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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100%의 남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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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름소년 이름으로 검색  (220.♡.249.213) 댓글 0건 조회 2,253회 작성일 10-10-0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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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 일기에는 BG 가 필요한데, 그것은 음악이 아닌 소설이다. 소설을 들으며 일기를 읽어주라. (반말 찍찍)


하루키의 소설 '100%의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대하여'


소설은 여기에 링크



http://kreese.wo.to/novel/short1_100percent.htm



소설을 읽었으면 이제 저 소설을 BG삼아 내 일기를 읽어주라 (반말찍찍)



난 여자다.


해맑은 아침,


하이스트릿을 걷다가 안경점에 들러서



내 주머니에는 얼마전 내가 의자에 올려놓고 이리저리 찾다가 깔고앉아버린 내 핑크 테 안경이 들어 있었다.


'이 안경, 고칠수있나요?'


'아니요'


'그럼알만이라도 좀 그대로쓸수는'


'없어요,고객님'



친절한 안경점 언니의 감언니설에 넘어가 이 안경 저안경을 써보다가



'시력검사한 종이 갖고와요 그럼 다른핑크로 해줄게 고객님'


'시력검사한 종이 집에 있..'


'그럼 걍 오늘 안경을 사믄 시력검사 50프로 디씨 팍팍! 고객님'


'아 정말요?'


'고객님 콜?'



내 머리는 너무 나빠서.. 꽃보다 남자 금잔디가 어리버리 또 함정에 빠지듯


이거 완전 오십프로 디씨 땡잡았다 크크크 하면서..



시력검사해주기에는 너무..시력이 나빠보이는 할아버지 한분이..


안경에 이 렌즈 저 렌즈를 끼워가며



'젤 윗줄 읽어보셈'



윗줄이고..나바리고.. 아무것도 안보였다..



할아버지는 다시 말했다..


이게 일번~ 하면서 렌즈하나를 대구


그다음에는 이게 이번하면서 또 하나를 댔지..



그런다음


일번이 잘보여 이번이 잘보여? 라고했다..



일번도..안보이고..


이번도 안보였..



내가 할아버지.. 진짜 아아무것도 안보이거든요..


하자..할아버지는 약간 삐친듯 아니면 될대로되라인듯 렌즈를 이래 바까보고 저래 바까보고 이건 요건 조건 그건 이건


하더니만 그래도 나는 안보였구..



그러자 글자를 좌악 키우더니 읽어라 그래서 읽었더니..


잘했다고 칭찬을 해줬..



이상한 시력검사가 끝났을 때


할아버지는 말했다..


니가 갖고온 이 안경하고 비슷해.. 약간 나빠졌을 뿐.. 거의비슷해..



아니 이런 젠똥..


그럼 그 안경갖고도 안경 렌즈를 맞출수있었다는 거자나!!!



그렇지만 여전히 난 미스코리아 미소를 지으며 할아버지의 노고를 치하해 드렸다..


안경이..제대로 보일까?



보통은 시력검사하고 나면 마지막에 파이널 렌즈로는 정말 내 안경처럼 잘 보여야 되는 거자나..


시력검사끝날때까지 할아버지가 이리저리 보여줬던 렌즈 중에 잘 보인 렌즈는 하나도 없었는데..


끄응..



감언니설 언니가 다시 다가와 코팅을 하라고 꼬셨다..



=언니? 전 운전을 하지 않아효..


=고객님 이 코팅은 드라이버를 위한 것만은 아냐.. 망치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죄송..)


=글쎄 전 코팅이필요하지않아효..


=어머 왠일이니.. 그럼 맘대로 해.. 그래도 내말 듣는게 좋을걸?



난 그말을 안듣고 대신.. 안경알을 선그라스로 구워달라 했다..


크크



자외선만 피하면 된다..



안경..정말 비싸더라..


내 이주 방값이 날아갔다..


빵도 리듀스된 거 사먹구


비싸서 티나 초컬릿도 못사먹구


5파운드짜리 옷도 못사입는 내가..


이주방값을..



손담비 언니가 나타나 노래를 불렀다..


'미쳤어~ 니가 미쳤어~'



해맑은 아침.. 집에 돌아오면서.. 곰곰히 생각했지..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거지..


나에게는 부러진 안경 말고도 할머니 금테안경이 있다.. 호호 할머니 것과도 같은.. 할머니안경이래도 내 미모로 카바가능했는데..


왜 새안경을..ㅠ.ㅠ



그때 왠 시커먼 개한마리가 내 곁을 지나갔다.


나는 활짝 놀랬다가 길을 건넜다..


길을 건너와서 맞은 편을 보니, 시커먼 강아지가 아직 거기에 있었다.


그 강아지는 장님 아줌마를 인도하고 있었다..


문제는 신호등..



신호등이 없는 골목이라..


강아지는 끝도 없이 서서 신호등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나는 멈춰서서 뒤를 돌아보며 강아지에게 말했다..


'개! 건너도 돼!'



그 아줌마한테 말했어야 하지..



개는 내 말을 못 알아들었구..


난아줌마한테 다시 가보려고 했을 때에..


왠, 빵과도 같은.. 브래드같은 청년이 그 아줌마에게 다가가 속닥이더니..


(솔직히 브래드처럼 잘생기지는 않았더랬다.. 마음이 착해서 이렇게표현해줬을 뿐)


자기 팔짱을 높이 들어, 무도회 나가는 왕자님처럼 자기 팔에 아줌마 팔을 감더니,


개와 아줌마와 함께 유유히 길을 건넜다..



나는.. 그 청년이 어찌나..착한지..


히죽거리면서 그 청년을 쳐다보고 있었다..


청년은 계속 나와 눈을 마주친채 길을 건넜지..그리고 웃었다..



아줌마와 개가 떠나고 청년은 자기 길, 건너오기 전 길로 되돌아갔다..


나는 멍하니 서서 생각했지..


뭐 저런..착한 인간이 다 있지..


정말 가진 것 없게 생겼지만 너무나 착한 거였지..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왜그런지는 나도모르지만..



가서 말을 걸어야겠다 생각했지..



그런데 뭐라 말을 걸지?


너 왜 이렇게 착하세요...?



나는 다시 걷기 시작했고.. 그렇지만 그 착한 천사같은 청년이눈에 밟혀 다시 돌아서 오던 길을 거슬러 갔지..


그런데 이게 왠일 자기 길로 돌아갔던 청년이 다시 발걸음을 돌려 길을 건너오는 것이다..



아놔..


그래서 어떻게 되었으냐..



난 빵먹던 용기를 내어.



























그냥 집에 왔다..



한 100프로의 여자아이가 작년에 이어 쓸쓸한 생일을 보내고.. 안경을 깔고앉아 시력을 사러 나왔다가 다른 사람의 눈이 되어주는 100프로의 남자아이를 만났지만 그냥 집에 왔다..



슬픈 이야기라고 생각지 않습니까?
그렇다. 나는 그에게 그런 식으로 말을 꺼내 보았어야 했던 것이다.

















돌아온총각
Hi. I'm practicing English. so forgive me writing in English. ' You made a choice, You live with the consequence' ain't it mate?
여름소년
걍 시시껄렁한 생일맞이일기였는데.. 몰 또 글케나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져라..이런 씨어리스한 리플을 ㅎㅎ
돌아온총각
아뇨 ㅋ 저도 한문장 외우려고 써먹었는데 무척 심각하게 들렸네요. ㅎㅎ 글이 재미있어서. ㅎㅎ
착한청년영철
흠...-_- 그니까 안경점에서 사기당하고..(이건좀..오바인가요?) 집에오는길에 마음씨착한 쪼~끔 잘생긴 남자를만났는데 마음에 들었는데 말은 못걸고 그냥 집에왔다... 이거군요..-_-; 흠.... 글참 잘쓰시는듯? 감수성 풍부하시게.!!ㅎㅎㅎ 마음에 들어요..ㅋㅋㅋㅋ 그나저나 전 그.. '개'가 너무 보고싶군요..ㅋ
여름소년
네.. 사기당한거는 아니에요.. 모 마케팅을잘한거지요..제가 돈이없어 그런거지..모 안그러면 제대로 잘 산거지요..^^
여름소년
그남자는 전혀 잘생기지 않았엇구.. 그저 착했을 뿐.. 무지하게 감동 받았다는.. 작업을 걸고싶었던게아니라.. 영국에 오래살았는데 지금까지본 영국애들 중에 제일 착한 남자인듯.. 길 건너줄때 모습이 아름다왔어요.. 잘생기지도 않구.. 가난해보였는데.. 마음이 착하면 빛이 나는 법..
여름소년
아참..강아지도 착한 강아지였어요.. 대박.. 한국말을 못알아들어서 그렇지.. 영어로 해볼걸..
착한청년영철
여자는 그렇게 유혹하는거군요-_-흠...ㅋㅋㅋㅋ
세숙
와 이거 재밌는 책 읽는거 같은 느낌이었어요~ 글재주가 좋으신거 같아요 책내세요 책!!! ㅋㅋㅋㅋㅋㅋㅋ 저두 착하고 세심하고 그런남지 보면 막 사르르르 녹아버리는것이... 전 이해가 가요!! 저같아도 뿅갔을꺼 같아요 +_+ 근데 전 유모차 끌고가는 남자나 애기 애지중지 이뻐하는 남자를 봐도 혹하드라구요.. 뭐지 이거 ㅜㅜㅜ
여름소년
사르르르까지는 아니구..감동이 밀려오더라구여.. 가서 아주머니에게 모라모라하더니 팔짱을 내밀고 아주머니 손을 끌어서 자기 팔에 감구.. 길을 건너는데 정말 보잘것없는그모습애서 후광이 번쩍..
파워퍼프셩
재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름소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완두콩83
진짜아직천사같은분들도많다는거~! 그남자분정말감동~
여름소년
아 말 시켜볼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리굴젓
재미읍다
돌아온총각
재미있음
-Emma
글진짜잘쓰시네여,ㅋㅋㅋ진짜소설읽는기분ㅎㅎㅎ재밋게잘봤어여,ㅋㅋㅋㅋ진짜그런남자들보면후광,,,,,,캬~멋지다ㅜㅜ
돌아온총각
엠모님 소설쓰면강추 ^^
르샤마지끄
악. 재밌어요!! 근데 용기가 부족하셨군요. 빵을 더 드셔야겠어튬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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