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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변정담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느낀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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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차돌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500회 작성일 17-05-0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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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서울교대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근처에 있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잠시 들렸다. 오래 전에 가 본적은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처음이다. 혹시 최근에 가본 분들은 알겠지만 우리나라의 국립중앙도서관이 이 정도로 훌륭한 시설과 많은 장서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된다.

또한 얼마 전에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도 들린 적이 있다. 여기 또한 대박이다. 이곳 역시 시설과 규모, 각종 자료와 컴퓨터 시설 등이 너무나 잘 정비되어 있었다. 국립중앙도서관이나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모두 주변 야외 시설물과 녹지 역시 잘 조성되어 있어 마치 도심 속 공원에 와 있는 듯한 편안함을 느끼게 해 준다.


강남 한복판의 두 국립도서관

그런데 이 두 곳, 국립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도서관은 모두 서울 강남의 한 복판에 위치해 있다. 서초동과 역삼동에. 그리고 전철역이나 버스 정거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개인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접근성이 용이하다고도 할 수 없는 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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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국립중앙도서관 전경

물론 과거 이 두 국립도서관을 설립할 당시에 강남은 지금과는 달랐을 것이다. 부지 구입비용도 저렴했을 것이고, 당시 강남 일대를 개발하기 위해 각종 국가시설들을 이전 설립하면서 함께 조성된 도시계획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을 것이다. 어쨌든 지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국립도서관은 서울의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거주하는 강남 한복판에 위치해 있으며, 대중교통으로는 다소 접근이 불편한 곳에 있다.


킹스크로스 역 옆, 영국국립도서관

현재 영국의 국립도서관은 런던의 한복판인 킹스크로스역 근처에 있다. 영국국립도서관은 원래 대영박물관 도서관으로 불렸으며, 위치도 대영박물관 한가운데 위치해 있었다. 보관자료와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중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나, 대영박물관내에 위치해 있다 보니 중축이 불가능하다가, 결국 1988년에 대영박물관에서 그다지 멀지 않는 유스턴 가(Euston Street)에 새 건물을 지어 옮기게 된다.

국립도서관의 위치나 시설이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갖추고 있으면 좋겠지만 서울이나 런던처럼 밀도 높은 대도시의 사정상 여의치 않을 수 있다. 국립도서관은 국가적 상징성이 강한 공공시설물이고, 무엇보다 고문서 등 각종 소장 자료와 서적들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것 역시 중요한 만큼 이용객들의 편의만을 고려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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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2> 영국국립도서관 전경


주민 속에 자리한 영국의 지역 공공도서관

하지만 여전히 도서관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어야 한다. 이에 각 지역의 공공도서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시 된다. 영국에는 마을 곳곳에 각 Council에서 운영하는 공공 도서관이 마을의 가장 중심가에 위치해 있다. 시설 규모나 장서 면에서는 한국의 도서관 보다 작을 수 있지만 마을 주민들이 누구나 쉽게 찾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소다.

도서관 시설에 대한 접근성만으로 국민의 독서율을 끌어 올릴 수야 없겠지만, 영국의 도서관 문턱은 한국에 비해 분명히 낮았다. 각 지역 공공도서관은 어린이들을 위한 ‘reading class’나 컴퓨터 미숙련자들을 위한 ‘IT class’ 등 각종 교양 강좌를 수시로 개최하면서 도서관이 마을의 사랑방 같은 역할을 제공한다. 여전히 교과서와 참고서를 가방을 쌓고 칸칸이 막힌 열람실을 이용하는 학생들과 갈 곳이 마땅치 않아 시간을 보내는 노년의 어른들로 채워지는 한국의 도서관과는 다소 다른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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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3> 영국의 한 마을도서관의 어린이 프로그램

물론 최근 한국에서도 많은 도서관들이 나서 시민의 독서문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각종 교양강좌뿐만 아니라 학생이나 가족들을 대상으로 독서 클럽도 운영하고 있으며, 주민들로부터 희망도서를 주문 받아 지역 내 소규모 서점을 통해 대출케 하는 지역서점과의 상생 프로그램 등도 매우 획기적인 아이디어 중 하나다. 이런 최근의 노력을 통해 한국의 도서관이 좀 더 주민들 속으로 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디지털 시대에는 정보 격차와 소외가 없어야

구글은 지난 2004년 전세계 도서관과 합의하에 장서를 스캔하고 디지털화해서 전자화된 데이터를 도서관측에 기부하는 한편, 스캔한 책 목차나 일부 내용을 인터넷 사용자가 볼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인 Google Books Library Project를 시작했다. 이제 전세계 모든 책들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상황이다.

도서관 역시 이제는 오프라인 이용객보다 온라인 이용객이 많아지는 시대다. 한국은 이미 2012년에 가구 인터넷 보급률이 OECD 기준 세계 최고 수준인 97%를 넘어 선 인터넷 선진국이다. 디지털 시대, 디지털 선진국인 한국에서 온라인 정보 복지만큼은 모든 국민들에게 공평하고 편리하게 제공되었으면 좋겠다.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유비쿼터스의 디지털 정보 복지시대에는 이와 같은 국민들간의 소외와 격차가 재현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에서 제19대 대통령선거가 치뤄지고 있는 날의 단상이다.

(사진 출처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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