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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으로 본 Brexit와 EU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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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수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96.141) 댓글 0건 조회 2,632회 작성일 17-01-2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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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도 채 못 산 영국에 정이 들었는지 2017년(丁酉년) 영국의 국운을 여쭈어, 산화비 초효(賁其趾, 舍車而徒; 발을 꾸며, 수레를 버리고 간다)를 얻었다. 이 국운 하나로 의회의 인준까지 받아야하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는, 올해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며 세인들의 예상보다 빠른 연말쯤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았다.
 
특히 국정을 운영하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연운도 택천쾌 초효(壯于前趾, 往不勝為咎; 발에 나아감이 강성하니, 나가면 이기지 못하고 화를 부를 것이다)로, 제2의 마가렛 대처로 불리는 그녀의 무모한 행보가 보무당당하고 그 결연한 의지마저 느껴진다. 2016년(丙申년)의 투표 결과를 존중하여 EU 단일시장을 완전히 떠나는 Hard Brexit일지라도 그 수레를 타는 것이 도의상 옳지 않다(義弗乘也)는 영국. 올해는 국민 다수가 선택한 Brexit라는 구덩이로 수레바퀴가 빠지는 원년으로 내다본다.
 
EU의 중심인 독일의 국운은 산지박 상효(碩果不食, 君子得輿, 小人剝廬; 열매가 커서 먹지 못한다. 군자는 수레를 얻고, 소인은 집을 깎는다)로, 수레와의 연관성에서 시사점이 컸다. 이 괘가 그리 좋지 못한 것도 사실이지만, 이제 그 깎이고 무너짐이 끝나가며 회복하는 지뢰복이 다가오고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게다가 그동안 독일이 세계무대에서 보여준 모습이 소인보다는 군자에 가까워, 몰려온 난민들을 적극 수용한 것이 백성을 얻은 것(民所載也)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 따라서 그 국운도 수레를 얻으며 좋아지는 쪽으로 해석한다.
 
더불어 독일의 운전대를 잡고 있는 메르켈 총리의 연운도 뇌수해 2효(田獲三狐, 得黃矢, 貞吉; 사냥에서 세 마리 여우를 잡고 황색 화살까지 얻으니 바르면 길하다)로, 그녀에게 올해는 일이 점점 풀어지는 때로 방해하는 자들을 제거하며 상황을 호전시킬 것으로 예견한다. Brexit라는 불확실한 뇌관이 황색 화살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를 성공적으로 처리하리라 보며 EU의 실질적 수장으로 세계경제를 위해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다만 월운이 뇌산소과 5효로 시작하여 수화기제를 지나 총선을 치루는 가을은 화수미제이기에, 선거에서 과반석이상의 압승을 눈앞에서 놓치며 안정적 연정이 가능한 정도로 만족해야 하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물론 독일 의회민주주의에서 압승이 구조적으로 힘들기도 하지만, 어쨌든 멋쩍은 언론들은 또 빗나간 선거 예측보다는 메르켈의 승리만 축하하며 위안 삼으려 들 것이다.
 
EU의 미래는 수산건 4효(往蹇, 來連)로 나가면 고난에 빠지니 돌아와 연합할 것이다. Brexit와 더불어 트럼프라는 정치 신인이 미국 대통령이라는 정상에 오름으로써, 세계화를 추구하던 자본주의는 보호무역주의라는 새로운 장벽에 다가가고 있다. EU 각국이 각개전투로 생존하기에는 감당조차 벅찬 비상사태이다. 중국의 연운이 화천대유 4효(匪其彭, 无咎; 지나치게 성대하지 않으면 허물이 없다)로, 아무리 Pax Sinica를 외친다 하더라도 그 정도는 분별할 줄 알기(明辯晢也)에 선택의 폭은 좁다. 중국의 좋은 운을 따라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주위의 의심에 방비해야 하는데 자신들의 주관을 꺾지는 않을 것이다. EU 각국은 도리어 자국 내부의 갈등을 현명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극복하고 대외적으로는 힘을 합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리게 되고, 이로 인해 인구 5억의 시장 EU가 그 존재감을 뚜렷이 드러낼 것이다. 사실 그 동안 EU 통합과 세계화를 너무 빠르고 무리하게 진행하다 보니 각국 내부에서 생긴 불만은 간과했고, 그 결과 Brexit와 트럼프라는 돌발변수가 출현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EU가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며 조금씩 고쳐나간다면 지금은 어렵지만, 규모의 경제와 미국이나 중국보다는 상대를 배려해주는 EU라는 위치가 더 정당하고 실속이 있기 때문(當位實也)에 이겨낼 수 있고 또 그러한 저력을 가진 유럽의 각국들이 그동안 들인 공도 바람과 함께 사라질 만큼 만만치만은 않으며 학자나 기자들의 예상을 빗겨갈 것이다.
 
스코틀랜드의 독립 주민투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스코틀랜드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을지를 여쭈어 풍지관 초효(童觀, 小人无咎, 君子吝; 어린 아이 눈으로 사물을 관찰하니 소인은 허물이 없으나 군자는 유감이 있을 것이다)를 얻었다. 식견이 얕은 소인이라는 이야기. 2014년에도 스코틀랜드의 영연방 탈퇴 투표에 대해 화택규 5효(悔亡.厥宗噬膚, 往何咎; 회한이 사라진다. 종족이 서로 씹으니 앞으로 나아감에 무슨 해가 있겠는가?)를 얻어 부결을 예상했었다. 그때는 영국의 입장에서 앞으로 나가기에 다행스러운 일이었으나(往有慶也), Brexit 이후 영국 경제가 나빠지고 스코틀랜드에 대한 혜택이 줄면 영국에 대한 구심력보다는 EU 합류에 대한 원심력이 크게 작용할 것이다. 2019년에 독립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일어나며 2020년에는 더 큰 시장으로의 자유로운 접근을 위하여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다고 본다.
 
해괘(解卦)를 타고 있는 메르켈의 속마음이야 알 수 없지만, 스코틀랜드의 영국 독립을 염두에 둔다면 지금이 천재일우의 기회이다. 해괘는 원래 중국의 은나라가 국운이 기울고 있는 갈국을 해체해나가는 역사를 실은 괘이다. 따라서 EU의 기관들을 스코틀랜드에 유치해주겠다는 등의 유인책을 구사한다면, 너무 혹독한 음모는 아닌가하는 슬픈 생각마저 든다.
 
한 때는 해가 지지 않던 나라, 영국. 잠시 G5의 영예를 누리는가했더니 이제는 그나마 남은 국운마저 기울어 스코틀랜드나 북아일랜드가 떨어져가는 것을 걱정해야하는 처지가 되고 있으니, 주역을 공부하는 둔재가 세월의 무상함을 어찌 다 헤아리겠는가?
 
₤ 그동안 영국에 체류하면서 <주역>으로 본 소소한 전망을 올렸습니다. 도움이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제 영국 생활을 마치며 마지막 글을 올립니다. 정유년 한해 건강하시고 건승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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