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경험담]나의 김치 완전 범죄 > 영국일기

본문 바로가기

 <  영국이야기  <  영국일기

[나의 경험담]나의 김치 완전 범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우슬초 이름으로 검색  (220.♡.249.213) 댓글 0건 조회 4,304회 작성일 10-10-03 11:43

본문


김치



얼마나 어메이징 한 음식인가



그러나 영국에 처음 왔을때 한국친구들의 권유로 김치를 몇달 먹지 않았다.



영국인과 산다면 먹지 않는 것이 예의라는 말에..







영국 집주인이 휴가를 간사이 흐흐흐



뉴몰든에 갔다.



"저기요, 맛김치가랑 김치의 차이가 모에요? 맛김치가 더 맛있어요?"



바보. 먹기좋은 크기로 자른 김치와 포기김치인데.



아줌마의 한심하다는 눈초리를 해석하지 못한 채 아직도 순수하게 눈을 반짝이며



"아, 어떤게 더 맛있는지 못 고르겠어" 하던 나.



3년후, 지금은 김치를 활용한 여러가지 음식을 만들어내곤 하지만.







그때의 나, 의기양양 집에 돌아와 지금부터 완전한 김치먹기 범죄 -.-; 시작.



김치 하나 먹는게 모 대단하냐 하겠지만



이탈리아, 멕시코 이나 아시아 음식을 즐겨 먹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갈릭(마늘)과 안쵸비(멸치젓)의 맛과 향은 이해할 수 없는 서브젝. 뭐 썩는 냄새 난다나?



김치는 갈릭과 안쵸비의 오버도즈, 즉 남용 이라고.



한번은 지금의 영국 플랫 메이트가 주방에 들어오면서 머리를 쥐어싸고



왔 이즈 디스 스멜, 오 가쉬!? 라며 주방을 박차고 나갔을 정도로 이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쨌든,



그때의 그 영국친구는 영국 음식만 먹는단다. 같잖게도 지는 영국음식이 자랑스럽다나.



쓰벌 너 바게뜨 먹는거 다봤거등? 그게 프렌치 브래드야. -.- 흥



그래서 난 김치는 커녕 고추장도 구경못한지 몇달째였다.







입가에 싱글벙글, 약간의 개구진 미소를 띄우며 난 옷을 갈아 입었다.



식탁보도 깔끔히 접어 다른 방에 놓아두고 냄새 배길만한 천들을 다 걷어 다른곳에 두었다.



주방 문을 잠그고 창문을 활짝열고, 자아- 가위로 김치 패케지의 윗부분을 오린다.



와앗, 반갑긴 하지만 너 냄새가 정말 심하긴 심하구나 하며 삼겹살과 곁들여 먹었다.



마냥 좋아라, 지금까지도 영국에서 먹은 가장 맛있는 음식중 베스트 3위에 드는 이 삼겹살과 김치의 조화.



이제부터 뒷처리다.



일단 주방을 깔끔히 닦고 혹시나 김치국물을 흘렸을까봐 바닥까지 닦고, 김치가 담겨있던 접시는



방금 끓인 물에 담궈놓고,



김치 나혼자는 다 먹을 수 없어서 반만 먹고 (아 속 쓰리지만 계속 먹었다 너무 소중한 김치)



국물을 싱크에 버리고 나머지 반을 랩에 싸고 테스코 봉지에 두번 싸서 휴지통에 버린 후 설마해서 휴지통을 비우고.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고 입고 있던 옷을 세탁하고 이를 닦고 혀를 닦고 민트가글을 하고



완전 범죄라고 생각했다.



범죄는 아니지만 뭐 완전하다 이런뜻과 뭔가 은밀하다 이런뜻에서.







다음날, 친구가 오는 날이다.



설마하는 마음에 주방문을 열고 내 코를 빼꼼히 내밀었다.



냄새? 난다. ㅠ.ㅠ 심하진 않지만 3개월 동안 김치 냄새에 적응되지 않았던 나



약간 새콤 시큼한 냄새와 함께 상온에 노출된 안쵸비 냄새같은것을 감지했다.



이게 도대체 어디냐? 어디에 밴거냐? 눈물을 뿌리며 행주로 다시 주방을 닦는데



싱크.



어제 김치 국물을 싱크에 버린것이 화근.



아아악. 나는 정말 몰랐소, 어찌할 것인가.



케틀에 끓인 물을 계속 부어댔다.



그런다고 냄새가 가시진 않았다. -.-



친구가 올 시간은 다가오고 난 밑빠진 독에 물붓 듯이 계속 뜨거운 물을 부어대고



그러다가 토일렛 젤을 발견했다. 화장실 변기 청소용 액체.



막힌 싱크도 뚫어준단다.



부었다. 5분을 놔두라는 말에 잠시후 돌아왔는데,



아아악 이게 부분적으로 싱크 색깔을 바꿔놓았다.



반짝반짝 빛이 나는것은 좋은데 왜 얼룩덜룩이냔 말이다. ㅜ.ㅜ



눈물이 났다. 서러워서 였을까? 쫓겨날 까봐 였을까?



김치 그거하나 먹는게 어떻다고 이렇게 드라마를 벌이게 만들어 놓는 이나라.



잉글런드 썩스!







내방으로 돌아와 넋을 놓고 앉아있다가 이왕 이렇게 된거 싱크 전체의 색깔을 바꾸자 하는 마음에



또 깨끗한것이 더 좋지 않느냐는 말을 스스로 위안삼으며 친구올 때까지 열심히 청소했다.





결국. 싱크는 한색깔로 거울처럼 빛나고 있고



이제 냄새는 나지 않는다고 믿고, 깨끗한 주방은 모 친구야 널위해 청소했어.



너가 돌아왔을때 집이 깨끗하면 좋잖아. 이렇게 멘트도 준비하며 방긋 웃다가.





아... 주방만 청소해놓으면 이상하잖아? 씨.... 이런 -.-



다이닝 룸, 리셉션 룸을 그대로 두기엔 주방이 너무 깨끗하다. -.-





2시간을 걸려 청소 후에 청소기를 있던 자리에 놓자마자 친구들이 왔다.



그 친구들 나한테 껴안으며 고맙다고 몇번을 그랬는데 혹시나 김치 냄새가 입안에 아직도 뱄을까봐



말도 잘 못하던 기억. 순수하고 마냥 어리던 그 때.











3년 후 지금.



다른집에 살고 있고 지금 이아이들은 나의 특별한 레시피, 참치 김치 볶음 밥을 잘먹는다.



얘들아, 우리 김치 같이 먹고 같이 냄새나자.



난 뿌듯하다. ^-^


I know where to go
ㅎㅎ와우 이 글 맛이 차가운 김치 국물에 말아 먹는 국수 같아요. 나도 내일 속이 쓰리도록 김치 퍼먹어 야지. 볶음밥도 해서 배두드리며 뿌듯이 먹고... 아아, 지금 당장 뭐라도 해 먹어야겠다.
런던 여름
김치를 랩에싸서 버리다니... 허걱... 여는 김치 살곳이없어서 못 사먹는데.. ㅋ 맞아요.. 영국애들 김치냄새에 대략 기절... 그렇지만 한번 맛들이면 헤어나기 힘들걸... 아 난 김치 안 먹고 산 것이 벌써 얼마야...살아있는게 신기하다.. 에효..
우슬초
그 때는 제 간이 너무 조막만해서 도저히 냉장고에 보관하지는 못했어요. 밀봉을 하든 뭘하든 냄새나거든요, 냉장고에서. 저도 눈물 뿌리면서 버린 김치랍니다. 너무 무안주시지는 마세요. ^-^
런던 여름
아아아니에요 무슨 무안을 줘요 ㅋㅋ 걍 김치가 먹고싶어서 그래요 ㅋㅋ
빙글뱅글
ㅎㅎ.. 글에서 정겨운 신김치 냄새가 솔솔나는거 같네요.. ^^
봄날의 곰
정말 김치같은 글이에요~ 이런 비슷한 경험 있는뎅... 후훗- 그때는 정말 초난감이었지만... 지금은 그냥 한편의코미디라고나 할까요... 시트콤처럼 사는 건 저뿐만이 아니었군요! ㅎㅎㅎ
우슬초
그러게요. 김치가 맛있긴 한데 가끔 사람 초라하게 만든다는 -.- 그놈의 냄새 때문에. ㅋ 시트콤 처럼 산다라......... 가끔 하늘을 쳐다보면서 "하나님, 유머감각은 ㅋㄷ" 라고 할정도죠. ㅎ
시간통조림
아 또 외람된 얘기지만.. 제가 들은 얘긴데.. 누가 마른오징어 구워먹는데 막 영국경찰이 들이닥쳤대요 집으로.. 그러면서 경찰들이 니네 옆집에서 시체 굽는 냄새가 난다고 신고했다고 확인하러 왔다고 그랬대요,, ㅋㅋㅋ
몽블랑
저도 그 얘기들었는데 그때 이의를 제기했었죠. 그럼 그 신고자는 전에 시체굽는 냄새를 맡아본적이 있다는거 아냐? ㅡ.ㅡ;
몽블랑
근데 시간통조림님의 돼지네요? ㅋㅋㅋ
시간통조림
전 찍자님이 돼지로 분류했네요.. ㅋㅋ.. 돼지띠라서 그런가...? (열혈당원_-_) 냄새가 얼마나 이상했으면 시체굽는다고까지 그럴까.
우슬초
이 이야기 덕분에 오랫만에 박장대소. Thanks ;-)
Jenniferstory-.
ㅍㅎㅎㅎ화장장 냄새 난다는 소리 들은 기억이 있어요.. 2차세계대전때 화장을 넘 많이 해서 나이드신 분들은 그 냄새 맡으실줄 아신다고 하시더라구요..ㅋㅋ오징어는 방에서 다리미로 구워먹읍시다-.ㅠ;;;전 애들 집에 다 가면 밀봉한 김치 꺼내서 잘 먹는데.. 밀봉하면 냄새 안 나던데요^^;특수한 통이 있어야함.. 그러나 ㄱ끔은 내가 먹어 놓고도 그 냄새에 기절..;;ㅋㅋ ㅠㅠ
우슬초
아! 그 밀봉하는 통 어디서 사나요?
시간통조림
밀봉하는 통은 큰 테스코나 아스다에 잘 둘러보시면 거진 다 팝니다. ^^
몽블랑
김치 여전히 어려운 문제에요.그래서 속편하게 한국인과 산다는 저의 친구들.먹는거에서 스트레스받는게 영어에서 스트레스 받는거 보다 크다는...일단먹고보자주의자들! 이들모두는 정말 맛난 치즈케? 아껴먹다가 혹시라도 케?위에 곰팡이가 펴도 대충 제거하고 먹는 종족이랍니다 ㅡ.ㅡ;
chloe~
아김치....안먹은지 넘 오래?는데....아....김...치....ㅠㅜ
Tommy
후아.... 지금의 저같더라도 님처럼 완전 무결하게 정리 해놓을려구 했을듯 ㅠㅠ.. 아 눈치밥 배부르다..
happyhan
첨 영국왔을 때 생각나네요. 김치가 먹고 싶을때 영국수퍼에서 배추 사다가 칼로 겉절이 할때 처럼 길게 툭툭 잘라서 거기에 고추가루, 설탕, 식초, 간장 약간, 소금을 넣어서 새콤달콤 매콤 그런식으로 먹었어요. 샐러드처럼요. 마늘이 들어가지 않아도 맛있더라구요. 고추가루는 영국애들 쓰는 허브코너에 있는걸로 쓰고 ..그럼 정식 김치는 아니라도 먹을만 했어요.
우슬초
Awesome! Brilliant! 저도 한번 그렇게 해먹어봐야 겠어요. 그런데요. Cayenne pepper 쓰세요? 이것이 한국 고추가루랑 가장 비슷한것 같던데.. 다른것은 향식료 냄새가 너무 심해서 음식맛을 버려요. 에이취! >.< 양념 어떻게 만드는지 가르쳐 주세요. 제발요! 그런데 한가지는 저도 방금 담근 김치 정말 좋아하지만 가끔은 약간 익은 새콤한 김치가 그립다는.. 그럴때는 울집 가든 땅을파고 꽃병에 김치넣고 접시로 덮어서 묻어놔야 하나요? 그럼 집안에서는 냄새 안날텐데 ㅋ
추천0 비추천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Sponsors
  • -
  • -
  • -
  • -
  •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2,250건 106 페이지
영국일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50 ICS Sinn 이름으로 검색 2462 0 10-03
149 Chloe★ 이름으로 검색 2910 0 10-03
148 ♡경♡ 이름으로 검색 2675 0 10-03
147 런던 여름 이름으로 검색 2822 0 10-03
146 카가 이름으로 검색 2991 0 10-03
145 몽블랑 이름으로 검색 3131 0 10-03
144 스카뽀록 이름으로 검색 2493 0 10-03
143 맨드라미~* 이름으로 검색 3222 0 10-03
142 휴휴휴 이름으로 검색 3327 0 10-03
141 jen84 이름으로 검색 3170 0 10-03
140 시간통조림 이름으로 검색 2806 0 10-03
139 런던일세 이름으로 검색 3183 0 10-03
138 런던 여름 이름으로 검색 2946 0 10-03
137 라이오니스 이름으로 검색 3312 0 10-03
136 Tommy 이름으로 검색 3234 0 10-03
135 시간통조림 이름으로 검색 4144 0 10-03
134 몽블랑 이름으로 검색 3827 0 10-03
133 런던 여름 이름으로 검색 3208 0 10-03
열람중 우슬초 이름으로 검색 4305 0 10-03
131 얼음Eod 이름으로 검색 3053 0 10-03
게시물 검색
내가 쓴 글 보기
영국이야기
공지사항
이런저런이야기
영국일기
자기소개,같이가기
영국사진앨범
영사 사진전 수상작
요리/맛집/여행
영사칼럼
영사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