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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영국이 때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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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런던 여름 이름으로 검색  (220.♡.249.213) 댓글 0건 조회 2,376회 작성일 10-10-0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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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새 뭐 영국애들이랑 모 하는 비즈니스가있다. 그래갖구서는 같이 프로젝을 하는데 뭐 영국애들만의 몬 모임같은 거가 있었다. 흠... 그거는 사실 오랫동안 같이 시간 보냈던 영국애들만을 위한 거였다. 그렇지만 지금은 나도 자주 얼굴을 보구 있으니까는 왠지 이거 참 오라그럼어쩌지...어색할텐데 아는 사람도 별로 없구...그랬지..





그러다가 한 영국친구가 말했다. 너도 오고 싶으면 오렴.


그래서 내가 갈 자리야 라고 물어보니까 몰라? 이랬다.


그랬는데 이제 내가 어디 가봐야 되서 또 보자 하니까는 나아중에 보자 이러면서 너 근데 모임 올거니 하길르... 몰라? 하니까는 옆에 있던 평소에 그래도 좀 친하게 생각됐던 친구 하나가 '아니'이렇게 대신 대답을 했다.


그래갖구 나는 오라그랬던 애한테 난 몰르겠어 하니까는 옆에 있던 아니 했던 친구가 또 내 대신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래갖구 살짝 째려봤다 마음 속으로.





아니 아니를 두번이나 할 거는 모야. 나도 갈 맘 없었다 모...





그냥 알 수 없는 벽을 느낀다. 생전 안 느끼던 벽이었는데 갑자기 느낀다. 같이 평등하게 따뜻하게 어울리고 잘해주고 그룹페도 같이 하고 그러지만 어떤 결정적인 순간에 느낀다. 나는 한발짝 멀구나 하면서. 최근에 처음으로느낀다. 지금까지는 느껴본 적이 없던 거리감...





영국애들과 함께 있으면 항상 존중받는 기분이었지만 요새는 뭐랄까... 나 혼자 다르게 생겼듯이 나 혼자 다른 존재라고 느낀다.





내 검은 색의 머리 다르게 생긴 모습, 유학생의 것도 아니고 네이티브의 것도 아닌 그 중간쯤 어디에 있는 내 발음과 즐겨쓰는 말들.





여기 살고싶어하고 나는 안 돌아간다. 돌아갈 수도 없다. 너무 익숙해져버렸다. 그렇지만.. 살면서 이런 약간은 사소하고 아찔한 고립감을 가끔씩 계속 느껴야 하면 어쩌지... 그런 생각이 든다.





뭐 강아지똥 얘기는 여기까지 해두고... 그래서 나는 살짝 삐졌지만... 꼭 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냥 말이 아다르고 어다른 것 같다. 그런데 이게 또 영국애들이다. 우리같으면 마음에 없어도 조금 쟤가 올 자리는 아닐 거 같다 해도 말로는 아이그그 오세요. 와서 같이 뭐 해요. 아아니에요~~ 괜차나요 호호 오셔도 되요 이렇게 말하는 게 사실 우리 문화지만..





얘들은 그냥 왔으면 좋겠다 하면 막 오라 하고 아니면 아니야 하는게 또 문화다. 내가 가면 어색할 거 같다고 생각했던 자리였으니 걔들 생각에도 그랬을 거고 그래서 오지 마하는 거지. 사실 이게 더 내게는 편하고 행복한 스탈이다. 그렇지만 왜 갑자기 외롭게 느꼈을까. 예전같으면 내가 가장 좋아했을 얘들 방식이잖아.





내가 영국애들하고 어울리면서 하나 고칠 수 없는 점은 한국식의 잔정이다. 뭐 대소사 막 챙겨주기 좋아하고 일 이파운드 짜리 선물 갖다 안겨주면서 리프레쉬 시켜주기를 좋아하는 것은 변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그냥 주위사람들을 위한 일쩜오초짜리 이벤트를 잘 하는 편이고 뭐 마실 거 챙겨주거나 문 열어주거나 ㅎㅎ 아무튼 뭐 여자애들이나 남자애들이나 쓸데없이 자잘한 거 잘 챙기는 편이라서... 그거 고치기가힘들었다.





영국애들은 좋아하지만 조금은 특이하게 생각하기도 하구... 너무너무 카인드 오브유 사랑스런 행동 뭐 이런 식으로 말은 하지만 우씨...





난 한국사람이기때문에 영국문화에 대해서 어디까지나 양보하고 싶지는 않아.





아무튼 나는 음... 살짝 기분나쁠려 그래서 애들하고 헤어진다음 동네 펍에 갔다. 백인들만 가득한 펍에서 혼자 앉아서 셀러드를 주문했다. 큰맘먹고오늘 좀 기분 그런 나를 위해서 내가 사줬다. 4파운드 50이나 했는데... 정말 미친 충동구매 과소비였지만...





그래고는 잠시 눈치를 보다가... 저기 아저씨 기네스 반잔만 주실래요? 라고 했다. 으하하 아저씨가 줬다.ㅋㅋㅋ


하지만 샐러드가 나왔는데 이런 미친 샐러드... 배추 찢은 거 몇 조각에 빵 두개가 다였다. 내가 정말 영국에서 샐러드를 첨 먹는 것도 아니지만 이런 미친 샐러드는 첨이었다. 배추도 완전 우울한 배추였다. 그리고 보라 양파 두세조각이랑 치즈 두세조각...아 정말 분노가 치밀려 했지만... 빵을 먹은다음 배추를 반쯤 먹다가 너무 화가 나서 배추들을 안 먹어버렸다. 그리고 양파를 한조각 먹고 나서....





니가 샐러드면 나는 제시카 알바야...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기네스를 슬로우 슬로우 퀵퀵 이런 식으로 마신다음에...


멍하니... 정말 멍하니 내 인생을 생각하면서...앉아있는데 비가 막 오는 거다.


오오... 내 마음도 울고 있었지.





그래갖구는 좀 있다가 보니까 어떤 영국애가 펍 매니저랑 면접을 보고 있었다.


흠....나도 면접볼까? 생각해보다가 일어나서 문 앞으로 나가서 발은 펍 안에 두고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손바닥에 비를 이렇게 맞아봤다.


그러니까 어떤 영국아저씨가 옆에서 말했다.


'그래 꼬맹아, 비가 오고 있는 거란다.'


쉬이즈 어쩌고 했는데 뒷말을 못들었다.


웃긴 말이었으면 아저씨 가다가 넘어졌을 거다.





나는 살짝 썩소를 지어준다음


바로 걸어가서 아줌마 알바 구하세요?


저는 한국의 제시카 알바입니다. 이런 표정으로 웃으니까


아줌마가 어필리케이션을 주면서 이거 채워서 갖꾸 와라~하면서 친절하게 말했다.


대충 어플리케이션을 집어넣구는...





기네스 반잔에 충분히 만취해서 출구를 못찾구 이리 힐끔 저리 힐끔 하니까


영국 청소년들이 또 쉬이즈 어쩌구 했다.


이런 돼지들 내가 못들었을 줄 알구?


저런 촌년이 길잃었네 라고 했지...


다들었어.





그래서 다시한번 격한 썩소를 날려주면서 유유히 펍을 빠져나오는 동안


진짜 왜 그렇게들 미스코리아 행진할때처럼 쳐다보는 것이냐....


그래 나 다르게 생겼지?


하루이틀 보니?


그리고 말이지... 그리고 말이다... 내가 오늘 그닥 영국이 러블리하게 보이지 않으니까.


오늘 나 건들지 마라 다 죽는다.





라고 하구서는 숍에 가서 기네스 한켄을 더 달라고 했지.


그랬더니 아저씨가 말했다.


너 몇살이냐...





흠...


아저씨는 정말 불쌍한 아저씨다.


성대결절인지 말을 못한다.


그렇지만 나는 감기인줄 알고는 아저씨 감기들어버렸어요? 목아파? 했더니


아저씨는 나는 말을 할수가 없어 라고 했을 때 얼마나 미안했는지...





아저씨에게 나는 언더 21이 아니라고 말해줬다.


착한 아저씨는 언더 21인가 했다 그랬다.


나는 땡큐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서 음주한 상태로 취중 채팅을 했지... 내 재패니즈 벳프랑...


그냥 그 친구의 위로가 큰 위로가 되었다.


나랑 비슷하게 생겼으니까...


가끔 독립만세를 부르고 싶은 적도 있었구...특히 8월 15일에 같이 일본친구랑 밥먹으면


벌떡 일어나서 대한독립선언문?그거를 막 낭독하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그런 먼먼옛날의 기억보다...


내가 알지 못하는 시절의 기억보다..





이 먼나라에서 그래도 비슷하게 생긴 우리끼리의 위로가


더 강렬한 온도를 느끼게 하는 그런...


여름날이었다.





기네스 만취로 인해서 늦잠을 잤다.


어떤 영국남자애들은 내가 기네스 먹는 거 보고


오 그 술은 너에게 어울리지 않아 라고 했다.








남자의 술이라는 거지... 기지배들 기냥 콱~!!





난 여기서 영원히 행복하게 잘살 수 있을까?





할머니랑 엄마랑 가르쳐주신 노래중에 이런 것이 있었는데..?


숲속 작은 집 창가에 작은 사람이 섰는데


토끼 한마리가 뛰어와 문을 두드리면서 하는 말


여보세요 여보세요 저좀 숨겨주세요.


작은 토끼야 들어와 편히 쉬어라~





작은 토끼야 들어와 편히 쉬어라.....


토끼는 편했을까?





뭐래냐...








방긋
흠... 여름이님 계절타나... ... 항상 씩씩했었는데, 오늘 왠지 슬퍼보여요. 그니깐, 제가 런던 올라오라니깐요... ... 울 정모하자나요...^^
런던 여름
별로 안슬퍼요 ㅎㅎ 알았어요 보러갈게요. ㅎㅎ 노력해보져~
누굴까?!
두번씩이나 '아니'라고 할 필요까진 없었는데 말이죠.너무 무자르듯이 자르셨네 음음...저라도 대신 확 째려볼까요 -_-++++ (말은 잘함,완소=완전소심) 이 글을 읽는데 혼자 여행가서 백패커스에서 묵었던 기억이 나네요.나혼자만 동양인이고 나머지 다 하얀아이들이어서 더 외로움과 고립감이 밀려오더라구요.한쪽에선 하얀아이들끼리 맥주마시면서 뭉쳐서 잘 놉디다.이미 내가 파고들자리는 없었다는 -_-;;(체크인할때 급방가움을 표시하며 나에게 악수와 통성명을 하던 웨일즈 얼라가 "우리 맥주 마시니까 와서 같이 놀자."고맙게도 말했었지만..;;)참 외로웠답니다.친구들한테 전화했는데,그냥 할말도 없고 한숨만 나왔었어요.
누굴까?!
전 여행 고작 며칠했는데,이정도인데;;;(나름 혼자 잘놀고 씩씩하다고 생각했지만 OTL)외국에서 공부하시니,많이 힘드실것같아요.토닥토닥 ->아...쓰고보니 요점도 없고 횡설수설...챙피..
런던 여름
흠... 무자르듯이? 감자자르듯이? 오이자르듯이 ㅋ 배고프다.. 흠.. 걍 파티같은 거면 영국애들이 불러요. 그런데 요건 조금 모랄까 모임 성격자체가 좀 약간 제가 낄자리는 사실 아닌 거 맞아요. ㅎ 그 아니 아니 라고 한 친구도 저에게 잘해주는 친구인데 다만 제가 올 자리는 아니라는 것을 알았던 거죠. 오지 말라고 아니아니 한게아니라 너 갈자리 아닐걸 그런 뜻으로 아니 아니 글케 제 대답을 옆에서 대신 해준 거였어요. ㅋ
런던 여름
글구 힘들기 보다 그냥 요새 첨으로 내가 다르구나 하는 것을 느끼죠. 그런 느낌 없었거든요 지금까지는..
누굴까?!
저 오해안했는데 ㅎ (그냥 올자리가 아니라는거라는거;;) 느므 흥분했나 ㅋ그래도 뭔가 서운하단 뭐 그런거예요 ㅋ(님이 쓰신듯 아니예요 괜찮아요 뭐 이런 시추에이숑) 답글이 뿅 하고 나와서 이거 재밌네요 ㅋㅋ
런던 여름
아냐아냐 님말이 맞아요..에이 영국애가 나빴어 미워~!!! ㅋ 재밌어요? 그럼 계속 놀아요 ㅋㅋ
누굴까?!
아니 제말이 맞다는건 아니구요.그냥요 ㅎㅎ -_-ㆀ 전 이만 자러갈게요 총총...주말잘보내세요.
봄날의 곰
흠... 남의 나라에서 혼자 계셔서 이런 때가 좀 더 울적한 거 아닐까요 뭐 한국에 있어도 너도 올래?? 하면서도 그 눈 웃음 뒤로 보이는 "오지마"의 뽀스... 를 느낄 땐.... 흠... 대놓고 오지마라고 하면 대놓고 기분 나쁘고 오지말라는 속마음이 보이면 속으로 기분 나쁘고... 뭐 둘 다 기분 나쁘고 한계선까지만 가는 친구 관계... 지만... 아 모르겠다... 뭐가 좋다 나쁘다도 말 못하겠구... 그냥 생각하니까 우울하네... ㅎㅎ 저도 기네스가 좋은뎅 사실은 여자에게 더 좋은 술이잖아요 기네스... 철분 다량 함유~ ㅎㅎㅎ
런던 여름
기네스에 철분이 많아? 몰랐자나..ㅋ
양이2
백인들만 가득한술집 전 들어가지도 못했어요 왜 그렇게 쳐다봐요 재수없게;;
런던 여름
점심시간이었어요. ㅋ
Jenniferstory-.
난 워낙 백인만 많은 동네에서 오래살아서 쳐다봐도 그러려니 해요, 이젠. '짜식들, 나 신기하게 생겼지?'-,.- 이러고.. 영국 아닌 다른 동네 가면요, 사진도 찍습디다...이것들이 사람을 뭘로 보고ㅠㅠ
몽블랑
그건 니퍼양이 신기하게 생겨서지 아시안이어선 아니란 얘기죠? ^^
런던 여름

봄날의 곰
막 연예인처럼 생겨서 그런거 아녜요??? ㅋㅋ
Jenniferstory-.
오죽 싱기했으면 그랬겠어요.. 가끔 지갑도 털고.. 홈리스들 히피 쫓아오고.. 워낙 오리엔탈 없는 동네니까.. 가끔은 욕도 먹고.. 맞아본적은 아직까지 ?으니 다행인가-,.ㅠ 참고로 영국 아님..;;;
몽블랑
넘 길어서 위는 그냥 스킵하고 마지막부분만 스캔했당 ^^ 그 토끼 그 집 들어간 순간 문은 등뒤에서 소리도 없이 스스륵 닫히고 그날이후 토끼는 영원히 쉬었다는 야그. 성인을 위한 잔혹동화 ㅋㅋㅋ
런던 여름
오빠왜 돼지됐지?
런던 여름
오빠 글도 못지 않게 길거든여... 성의가 없으셔요..
Christine
글 재밌어요..그리고 정말 동감도 많이 돼요. 그런데 외로우셨나보다.. 기네스 저도 잘(?) 마시는데...헤헤. 제 베프도 일본인 친구..어쩜 제 감정이랑 비슷하게 적어놓으셨을까..
런던 여름
괘안아요... 어디에 있어요?우리 기네스 정모나 한번 해야겠네요. 일본친구들도 섞어서 한번 한일정상정모를 해볼까여? 기네스스폰서-한일정상정모
그대있음에
음.. 글 잘 읽었습니다..그런 혼란, 쓸슬함..공감도 가고 그래서..토욜 뉴멀든에 7파운드짜리 머리 깍으러가는 기차서, 문득 누가 갑자기 모든 대화의 1%도 놓치지 않는 mother tongue과 biologically 백인 만들어 준다고 하면(마치 인어공주에게 두 다리로 바꿔준다고 하듯)대신 맛깔스런 한국어랑 한국의 기억,지식 모든 것을 앗아가고 ..그런제의를 하면 어?게 할까 엉뚱한 상상을.. 결론은 제 경운, Hell no! 였던 것 같네요.. =)
런던 여름
ㅎㅎ 저 역시 노땡큐입니다. ㅋ
살라망카
여름님 글 정말 좋아요. 어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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