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견문 아더왕과 피터팬 그리고 해리포터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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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166회 작성일 20-12-15 17:11본문
오늘 영국에서는 ‘스파이 소설의 거장’인 존 르 카레 (Johen le Carré)가 별세했다는 소식이 뉴스의 한 켠을 장식했다.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했지만, 한국 뉴스에도 짧게 나마 소식이 올라오는 것을 보니 6,70년대에는 꽤나 유명했던 작가였던 것 같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최근 넷플릭스에서 크라운이라는 드라마를 시청하기 시작했다. 이 드라마는 엘리자베스 2세가 즉위하는 시점에서부터 영국 왕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일종의 사극이다. 최근에는 극중에 다이애나비가 등장해서 꽤 이슈가 되었던 것으로 안다.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까닭은 바로 영국이 가진 이야기의 힘 때문이다. 영국의 저력은 세계 최초로 백신을 보급한 것에서만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영국이 가진 진정한 힘은 어쩌면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리고 그 서사를 세계인들에게 퍼뜨릴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일지 모른다.
이야기를 중심으로 모이는 사람들
인간은 이야기의 동물이다. 혹자는 서사적 존재(Homo narrator)라고 일컫기도 한다.
이는 곧 인간이 이야기 속에서 태어나고 이야기를 만들며 살다가 한 편의 이야기를 완성하면서 생을 마감하듯이 인간의 삶 자체는 서사와 떼어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삶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모든 구성물들, 즉 문학작품, 역사, 그리고 예술과 종교, 정치에 이르는 모든 영역 또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들은 개개로 존재하는 사람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협동하게 하거나 때로는 갈등하게 하는 상징물로서 작동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월드컵에서 자국팀을 응원하거나 혹은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로 갈등을 일으킬 때, 우리가 응원하는 것은 자국 대표팀과 특정 정치인 자체라기 보다는, 보다 본질적으로 한국팀이 월드컵 무대에서 써내려 가는 서사와, 특정 정치인이 전파하는 정치적 메시지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이야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때로는 흥분 시키면서 하나로 뭉치게도 하고 분열시키기도 한다.
영국, 진정한 이야기의 나라
그리고 영국이야 말로 세계 어느 나라 보다도 성공적인 이야기의 나라다. 영국은 영어라는 힘을 앞세워서 세계 각지에 영국의 이야기를 침투시키는 것에 성공했다. 수많은 리메이크를 양산한 셰익스피어의 희곡들을 두말할 것도 없거니와, 피터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셜록홈즈나 007에서 해리포터에 이르기까지 영국을 거점으로 세계로 퍼진 이야기들은 수도 없이 많다.
또한 영국은 아더왕과 원탁의 기사들에서부터 사자왕 리처드, 로빈훗과 존왕의 이야기, 헨리 8세의 궁정이야기, 해가 지지 않는 빅토리아 2세 치세와 처질에서 대처로 이어지는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자국의 역사를 서사로 엮어내는데 가장 성공적인 나라이기도 하다. 세계의 많은 이들에게 이러한 역사적 서사들이 널리 알려졌다는 것은 영국이 가장 성공한 나라 중 하나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자국 역사를 그만큼 탄탄한 서사로 만들어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국가를 비유로 드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느낀다면, 축구팀을 떠올려봐도 괜찮을 것이다. 매주 영국프로축구팀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은 부모에서 자식세대로 이어지며 100년의 이야기를 만들어왔고, 이제 EPL은 전세계의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세계 최대의 프로 스포츠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EPL의 서사는 이제 이억만리 떨어진 한국인들 조차 자신이 응원하는 영국 축구단이 새로운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 가도록 응원하느라 밤잠을 설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이야기는 전염성이 있다. 사람에서 사람으로, 그리고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쉽게 퍼져 나간다.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은 런던의 빅벤을 방문하여 피터팬과 처칠을 떠올리고, 버킹엄 궁전 앞에서 영국 궁정의 모습을 상상하며, 베어커가에 이르러서는 코난 도일이 되곤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는 분명 영국의 소프트파워를 높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사진출처: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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