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다 > 칼럼

본문 바로가기

 <  영국이야기  <  칼럼

영국견문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571회 작성일 21-03-08 09:50

본문

필자 개인적으로는 한국에 정직과 관련한 속담이 없다는 것이 상당히 유감이다.

이러한 점에서 지난 주 영국 재무부 리시 수낙 총리의 법인세 인상 발표는 "정직이 최선의 방책 Honesty is the best Policy”이라는 영어 속담을 다시금 상기하게 만들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영국정부의 세금인상

 

코로나로 인해 지난 1년간 영국 경제는 1709년 이후 최대의 침체를 기록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영국 정부가 쓴 예산은 약 520조원으로 이는 영국 전체 경제규모의 1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문제는 이러한 부담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코로나로 인해 깊은 상흔을 얻은 영국 정부는 21/22 예산 역시 10%의 적자예산 편성을 했으며, 이러한 적자를 메우기 위해 법인세 인상을 발표하였다. 이로 인해 영국의 법인세는 기존의 19%에서 25%로 올라가게 되었다. 25%라는 영국의 새로운 법인세율은 OECD 37개국 평균인 23.5% 한국의 법인세율 27.5% 엇비슷한 수준이고, 유럽의 주요경쟁국들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기업들의 입장에선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새로운 부담을 지게 된 것은 기업들 만이 아니다. 1990년에 제정된 소득세의 최저 세율과 그 구간이 2026년까지 동결됨으로써 개인들도 코로나19로 인한 부담을 지게 되었다. 이번 동결조치로 인해서 5년 뒤에는 전체 납세자의 거의 20%가 최대 납세 구간의 소득세 (45%)를 납부해야 한다.

 

 

나도 세금 인상이 싫어요

 

ad279a220ef5c86337aea7f14080fcb0_1615164107_7001.jpg
▲21/22년도 재무계획을 발표한 리시 수낙 재무부 장관


필자에게 인상깊게 다가온 것은, 새로운 재정 계획의 발표 현장과 그에 대한 영국사회의 반응이었다.

리시 수낙 재무부 장관은세금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면서 자신도 세금 인상이 싫다고 솔직하게 고백하였다. 덧붙여 그는 영국인들은 정직하지 못한 것을 더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저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와 이를 해결하려는 계획에 대해 솔직하게 공개하겠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러한 차원에서 수낙 장관은 코로나19의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들의 급여인상률을 1% 이상 올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양해를 구했다.

 

사실 비슷한 발표는 독일에서도 목격할 수 있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12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지금껏 써보지 않은 대규모 예산을 투입했고 새로운 국가 채무가 많이 생겼다고 고백하면서 사상 최대 적자예산의 필요성을 이야기 했다. 한편으로 그녀는 “이러한 재정부담이 끝없이 지속될 수는 없으며, 2023년부터는 대규모 예산으로 인한 재정저자를 갚아나가야 한다”고 진솔하게 고백했다.

 

 

유럽의 정상들이 국가의 재정상황과 미래 계획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것은 이러한 고백을 받아들이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경제 회복을 위해 투입되는 돈은 공짜가 아니며, 투표함은 화수분이 아니다. 경기회복을 위한 장기적인 증세에는 결국 사회 전체의 고통분담이 필수이며, 재정적자는 미래 세대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유럽 각국의 국민들은 직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여론조사에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났다. 이번 증세로 인해 영국 국민의 조세 부담은 196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수낙 장관의 솔직한 고백 덕분이었는지 현 정권에 대한 지지율은 오히려 상승했다.

현 보수당 정권에 대한 지지율은 45%로 코로나 이전에 실시되었던 총선 당시보다 높으며, 노동당과의 격차는 13%까지 확대된 것이다.

 


한국 정치에 필요한 최우선의 덕목이야 말로 바로 정직

 

한국은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최고 수준의 고령화 속도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부담일 수 밖에 없는 국가 채무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증가하게 되었다.

2019년 정부에서 발표한 예측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57년에 고갈되고 만다. 출산율이 1.05명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따를 경우에 말이다. 그러나 한국의 작년 출산율은 이러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밑도는 0.8명대를 기록하였다.

 

ad279a220ef5c86337aea7f14080fcb0_1615164523_2475.jpg

▲ 재정문제는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의 경우 유래없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20년 이내로 국민연금 적자가 문제로 떠오를 것이다. 이것도 출산율이 1명대를 유지한다는 '낙관적'인 예측에 의한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는게 우선이다. 그리고 문제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바로 문제를 솔직하게 직시해야 한다

좋은게 좋은 사회로 남을게 아니라 옳은게 좋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직이야 말로 최선의 방책이 되어야 한다. 



(사진출처: 구글)


추천1 비추천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영국가디언님의 댓글

no_profile 영국가디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공감문구가 있어 몇 자 적습니다 : ' 차라리 정직한 것 같은 거짓말보다 그냥 거짓말 할 것 같은 사람이 거짓말 하는 게 더 좋다'

정치와 경제를 이해함에 있어서 'corruptive'지수가 빈익빈 부익부를 부추키는 자본주의와 '부의 재분배-정의'를 외치는 사회주의의 전개를
교묘히 다뤄나가는 형편을 보여준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모든 캐치프레이즈는 선동이며 모든 통계는 논리적 추정-assumption이기 때문에
진실도 거짓말도 아닌 변증법적 중립이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해보는 것 같습니다;

-자본시장에서 빌린 돈을 자본시장-운용으로 갚게 하고 !
-긴급대책 책임부채를 (hospitality 섹터가 아닌 대기업은 furlough-혜택 없습니다;천백만 명의 JRS 수혜자 대부분이 저소득층입니다)
정부보증-술책으로 해결하고 ( 중도노선으로 부자나 빈자 모두 입 다물게 함 )
-보수당과 노동당 양당의 정치력 약화에서 '뗏목 함께타기'로 버텨야 하는 terrorised 시기 ( 영국 GDP 80%차지하는 금융서비스업 Brexit 협상 타결될 때까지 모두 멘붕~대기중, 실속없는 아무 말이나 해보고 무척 고민하는 척만 하고있음 )

Total 51건 1 페이지
칼럼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1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89 1 2021-06-23
50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98 1 2021-05-14
49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03 3 2021-05-01
48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35 1 2021-04-14
47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74 1 2021-03-18
열람중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72 1 2021-03-08
45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24 1 2021-02-23
44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66 2 2021-02-18
43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48 1 2021-01-29
42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67 1 2020-12-15
41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80 2 2020-11-17
40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38 3 2020-10-28
39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77 2 2020-09-07
38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31 1 2020-08-14
37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14 1 2020-07-31
36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97 1 2020-06-18
35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10 1 2020-05-12
34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47 1 2020-04-09
33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78 1 2020-03-05
32 영국견문 윰윰쾅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32 1 2020-02-26
게시물 검색
내가 쓴 글 보기
영국이야기
공지사항
이런저런이야기
영국일기
자기소개,같이가기
영국사진앨범
영사 사진전 수상작
요리/맛집/여행
영사칼럼
영사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