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루미 선데이 (부제: 런던와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멱살잡힌 사연)
페이지 정보
작성자 tq41iu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92.133) 댓글 16건 조회 5,100회 작성일 12-09-30 21:05본문
새벽 두시경에 한 플랏메이트가 방문을 두드려 깨워서 나갔는데, 술이 좀 취한 상태더라구요.곧 런던을 떠나게 되서 송별의 술자리를 갖고 있었나 봅니다. 부엌에 가니 파스타를 만들고 있더라구요. 자다 깬 상태라, 별로 먹고 싶지 않아서, 자기가 권하는 파스타 안 먹는다고 하니, 한 서 너 번 계속 집요하게 권하더라구요. '정말 먹고 싶지 않아' 하니까 멱살을 잡네요. 두번이나 잡혔네요. 런던에 와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멱살을 잡혀봤네요. 그것도 아주 많이 어린 여자애한테. 그전에도 주먹으로 장난식으로 어깨를 몇 대 때릴 때 주의를 줬어야 했는데, 술이 많이 취한 상태인 것 같아서, 그러려니 했는데, 멱살을 잡을 줄이야. 친한 것도 아니고. 그냥 엎어버릴라다가, 둘만 있던 자리가 아니라서, 아무 상관 없는 다른 플랏메이트들 피해주기도 싫고 해서, 일단 그냥 넘어가고. 다음날 얘기하니, 기억을 못하더라구요. 그러면서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기억은 할 줄 알았는데..
멱살 잡히고 나서도, 자기가 해 준 파스타 안 먹는다고, 경상도 방언으로 'ㅇㅇㅇ'다.. ㅇㅇㅇ가 뭐더라. 하고 혼자 고민하더니, '아~ 맞다.SSA가지' 하더니, SSA가지 없다는 얘기도 듣고...ㅠ (술취한 상태에서 이런 말 듣게 된거라면, 다들 용서가 되시나요.?.. 더군다나 파스타안먹는다고 SSA가지없다는 이런 헛소리를...)
전부터 얘기할때마다 교양이 없고, 따라서 예의는 당연히 없으며, 대화 할 때 가끔 주먹을 사용하며, 다른 사람의 목욕용품을 다 쓰지 않았는데 소유자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고 함부로 버린 경험이 있으며, 설거지를 가끔 하루나 이틀 이상 미루고, 다 같이 먹는 무거운 쌀을 사와도 고맙다는 말 먼저 한마디 건네기 보단 자기가 사오란 브랜드가 아니네 란 말이 먼저 입에서 나오는 가벼움, 사용하는 단어 하나하나가 제대로 뜻을 알고 사용하는게 없고, 새벽에 술이 많이 취해 친구를 방에 데리고 와서, 시끄럽게 떠든 경험이 있으며,  전체적으로 너무 무지해보여서, 이 애는 왠만하면 피하는게 낫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정말 그 날 새벽에 나간게 자체가 너무 후회가 되고, 그 애랑 말을 섞기 시작한 것 자체가 제 판단 실수인 것 같네요.  
사과를 받긴 했지만, 런던에서 이런 애를 만나게 되서 이런 안좋은 경험을 했다는거 자체가 너무 우울하네요. 기억은 평생 남게 되는데.
오늘까지도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제가 충격을 크게 먹은 것 같습니다.  
    
'무지한 인간과는 1초도 가까이 하지 않는게 상책이다.' 라는 교훈 하나를 다시 확인하기에는, 대가를 톡톡히 치른 것 같네요.
그 날 술자리에서 이 애가 저에게 선심써주듯, 한 말중에 재밌는게 갑자기 생각났어요
'오빠가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내가 잠을 못자는거 알아요? '
????
담배사러 나갑니다. 오늘까지만 피려구요.
댓글목록
sonnet님의 댓글
sonnet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82.♡.60.112) 작성일우와 글쓴이님 정말 어이 없으셨겠어요. 왠만하면 로그인 안 하는데 진짜 로그인을 안 할 수 없게 만드는 글이네요. 그런 사람들이 있죠 세상에.. 위에 쓰신 것처럼 무시하고 사시는 게 상책인 듯 합니다. 상식 없는 인간들은 최대한 상종하지 마시는 게 정말 마음 건강에 좋은 것 같아요. 님의 인생에 중요한 사람이 절대 아니니, 훌훌 털어버리시고 즐거운 런던 생활 하시길 바랄께요^^
tq41iud님의 댓글
tq41iud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94.♡.92.133) 작성일/sonnet 따뜻하게 위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위로가 필요한 일요일이었습니다. 무시가 상책인 줄 알면서도, 그들에게 악의가 없음은 제가 알기에, 항상 관대하게 반응하려고 했던게 제 실수였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님의 조언처럼, 그런 유형의 인간분들은 최대한 마주칠 기회를 피하면서 살려고 합니다. 저는 그런 무지한 사람들까지 모두 포용할 수 있는 따뜻한 인간이 아님을 이번 기회에 철저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훌훌 털어버리겠습니다! 아자~!
dbsgdbsg님의 댓글
dbsgdbsg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80.♡.218.66) 작성일
;;; 정말 화나시겠어요;;;;;;
저도 영국와서 사투리쓰는 여자에대한 거부감이 생겼어요;;
제가 영국에서 경험한 사투리 쓰는 여자들이 정말 최악이었어서, 사투리 쓰는 여자들을 만나면 정말 꺼리게 되더라구요. 모든 사투리를 쓰는 분들이 그런건 아니지만, 이젠 정말 트라우마가 생겨버려서;
tq41iud님의 댓글
tq41iud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94.♡.92.133) 작성일/dbsg 네. 사실 아직까지도 화가 가라앉지가 않고 있어요. 위로 감사드립니다. 10월부터는 생각 안났으면 하고, 이 글을 계기로, 오늘 훌훌 털어버리고 싶네요. dbsg님이 그런 일을 자주 겪으시고, 트라우마까지 생기셨다면, 확률적으로 꺼리게 되실 만도 하네요. 안 좋은 경험이 많으셨다면, 공적인 자리에서 차별을 하는게 아닌 이상, 개인적으로 그런 제한을 두시는 것도 저는 이해가 갑니다. 본인 성향과의 맞느냐의 통계적 확률의 문제니깐요.
TBH님의 댓글
TBH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90.♡.204.111) 작성일
속이 많이 상하셨겠네요. 그래도 뭐 어짜피 런던 떠난다는데, 떠나려니 정이 들어서 어떻게든 님의 기억에 남고 싶었을수도 있었겠네요. 방법이 잘못되긴 했지만.. 너무 마음에 두지 마시고요, Bad news이긴 하지만 세상 어디를 가나 벼래별 사람들 다있습니다. 게다가 나 자신이 다른사람들의 눈엔 그 "벼래별"사람들 중에 한명 일 수도 있고요. 그래서 하나하나 다 마음에 새기다가는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게 되요. 쉽진 않지만, 그 상대방과 깊은 사이가 아니라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게 정신건강을 위해서 최선일듯 합니다. 저도 그러려고 노력중이고요.
tq41iud님의 댓글
tq41iud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94.♡.92.133) 작성일/TBH 아직까지 생각나는 것 보면, 속이 많이 상하고 충격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애한테도 화가 나는 것도 있지만, 이번 일로 저 스스로한테도 실망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저도 술이 많이 취해서 한 행동이란 것을 알고 있고, 심성이 나쁜 아이가 아니란 것도 알고 있어서, 화를 참긴 했는데, 제 스스로에게 화가 많이 나는 것 같습니다. 어쩌다가 런던까지와서 자다 깨서, 파스타 안 먹는다고 멱살까지 잡히는 신세가 되었나 하구요 @-@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점을 돌아보게 될 것 같습니다. 현실적인 조언 감사드립니다.
tq41iud님의 댓글
tq41iud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94.♡.92.133) 작성일아자아자. 끔찍한 기억은 그만 잊고 힘내야지!! ㅠ.@
TBH님의 댓글
TBH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90.♡.204.111) 작성일역시 대인배시네요! 한국사람들이 원래 대성할 사람들잖아요!!! 어떤 현상에 대해서 깊이 성찰하는것은 창조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재님의 댓글
우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86.♡.172.128) 작성일ㅎㅎㅎ글루미 선데이....ㅎ남자분이신거같은데, 어디가서 야구 한게임 하면 바로 풀리는데..ㅎ 캐치볼이라도 ㅎ ^^ 기분풀어요
tq41iud님의 댓글
tq41iud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94.♡.92.133) 작성일/TBH 저는 대인배가 아니라 소인배에 가깝죠. 대인배분들은 이런 일로 괴로워하시지 않으실듯 해요;; 깊이 성찰하고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고, 그치만, 더이상은 런던에서 안좋은 일이 안생기면 좋겠어요 @-@
tq41iud님의 댓글
tq41iud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94.♡.92.133) 작성일/우재 예, 남자라서 어디가서 저보다 많이 어린 여자애한테 파스타 안먹는다고 했다가 멱살잡혔다고는 쪽팔려서 얘기도 못할 것 같아요ㅜ.ㅠ 여기서 그나마 넋두리 늘어놓을 수 있고, 상처받은 제 마음을 이해도 해주시고, 위로도 해주시고 하니, 마음도 좀 풀리는 것 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야구 좋아하는데, 캐치볼 한번 하고 싶네요.
tq41iud님의 댓글
tq41iud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94.♡.92.133) 작성일
정말로 긍정적인 사람들의 경우, 이 경우에 싸대기를 안 맞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는게 가능할까요. 제가 점점 약간 이상해져가는듯... 확실히 이번 사건이 제 정신에 큰 충격을 주긴 했나봐요. 일종의 트라우마가 생긴 건가..
(싸대기: 뺨따귀를 때리는 행동을 속되게 이르는 말)
uainlondon님의 댓글
uainlondon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92.♡.57.72) 작성일정말 속상하셨겠네요... 저도 인간관계가 제일 힘든 사람중에 한명이라 이해가 되네요..살다보면 물론 당연히 다양한 사람을 만나겠지만... 저같은 경우 이젠 그 누구도 만나기 싫을 정도에요.힘내세요..저도 혼자 오래있어보니 나름 적응이 다되어 가네요..;;
포도씨님의 댓글
포도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88.♡.163.90) 작성일dbsgdbsg/ 황당하고 속상한 마음은 같이 타지에서 나와 사는 입장으로 백번 이해가 되지만; 경상도에서 쭉 자랐고 영국에서 한국말을 할때 사투리를 쓰는 여자사람;으로써 글이랑 댓글을 다 읽고나서.. 여러사람이 보는 게시판에서 특정한 말투를 쓰는 사람이 최악이라는 댓글을 아무렇지 않게 쓰는걸 보니 꽤나 마음이 상하네요^^; 특히나 다들 영국에서 지내시면서 인종차별에 민감하실꺼같은데 생각없이 쓰는 저런 댓글이 또다른 차별을 만들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그냥 지나가려다 한마디 남기고갑니다.. 어쨌든 글쓴이님은 언능 잊어버리시고 마음푸시길 바랄께요~
tq41iud님의 댓글
tq41iud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94.♡.92.133) 작성일/uainlondon 위로 감사드립니다. 인간관계는 항상 힘든 것 같아요. 저는 좋은 사람, 혹은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저조차도) 구별하기가 쉽지 않고, 타인에 대하여, 처음에 제가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판단했던 부분이, 나중에 저의 처음 생각과 달라지는 경우가 꽤나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는 사람에 대해서 특별히 많은 기대를 안하고 만나고, 살아가는 것이, 저를 위해서나, 타인을 위해서나 좋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바뀌어 가고 있어요.
tq41iud님의 댓글
tq41iud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94.♡.92.133) 작성일/포도씨 넹. 이제 거의 생각이 안 날 정도로 마음이 많이 풀린 것 같아요; 정말 시간이 약이네요; 위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