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확산되는 ‘변종’ 바이러스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들

  • 제임스 갤러거
  • BBC 건강・과학 전문기자
A computer-generated graphic of the virus in front of red blood cells

사진 출처, Getty Images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의 급격한 확산으로 영국 전 지역에서 크리스마스 기간 중 모임에 엄격한 제한이 내려졌고 다른 국가들은 영국에 입국 제한을 걸고 있다.

수개월 전까지는 존재 자체를 모를 정도였던 것이 어떻게 잉글랜드 몇몇 지역에서 가장 흔한 형태의 코로나바이러스가 된 것일까?

정부 자문역 과학자들은 이 변종이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에 비해 더 전염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변종에 대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아직까지 불확실성도 크고 해결해야 할 의문도 많다.

바이러스는 항상 변종을 일으킨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의 행동이 변화하는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이다.

이 변종이 우려가 되는 까닭은?

크게 세 가지로,

  • 다른 변종보다 더 빨리 퍼지고 있다.
  • 이 변종에게 생긴 변이는 코로나바이러스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지는 곳에도 영향을 미친다.
  • 이 변이 중 몇몇은 이미 실험실 연구 결과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를 감염시키는 능력을 증대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모두 고려해볼 때 이 변종은 더 빠르게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직 확신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새로운 변종이 더 많이 발견되는 까닭이 순전히 우연의 일치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 런던의 경우 최근까지 거리두기 단계가 낮은 편이어서 이 변종이 더 빨리 퍼졌을 수 있다.

그러나 곧바로 거리두기 단계를 최고 단계로 격상한 이유엔 이 변종의 전파를 줄이기 위한 것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유전체 연구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닉 로먼 교수는 “연구가 더 필요한 부분이지만 연구 결과를 확인하고 행동을 취하는 데 몇주에서 몇달은 걸릴 것인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그걸 기다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변종에 비해서 얼마나 더 빨리 전파되고 있나?

이 변종은 지난 9월 처음 발견됐다. 11월에는 런던에서 발생한 확진자 중 25% 가량이 이 새로운 변종이었다. 12월 중순이 되자 신규 확진자의 60% 이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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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트윗의 그래프는 밀턴킨즈 연구소에서 실시한 코로나19 검사 중 양성 판정이 나온 검체(파란색)에서 새로운 변종이 차지하는 비중(주황색)을 보여준다.

수학자들은 각기 다른 변종들이 전파되는 정도를 계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전염이 되는 것이 사람의 행동 때문인지 아니면 바이러스의 능력 때문인지를 구분하기란 어렵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 변종이 최대 70%까지 더 전염성이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총리는 이것이 전염병이 확산되고 있는지 아니면 줄어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R값(재생산지수)을 0.4 증가시키는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70%라는 수치는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에릭 볼츠 박사의 18일 발표에서 나온 것이다.

볼츠 박사는 발표에서 “아직 확언하기엔 너무 이르지만… 지금까지 관측된 것으로 볼 때 이 변종은 매우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이전까지의 그 어떤 변종보다도 빠르다. 이를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변종의 전염성이 얼마나 높은지를 “확언”할 수 있는 수치는 없다.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은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과학자들은 그 수치가 70%보다 매우 높은 것도 있고 그보다 매우 낮은 것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변종이 정말로 다른 변종보다 더 전염성이 높으냐는 의문도 여전히 남아 있다.

조너선 볼 노팅험대학교 바이러스학 교수는 “현재까지 공개된 증거의 양은 이 바이러스가 정말로 전염성이 높아졌는지를 확언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얼마나 확산됐나?

이 변종은 영국의 환자에게서 처음 발생했거나 코로나19의 변이를 모니터링할 능력이 부족한 나라에서 들어온 것으로 여겨진다.

북아일랜드를 제외한 영국 전역에서 발견되고 있으나 특히 런던, 사우스이스트잉글랜드와 잉글랜드 동부에 집중돼 있다.

전세계의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있는 넥스트스트레인의 정보에 따르면 덴마크와 호주에서 발생한 변종 사례는 영국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에도 변종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생한 유사한 변종은 일부 변이를 공유하고 있으나 이 변종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도 이런 일이 발생했었나?

그렇다.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견됐던 바이러스와 지금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는 바이러스는 다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D614G 변이는 지난 2월 유럽에서 발생했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됐다.

A222V라고 불리는 또다른 변종은 유럽에서 확산됐는데 사람들이 스페인에서 여름 휴가를 보낸 것과 연관돼 있다.

새로운 변이에 대해 알려진 건 무엇이 있나?

새로운 변종에 대한 초기 분석 결과에 따르면 17가지의 중요한 가능성이 있는 변이가 있다 한다.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변화가 생겼을 수 있다.

N501Y라고 불리는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수용체 결합 도메인(RBD)을 변화시킨다.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체 세포의 표면과 가장 먼저 접촉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만일 여기서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침입하기 더 쉬워지게 만드는 변화가 생긴다면 감염의 확산은 더 용이해진다.

로먼 교수는 “바이러스가 중대한 적응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의 일부분이 사라지는 H69/V70 삭제 변이는 과거에도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밍크에게서 발견된 것을 비롯, 몇차례 발생했던 사례다.

케임브리지대학교 라비 굽타 교수의 연구는 실험실 연구에서 이 변이가 전염성을 두 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기술했다.

굽타 교수 연구팀의 다른 연구에 따르면 이 삭제 변이로 인해 생존자의 혈액에서 나오는 항체가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효과가 떨어진다고 한다.

굽타 교수는 “이는 매우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그래서 정부도, 대부분의 과학자들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변종은 어디서 온 것인가?

이 변종은 드물게 큰 변이를 거친 것이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설명은 바이러스를 이길 수 없을 정도로 면역체계가 약화된 환자에게서 이런 변종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면역체계의 약화로 환자의 몸이 바이러스가 변이를 할 수 있는 온상이 된 것이다.

이 변종은 치사율도 더 높은가?

아직까지 이 변종으로 인한 치사율이 높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이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전염성이 높아지는 것만으로도 의료체계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새로운 변종이 더 많은 사람들을 더 빠르게 감염시킨다면 병원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기 떄문이다.

백신이 새로운 변종에도 먹힐까?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럴 것이다.

주요 3종 백신들은 모두 기존의 스파이크형 단백질에 대한 면역반응을 생성한다.

백신은 바이러스의 여러 부분들을 공격하도록 면역체계를 훈련시킨다. 스파이크의 일부가 변이되더라도 백신은 여전히 효과를 보일 것이다.

굽타 교수는 “그러나 바이러스가 더 많은 변이를 거치면 그때부터는 우려스럽다”며 “이 바이러스에겐 ‘백신 탈출’의 잠재성이 있다. 이미 그 첫 단계를 거친 것이다”라고 말했다.

백신 탈출이란 바이러스가 변화하면서 백신의 효능을 회피하고 계속 사람들을 감염시키게 되는 상황을 가리킨다. 현재 가장 우려되는 상황이다.

새로운 변종의 존재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들을 계속 전염시키면서 적응을 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데이비드 로버트슨 글래스고대학교 교수는 18일 발표에서 “코로나바이러스는 백신 탈출 변종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는 독감과 비슷한 상황이 될 것이다. 독감 백신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가 되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갖고 있는 백신은 조정하기가 매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