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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레인즈팍에 방 보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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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유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78.133) 댓글 2건 조회 5,333회 작성일 11-01-1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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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 뜬금 없는 일기 혹은 정보 이냐구요? ^^;

오늘 제가 레인즈팍에 있는 방을 보고 왔는데,,,
너무나 정말 진심으로 마음 따뜻하고 좋은 분을 만나고 와서요,

잠시지만 한국에 있는 엄마를 만나고 온 기분이었어요.

혹시나 영국 생활에서 마음이 따뜻한 곳에서의 생활이 그리운 분들께 진심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광고글 중에
존3~6지역에 올라온 방이구요.
그 분이 올리신 글번호는 '7669'
제목은 '레인즈팍에 방 있어요'
작성자는  '우리집'


제 글이 좀 길지도 모르겠어요. 죄송;;;
글구 그 분께 말씀도 안 드리고 그냥 올리는거라;;; 괜찮을지;;;
제가 너무 감사해서, 광고올리시는 글에 댓글이라도 달아드린다고 했더니
글을 또 올리실지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구요.


사실 제가 그 방을 한다 할 수도 있겠지만,,,
파트 타임 하는 곳이 킹스턴이라 아침8시까지 가야하는 상황이 걸리네요,,

게다가 저는 방만 쓸 생각이었는데 제가 쓰기엔 좀 큰거 같기도 하구
(제게 한정된 버젯이 있어서 통화로 버젯을 우선 말씀드렸지만, 막상 가서 방을 보니,,, 그 분은 말씀안셨지만 왠지 제가 죄송하더군요)
그리고 그 분은 그간 쭉 하숙만 해오셨구요

때문에 냉장고나 밥통을 더 들여야하는지, 식기도구를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물어보시더군요. 부엌도 같이 안 써보셔서 어떤건지 잘 모르시겠다구.  ^^;

제가 보기엔, 혹 공부하거나 일 하면서 그 곳에 함께 있으면,
밥이나 다른 걱정없이 삼시세끼 잘 챙겨먹음서
공부나 일에 집중 할 수 있는 환경이더군요.


전 그냥 오늘 원데이 트레블카드도 있고해서
런던 센터 갔다오면서
겸사 겸사 긴가민가하는 심정으로 전화드리고 저녁 쯤 방문을 했었거든요.

오늘 시간도 많고 차비도 정액표로 있기도 했구,
게다가 어차피 방이랑 집은 보면 볼수록 안목이 느는거니까요.


이미 이사도 여러번 했었구,
최근 방만 열댓개는 본 듯해요.


레인즈팍은 그 전에 가보지 않은 낯선 곳이고
이미 오늘 여러군데를 돌아다니고,
visa 신청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구
피곤에 파김치가 되어 있던 터라,
큰 기대를 안 했었어요.


아주머니는 인상도 너무 좋으시고 목소리도 나지막히 다정하게 말씀을 하시는 분이셨어요.


방을 보러갔는데, 저녁 먹었는지 우선 걱정 해주시고 밥부터 챙겨주시려 하시더라구요.

하핫;; 처음 방문하고 첨 뵌 분께 밥을 얻어 먹다니요. 게다가 같은 식구가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데...
당연히,,, 감사하지만 거절했었어요.(사실 아침 이후에 커피 두잔과 브라우니로 때우며 하루종일 돌아다녔었어요;;)
 
방이랑 화장실 등등 둘러보구요 (깔끔하셨어요)


그러고 앉아서 잠시 이야기 하는데, 어차피 아주머니도 드셔야 한다구
그냥 이야기하면서 컵라면이라도 먹자고 하시며 일단 라면부터 뜯으시더군요;;;

엉거추춤 있다가 결국 라면이랑 밥이랑 밑반찬 챙겨오셔서 같이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정말 따스하게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어요.
그냥 겉으로 맞장구 치거나 겉치레가 아닌,
진심에서 염려해주고 걱정해주고 조언해주시는게 다 전해지더군요.


개인적으로, 여기서 공부하고 일 찾으면서 요즘 많이 힘들었었거든요.
이제 다들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도 한국으로 그리고 각자 나라로 돌아가서,
지인도 몇 사람 남지 않은 상태였구.

때로는 너무 가까이 있고 사정을 다 알아서
더 이상은 그 친구들에게도 하지 못하는 말을,
저도 모르게 그 분께 풀어놓고 있더군요.

정말 찬찬히 들어주시고, 진심으로 염려하시며 격려해주셨어요.


여기 영국에 있다보면 그럴 때 있잖아요.
갑자기 혼자 이 곳에 있는 느낌이랄까.
그런 먹먹하고 막막한 마음에도 눈물이 안나는 때가 있더라구요. 울고는 싶은데...
요즘 제가 그렇더군요.

예전에 제 친구가 그러드라구요.
외국인 친구들이 How are you? Are you OK? 하는 이곳에서는 별 의미 없는 말에도.
왠지 '잘지내? 너 괜찮은거니?' 라는
좀 더 한국적이고 의미 있는 말로 다가오며..
이 곳 날씨와 잘 풀리지 않는 공부, 상황들로 힘들어서
그런 말에도 왠지 울컥 슬퍼지고 눈물이 쏟아질것 같은 시기가 있었다구...

암튼, 영국에 있으면 가끔 다가오고야 마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더군요.


오늘 그냥 방 보러 갔다가,
예정에 없던 밥도 먹고... 그 분께 그 이상의 마음을 받았어요.

아주머니는 영국에 이민 오신지 10년 되셨는데,
학생들이든 누구든 밥 못 챙겨먹고 다니는게 그렇게 안타깝고 맘이 아프시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같이 사는 학생 친구든 손님이든 밥 부터 챙겨주신다고,,,
정말 부엌에 호떡(1년반만에 첨 먹어봤어요 ㅎㅎ), 닭튀김, 빵, 라면 등 간식 거리를 손수 만들어 놓으셨더군요.


방 값도 어느정도 받아야 할지,, 상대분의 사정에 따라 조정해주실 생각으로
금액도 못 정하셔서 못 올려놓으셨대요.
보니까 방렌트하면 디포짓도 있던데, 아주머니 입장에서는 디포짓도 어차피 다시 돌려주는거구,,, 굳이 받아야 하는 건지도 사실은 모르겠다고 하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며 느꼈어요,
그간 함께 있었구, 지금도 함께 있는 학생들은 지인을 통한 분들이라 하셨는데 다들 자식들 처럼 챙겨주시는 듯 했어요.

진심 엄마나 이모 처럼 따뜻하신 분이셨어요.
생활이랑 공부, 취업...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느꼈는데 마음을 보듬어 주시는 느낌이더군요.

저 나올 때도, 밤에 시간도 늦구 어두운데 잘 갈 수 있을지 걱정도 해주시구,
아드님이 뉴몰든쪽에 있으니까 연락해보구 데리러 갈 수도 있을 듯 하니,
겸사 겸사 데려다 주신다구 하시면서,
친구들과 즐겁게 놀고 계시는(?) 아드님께 전화 하시더라구요.

전 느꼈습니다.
뉴몰든에서 더 놀고 싶지만, 아주머니께서 아드님 픽업 하는길에 저 데리러 주시려 하신다는 말에, 선뜻 더 놀고 싶다는 말을 못하시는 그 분을요. ㅎㅎㅎ
다 착하신 분 같아요.
암튼, 저 잘 갈 수 있으니까 괜찮다고 웃으며 말씀드리고 나왔습니다.


마지막에 인사하고 나오면서 너무 맘 깊이 감동받고 감사해서 제가 먼저 감사의 포옹도 했네요. ㅎㅎㅎ 첨 뵙는데도 꼭 안아주시면서 다독여 주셨어요. ㅎㅎㅎ
지금 생각하니 좀 수줍;;;네요 ㅋ

그리고, 이 것도 인연인데 혹시나 나중에 지나가게 되거나 도움이 필요하다면 연락하라고 하시더군요. 그냥 말만이라도 너무 감사한 말씀이셨어요.


그 분께서도 방만 렌트하는 것에 대해 잘 모르셔서 고민하셨지만,
선뜻 말씀하시더군요.

지금 일하는 곳이 킹스턴이라 뉴몰든이나 킹스턴 쪽이 다니는 게 편할거니까
더 알아보라구, 그리구 혹시나 다른 곳을 못 찾거나 여기가 더 마음에 들면 연락하라고,,,

저 역시, 거리와 시간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오늘 받은 마음과 느낌을 시간이 지난 다음에 글로 남긴다면,
그 땐, 제가 느낀 감사함을 제대로 남기지 못하는거 같아서요...
오늘이 가기 전에 글을 남겨요.


그런말들 하잖아요. 외국에서 오히려 한국 사람 조심하라구...
하지만, 그 분을 비롯해서 실제로 좋은 분들도 많은것 같아요.

워낙 나쁜 사람에 대한 충격이 커서, 그런 한 두 사람으로 인해,
다른 좋은 한국분들에 대한 편견도 생기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것 같아요.

여러분들도 좋은 분들 많이 만나시구요, 서로 보듬어 줄 수 있는 좋은 한쿡 사람이 될 수 있었음 좋겠어요. ㅎㅎㅎ


그 분 만나고 돌아오는데,
문득 처음 영국와서 어리둥절 할 때,
따뜻한 밥이랑 된장국 끓여주면서 이야기 했던 한 친구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저 역시 어느 정도 학교생활에 익숙해졌을 때, 새로 영국에 정착한 그 누군가에게 그렇게 따뜻한 밥 한끼 대접 했었구요.(여기서 느낀 것데, 혼자 있으니 따뜻한 밥 한끼에 집착아닌 집착을 하게 되더군요 ㅎㅎㅎ)

나중에 저도 지친 누군가의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죠? ㅎㅎ



암튼, 좀 길고 좀 두서 없는 글이었지만,

결론은,,, 저 방보러 갔다가, 첨 뵌 분께 밥 얻어 먹고 위로 받았어요 ㅎㅎㅎ

글구, 괜찮은 레인즈 팍 하숙집 필요하신 분께 추천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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