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츠 코즈웨이에 끼워진 동전은 빠르게 부식되고 팽창해 암석이 부서지고 녹이 슬어 줄무늬가 생긴다. /사진=내셔널 트러스트 홈페이지 캡처
자이언츠 코즈웨이에 끼워진 동전은 빠르게 부식되고 팽창해 암석이 부서지고 녹이 슬어 줄무늬가 생긴다. /사진=내셔널 트러스트 홈페이지 캡처주상절리로 이뤄진 북아일랜드의 명소 '자이언츠 코즈웨이(Giant's Causeway·거인의 둑길)'가 관광객들의 동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영국의 자연·문화유산 관리재단인 내셔널 트러스트는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관광객들이 자이언츠 코즈웨이 현무암 바위기둥 틈에 동전을 끼우는 바람에 세계유산이 손상을 입고 있다"면서 "동전을 남기는 관행을 중단하고 흔적을 남기지 말고 떠나 자연 유산이 미래 세대에도 특별하게 남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영국 지질조사국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각지에서 자이언츠 코즈웨이를 찾아온 방문객이 기념 표시로 현무암 바위기둥 틈새에 동전을 끼워 암석의 미관과 구조를 망치고 있다.

동전들이 녹이 슬고, 원래 두께의 3배로 팽창하면서 암석에 엄청난 압력을 가해져 암석이 부서지고 있으며, 동전이 바닷물에 부식되면서 구리, 니켈, 산화철의 보기 흉한 줄무늬가 돌에 얼룩으로 남는다는 설명이다.
북아일랜드 관광 명소 자이언츠 코즈웨이. /사진=내셔널 트러스트 홈페이지 캡처
북아일랜드 관광 명소 자이언츠 코즈웨이. /사진=내셔널 트러스트 홈페이지 캡처내셔널 트러스트 측은 "코즈웨이 해안 유산신탁과 함께 석재 보존 전문가를 투입해 시범 지역 10곳에서 동전을 안전하게 제거하는 작업을 마쳤다"면서 "나머지 동전을 모두 제거하는 데 약 3만 파운드(한화 약 5500만원)가 들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내셔널 트러스트는 조만간 암석 틈에 동전을 남기지 말라는 안내판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자이언츠 코즈웨이는 고대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총 4만여개의 육각형 현무암 기둥이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곳이다. 아일랜드의 거인 핀 맥쿨이 스코틀랜드의 라이벌 벤안도너와 맞서려고 가기 위해 지었다는 전설이 있어 '거인의 둑길'이란 이름이 붙었다.

1986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자이언츠 코즈웨이는 북아일랜드의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로, 지난해에만 64만8000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자이언츠 코즈웨이를 찾은 관광객들. /사진=내셔널 트러스트 홈페이지 캡처
자이언츠 코즈웨이를 찾은 관광객들. /사진=내셔널 트러스트 홈페이지 캡처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