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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번 5. (쉬어가는) 귀국, 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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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5번진짜안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8,137회 작성일 06-10-13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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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만에 글 씁니당. 열흘주기 연재 한대노쿠 -_-;;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남발 하는

 똥 정치인 부류가 된 것 같아 이불을 뒤집어 쓰고 글을 씁니다.

 (부끄럽기도 하고 가을이라 좀 춥기도 하고 ㅋ)


 이번 칼럼은 쉬어가는 페이지로

 영국에서 한국에 돌아왔을 때 볼 수 있는 느낌과 행동에 대해서 말해 보겠습니다.

 1. 인천 공항 열라 좋다.

 2. 길거리 간판들이 한글인 게 낯설다.

 3. 바로 회에 소주를 먹는다. (이건 저같은 자들만의 욕구 인지도.ㅋ)
 
 4. 영국시간이 몇 시인지 계속 생각한다. 어쩔 수 없이 그 시간대의 삶을 산다.
 (친구들을 만나도 영국은 지금 해가 뜨고 있겠군, 같은 의미없는 말을 계속 한다.)

 5. 하루에도 몇 번씩 까닭없이 쓸쓸해 한다.

 6. 영어가 어딘가에서 들리면 귀가 대박 커진다.

 7. 음식, 술, 담배가 몹시 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없는 돈도 막 쓴다. 택시도 막 탄다.)

 8. 인터넷 창 열다가 깜짝깜짝 놀란다. (너무 빨라서.)

 9. 이상하게 피쉬 앤 칩스가 먹고 싶어 진다.

 10. 버스를 타면 2층으로 가려다 멈칫 한다.

 11. 변비를 앓는다.

 12. "영국에서는 말이야 ~" "내가 영국에 있을 때는~" 으로 시작하는 말이 많아진다.

 13. 나는 좀 다르다, 라고 근거없는 자신감을 가진다.

 14. 돌아갈까, 라는 생각을 최소 다섯 번은 한다.

 뭐 생각 나는 게 이 정도 인데, 몇 개나 해당되십니까?

 돌아와서 시간이 조금만 흐르면 런던은 어떻게 돌아가든 우리나라에 적응해서 이 쪽에 완전히 동화되고 여기서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살아가게 되는 걸 보면 참 희한합니다.

 인간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 지리적 공간에만 영향을 받으면서 살아가는 한정적인 존재란 말입니까.

 좀 열렸던 시각이 다시 닫히거나, 배웠던 영어가 나날이 무뎌진다거나

 거칠어졌던 피부가 다시 좋아진다거나 쪘던 살이 다시 빠진다거나 하면서

 우리들은 다시 한국, 이라는 우리들의 조국에 익숙하게 스며듭니다.

 이러면 뭐 비싼 돈 들이거나 비싼 고생을 사서 한 보람이 없다는 생각입니당, 하는 게 오늘의 요지입니다.

 뭘 했던가, 뭘 배웠던가, 메모해 놓고 단물 다 빠질 때 까지 유지보수 해가며 조국의 각종 분야 평균을 세계적 수준으로 올려보자, 라고 좀 뭔가 거창한 결론을 가진 칼럼을 쓰고 싶지만, 

 뭐 유명대학 졸업장, 예쁜 자격증, 신비한 깨달음, 같은 것 없이 그냥 갔다가 그냥 돌아온 저 같은 자는 뭘 배웠던가? 라는 메모에

 1. 담배 잘 마는 법.
 2. 애스크는 아스크로 발음 한다는 것.
 3. 갭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 (Mind The Gap)
 4. 영국 여자는 안 예쁘다는 것.

 요렇게 네 가지 적어놓고 땡입니다요.

 3번 말고는 쓸 데가 없습니다. ㅋ 칼럼의 질을 위해서라도 전 다시 한 번 갔다와야겠습니다.

 여튼, 간만에 글 올려서 죄송하구요, (함만 봐주셈 *^^*)
 (요렇게 귀여운 척 하다가 정모 같은 데 실물 보이면 사람들이 때릴텐데..ㅡㅡ;;)

 멋진 계절, 가을!
 쓸쓸해 지지 맙시닷!
 
 가을 모기는 여름모기 잡던 방식과는 다르게 잡읍시다.
 (갠적으론 여름에 모기 잡는 건 연습이고 가을이 실전인 듯.ㅋ)

 아차, 그러고보니, 영국엔 모기가 이렇게 없었는데.
 키힝, 진짜 다시 가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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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purple님의 댓글

purple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저도 한 5~6개 정도 해당되네요. 비록 귀국이 아닌 가끔 방문목적으로 한국에 들를때 느끼는 것이지만요..ㅋ 특히 1,2,4,7 완전 120%해당이네요.. 덧붙여서 주위에 한국사람들만 있는 분위기가 어색할때도 있었어요. 자꾸 두리번 거리게 되더라구요..ㅋ 특히 지하철안에서..

25님의 댓글

25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모든 사람들의 말을 이해하게 되면서 정말 시끄럽다고 느껴지죠.
전 감자칩 솔트앤비니거랑 진저비어거 미친듯이 먹고 싶었는데요,,,

사악마녀님의 댓글

사악마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ㅋㅋㅋ..이 칼럼 언제 올라오나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부류중 한사람인데..^^
한국 가셨나 보군요..흑..난 산낙지가 너무 먹고 싶다는..TT

킁님의 댓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칼럼이란 단어는 아무 글에다가 막 쓰는게 아닙니다요.

와우님의 댓글

와우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렇게 유연하게 태클에 대처하는 자세..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한마디로 태클건사람 무안하게 만들어버리는군요.. 다른 사람같았으면 뭐야 이 자식아?? 그랬을텐데.. 15번 진짜 안와님 멋쟁이~~

몽블랑님의 댓글

몽블랑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갭을 조심해야한다는 부분에서 파안대소했습니다. 잠깐 짬내서 들어와서 일단 하나 골라 읽었는데. 정말 잼나네요. 이제 유무선 라우터파나 잽싸게 검색해보고 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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