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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피 수혈, 최소 300명 숨졌다…영국 정부 17조원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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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중경삼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179.106) 댓글 0건 조회 462회 작성일 24-05-2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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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보건당국이 오염된 혈액을 수혈해 3만여 명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C형 간염에 걸린 ‘혈액 스캔들’과 관련해, 20일(현지시간)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역대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고 배상을 약속했다.

로이터통신과 가디언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혈액 스캔들 관련 보고서가 발간된 이 날 의회에 출석해 “영국의 수치스러운 날”이라며 “이 정부와 역대 모든 정부를 대표해 끔찍한 불의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보고서는 국민 보건 서비스에 대한 각급 정부 기관과공무원들의 도덕적 실패를 보여준다”면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해에 대해 전부 배상하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인 배상액은 21일 존 글렌 내각장관이 발표한다. 더 타임스는 “배상액은 100억 파운드(약 17조원)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20일 런던 하원에서 오염혈액조사위의 최종 보고서가 발표된 후 영국 총리 리시 수낵이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 20일 런던 하원에서 오염혈액조사위의 최종 보고서가 발표된 후 영국 총리 리시 수낵이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조사위 "정부 은폐로 피해 키웠다"

수낵 총리의 사과는 영국 오염혈액조사위원회(조사위)가 2527쪽 분량의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이뤄졌다. 조사위는 과거 20년(1970~90년대 초반) 동안 영국에서 3만 명이 넘는 환자들이 영국 국영 의료기관인 NHS에서 오염된 혈액이나 혈액 제제를 투여받아 HIV와 만성 C형 간염에 걸렸다고 결론 내렸다. 관련 질환으로 지금까지 3000명이 숨졌고, 앞으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조사위는 1980년대 초반 오염된 혈액 수혈로 인해 HIV 감염이 크게 늘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는데도, 역대 정부와 보건당국이 이를 은폐하면서 위험을 줄이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중엔 혈우병 등 피가 잘 멎지 않는 질환을 앓는 환자도 다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관련 환자들은 1970년대 미국에서 수입한 치료제를 투여받았다. 그런데 수입 치료제 중 일부는 교도소 수감자, 마약 사용자 등 고위험 헌혈자의 혈장에서 제조됐다. 출산·수술· 치료 중 수혈받은 사람들도 오염된 혈액으로 피해를 보았다.

혈액 스캔들의 피해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혈액 스캔들의 피해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보고서는 HIV에 오염된 혈액 제제로 1250명이 감염됐고, 그중 약 4분의 3은 사망했다고 밝혔다. 혈액 제제 투여 후 C형 간염에 걸린 환자는 5000명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혈로 인해 C형 간염에 걸린 피해자는 2만6800명에 달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1940년대에 간염, 1980년대 초에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이 혈액으로 전염될 가능성이 알려지기 시작했다면서 “정부가 제대로 조처했더라면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보건 당국이 헌혈자와 혈액 제제를 엄격히 선별하지 못했고, 감염 사실이 파악됐을 때 피해자에게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안심시켰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브라이언 랭스태프 조사위 위원장은 “이 재난은 사고가 아니었고 의사와 혈액 서비스 담당, 정부 등 당국이 환자 안전을 최우선시하지 않은 결과”라며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대부분 피해는 막을 수 있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역대 정부와 의료인들이 체면을 위해 책임 인정을 피했다”며 “이를 의도적으로 숨기려 했고, 정부 측에서 관련 문서를 파기한 증거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혈액 스캔들 관련 피해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혈액 스캔들 관련 피해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간보고서, 1인당 10만 파운드 배상금 권고

앞서 영국에선 지난 수십년간 혈액 스캔들에 대해 소송과 조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정부에 공식 조사를 요구했고 테리사 메이 총리 시절인 2017년 7월 조사 계획이 발표됐다. 같은 해 출범한 조사위는 6년간 영국 전역의 피해자 증언을 수집하며 혈액 스캔들에 대한 진상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위는 지난 2022년 7월과 지난해 4월 두 차례 중간보고서를 내고 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배상을 권고했다. 당시 정부는 ‘도덕적 책임’을 인정하고 1인당 10만 파운드(약 1억700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한 바 있다. 이날 수낵 총리는 피해 배상을 약속하며 “중간 보고서에서 권장된 원칙을 받아들이고 감염자와 혈액 스캔들로 피해를 본 이들에게 포괄적인 배상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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