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ATM서 카드 발급…여행 동행자도 찾아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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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페이 서비스시장에
대형 금융사들 잇따라 진출
차별화 서비스로 살아남기
앞으로 '디지털 월렛' 전환
B2B 클라우드 사업도 확장

"기존 금융이 공급자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이와 반대로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서비스로 구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트래블월렛의 목표입니다."
최근 매일경제가 만난 핀테크 기업 트래블월렛의 김형우 대표는 '고객 중심' 철학을 강조했다. 기존에는 공급자인 금융사 입장에서 여건과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많이 출시했다면 트래블월렛은 이와 반대로 고객들이 원하는 의견을 듣고 이를 최대한 반영하는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1985년생 젊은 사업가로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영국 런던경영대학원에서 금융공학 석사과정을 마친 뒤 국제금융센터와 삼성자산운용에서 근무하며 외환 분야 전문가로 일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국내 금융사의 업무 방식과 외환시장의 정보기술(IT) 시스템 등이 비효율적이라고 봤다.
그는 "부수적인 일이 너무 많아서 인력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시스템을 만들어서 자동화하면 기존에 8시간 걸리던 일을 5분에 단축할 수 있다고 봤고, 이에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집중한 분야는 외환 결제였다. 까다로운 성격 탓에 해외에서 결제한 금액에 어떤 환율이 적용되는지, 또 수수료가 얼마가 부과되는지 모르는 것이 답답했다고 그는 표현했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카드 한 장으로 전 세계 여러 국가의 통화를 낮은 수수료로 환전·결제할 수 있는 혁신적인 카드인 '트래블페이'를 가장 먼저 개발하게 됐다.
트래블월렛은 모바일 앱 또는 실물 카드인 트레블페이에 46개국 통화를 실시간 환율에 따라 환전해서 충전하고 전 세계 비자(VISA)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글로벌 결제 서비스다. 은행이나 환전소를 찾을 필요 없이 바로 외화를 충전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금융사들도 저마다 무료 환전 상품을 선보이며 지금은 무료 환전 기능이 카드업계 여행카드의 뉴노멀로 자리 잡을 정도로 성장했다. 그럼에도 트래블페이는 시장에서 아직 견고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트래블페이 카드는 누적 발급 건수 750만건, 누적 결제액 5조4000억원을 돌파했다.
김 대표는 타 금융사 진출에도 불구하고 트래블월렛이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 '고객 중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이야기하면 이를 빨리 개발해 만들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생각해서 내놓은 서비스를 고객이 좋아하진 않을 것 같고, 고객이 원하는 걸 오히려 빨리 만들어주자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조에 발맞춰 트래블월렛은 자사 앱에 환전·결제 기능 외에도 여행을 함께하는 동행자를 구할 수 있는 '소셜페이' 서비스와 모임 비용을 나눠 낼 수 있는 'N빵 결제' 기능을 추가했다. 고객들은 여행 관련 복합 서비스를 트래블월렛 앱에서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GS25 편의점과 협업해 ATM에서 트래블페이 카드를 즉시 발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고객 중심 경영 덕에 트래블월렛의 '찐팬'도 많이 생겼다고 그는 귀띔했다. 직접 트래블월렛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서비스 개선 방향에 대해 적극적인 피드백을 남기고 있는데, 장문의 메일을 보내거나 서비스 개선 방안을 분석한 자료를 보낸 고객도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고객들이 보내준 의견을 적극 수용해 반영하면 이들이 우리의 충성 고객이 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트래블월렛을 '디지털 월렛'으로 전환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존 서비스 외에도 디지털 자산이나 다양한 디지털 결제 수단을 담는 멀티 월렛이 되고 싶다는 의미다. 이에 발맞춰 최근 트래블월렛은 자사 앱에서 CJ ONE 결제가 가능하게끔 제휴를 맺었다.
한편 김 대표는 기업 간 거래(B2B) 영역에서의 확장도 꾀하고 있다. 2023년 클라우드 기반 지불결제 솔루션을 개발한 뒤 현재 해당 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우는 중이다. 이 시스템은 기존 기업들이 지불결제 사업에 필요한 IT 시스템과 인프라스트럭처를 클라우드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게끔 한 것인데, 기존에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만들어야 했던 번거로움을 없앴다.
또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관리하는 비용이 더 적고, 클라우드 기반이기에 고객 니즈나 피드백, 오류 등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모든 작업 기록이 남아 안정성과 보안성이 높다.
김 대표는 "무료 환전 카드도 수익성이 있지만 이것 만으로는 비즈니스가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 같아서 이 시스템을 사업 준비 단계부터 구상했다"며 "현재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고, 효율을 개선해 나가면서 국내외 금융사에 판매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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