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요양근로 비자 없애고 노동비자 조건 강화 > 이런저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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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공항 국경 관리소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영국 노동당 정부가 순이민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요양근로자 비자를 폐지하고 저숙련 노동 이민의 조건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베트 쿠퍼 내무 장관은 11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출연해 "해외에서 요양근로자를 채용하는 걸 중단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요양 시설의 인력 부족 해결 방법에 대해선 "요양 시설은 기존 요양근로자 비자를 연장할 수도 있고, 다른 비자로 체류 중인 사람도 채용할 수 있다"며 이미 영국에 충분한 해외 근로자가 있다고 설명했다.

쿠퍼 장관에 따르면 정부는 저숙련 노동자에게 더 높은 영어 구사 능력을, 숙련 노동자에겐 대학원 학위(Graduate level)를 기준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이런 조치를 통해 연간 5만개의 노동 비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게 쿠퍼 장관의 예상이다.

영국에서 학위를 취득한 유학생은 졸업 후 체류 조건이 더 엄격해진다. 쿠퍼 장관은 "정부는 국제 학생을 계속 소중히 여기고 환영한다"면서도 "일부 변화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퍼 장관은 IT·공학 분야 기업이 영국 내에서 직원을 채용하려고 충분히 노력하지 않은 채 해외 인력을 채용하면 외국인 근로자 고용 후원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외국인 범죄자 추방도 확대된다.

현재는 징역 1년 이상의 유죄 판결을 받아 내무부에 보고되는 외국인만 추방 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나 새로운 조치에 따라 유죄 판결받은 모든 외국인이 내무부에 보고되며 징역형 기준에서 벗어나 더 넓게 추방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성범죄자로 등록된 외국인은 형량과 관계없이 '중대범죄자'로 간주해 난민 보호 대상에서 제외하고 단기 비자로 체류 중 범죄를 저지르면 비자 추가신청 시 거부당할 수 있다.

영국 정부는 1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이민 백서를 발표한다.

지난해 11월 영국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2년 7월∼2023년 6월 영국으로 이주한 사람은 132만명, 같은 기간 영국을 떠난 사람은 41만4천명으로 순이민이 사상 최다인 90만6천명을 기록했다.

이에 영국 정부는 이민을 줄이기 위해 비자 발급 요건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