 이제는 버스에 올라타 기사에게 요금을 물은 뒤에야 주섬주섬 주머니를 뒤적이며 확인하게 된다.

이렇게 아주 조금씩 낯선 나라, 언어와 문화에 익숙해져간다. 그리고 그렇게 익숙해져가다보면 나와 내가 태어난 나라, 한편으로 지금 내가 공부하고 있는 사회를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단순한 동경과 부러움, 혹은 편견과 선입견을 뛰어넘어 세상을 보다 다면적이고 입체적으로 조망할 있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나에게, 이역 타지에서 유학한다는 것은 단순히 삶과 커리어를 위한 시간을 넘어 인식과 자아의 지평선을 넓히는 계기가 된다.

 

(사진출처: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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