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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양심의 가격은 얼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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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금,여기 이름으로 검색  (220.♡.249.213) 댓글 0건 조회 1,971회 작성일 10-10-0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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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많은 분들처럼 저도 한국에서 여러가지 일로 돈을 모아서 런던에 왔습니다.


나름 열심히 모았건만, 런던의 물가는 정말 공포 그 자체일 때가 많아서


저 역시 생활과 생활비의 압박을 실컷 느끼고 있습니다.(차 타고 다니는 학생들은 도대체 누굴까요?)





이틀 전 우연히 거리를 걷다가 핸드폰을 주웠습니다. 뭐 한국이었으면 쓸데도 마땅히 없고,


암시장에 내다 파는 과정이 귀찮아서라도 주인을 찾아주겠다는 생각을 쉽게 했을텐데..


부끄럽게도 저는 핸드폰을 들고 망설였습니다.





"내가 쓰는 것보다는 살짝 좋은거잖아? 내가 이걸 쓸까? 아니면 심카드만 빼서 팔까?"





여러가지 자질구레한, 하지만 꽤나 구차하고 매력적인 방법들이 떠오르더군요.


생활의 압박 때문이라고 변명하기엔 너무 구차한가요?ㅎㅎ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





"만약 내가 이걸 판다면, 그 가격이 내 양심의 가격이겠구나.."





뭐 팔아도 상관없었겠지만, 왠지 이 가격에 제 양심을 팔기에는 좀 아까운 생각이ㅎ


결국 통화 목록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해서 제가 핸드폰을 주웠으니 주인에게 이야기를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 사람들이 잘 전해주었는지 곧 전화가 오더군요. 아마도 내일 정도에 만나서


돌려주게 되겠지요ㅎㅎ





별 것 아닌 일이었지만, 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만약에 이 물건이 좀 더 비싼 것이었다면? 100파운드 지폐가 든 지갑이었다면?





사실 제 양심은 그리 비싸지 않은지도 모르겠습니다.








onlyformomo
견물생심이라구,,, 님처럼 시험에 빠지는 분들 많을꺼예요... 더군다나,,,님들이 벌어서왔건,,, 부모님께서 서포트를 하던,,, 영국은 물가 비싼 나라임에는 틀림없으니깐요...;;; 님이 이런 글을 올려서 문뜩 떠오르는 옛일이 생각나네요...^^;;; 또 장황하게 답글을...^^;;; 답글 등록 2개는 너끈히 될듯...^^ 대학생때였는데,,, 친구집에 놀러가는 길였더랬습니다. 그때는 핸펀이 없구,,,삐삐였습니다. 집앞쪽에 갔을때 친구에게 전화를 하려구 공중전화 박스에 들갔습니다. 헉~~~ 전화 위에 두툼한 남성용 가죽지갑... 하늘에서 점지해준 인연을 만나것 마냥 심장이 쿵쾅거렸습니다.
onlyformomo
친구랑 통화하면서 지갑 주웠다구 호들갑 떨구,,, 암튼,,, 통화 끝날때까지,,, 암도 안오더군요... 두툼해서 더 떨렸다는...^^;;; 사실 갖고 싶었습니다. 친구랑 상의후에 반띵할 생각도 있었구요... 아,,, 털난 내 양심...^^;;; 그런데,,, 친구 나올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그 너른 아파트 단지 하늘에서 제 앞에 쵸코파이 박스가 하나 덜컹 떨어지는것이었습니다. 깜딱 놀랐죠... 하늘님이 보고계시는것 처럼,,, 마구마구 챙피하고 죄스럽구... 쵸코파이 안들어있는 빈 박스였는데,,, 최후의 심판같이 무서웠더랬죠... 결국 주인 찾아줬습니다.;;; 한국원자력연구소 다니는 무슨 박사였는데, 부인이랑 같이 왔었거든요...
onlyformomo
지갑에 수표도 좀 있었구,,, 현금은 좀 많이 있었구,,, 그 부인 되시는 분께서 이리저리 체크를 하시더군요... 제 앞에서,,,^^;;; 민망하게스리...^^;;; 사실,,, 연락처라곤 하나도 안 들어있는 지갑여서, 주민등록증에 나와있는 동사무소에 전화했는데,,, 연락처는 개인보호차원에서 안된다라구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 삐삐번호 갈켜줬죠... 그렇게 찾아줬건만,,, 제 앞에서 이리지리 지갑안을 검사할게 뭐람...췌... 암튼,,, 찾아주고 나서 후회막급였죠...^^ 머 그래도 그날밤 다리뻗구 잘 잘수 있는 평안함을 누렸지만서두...^^ 암튼,,, 님 죄지은 사람은 다리 못뻗구 자요...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아름다운 우리가 되자구요^^
fudge
그분은 예의가 없으신듯..-.-;;
지금,여기
아우.. 저라면 아마도 안 돌려주었을 것 같기도 하고 막ㅋㅋ 그래도 읽는 제가 기분좋아지는 경험이네요. 저도 비슷한 선택을 할 수 있기를! 그리고 그분은 정말 좀 예의가 없으시네; 10%의 수수료를 청구하시지 그러셨어요ㅋㅋ
onlyformomo
그럴껄그랬어요... 10% 주는거라던데... 암튼,,, 착한짓거릴한게죠.;.흠...
onlyformomo
님글보다 제글이 더 길다... 이를 어쩔까나..ㅋㅋ
지금,여기
ㅎㅎ 어쩌실겁니까! 전 좋습니다만ㅎㅎ
fudge
원래 자기께 아닌걸 탐내다보면 나중에 안좋은일이 생길때 그때일이 생각나면서...벌받는가보다..라는 기분을 지울수 없을꺼 같아요. 그냥 뭐든 자기 형편에 맞게 없으면 없는데로 있으면 배풀면서. 뭐 말이 쉽지 직접 하긴 그리 쉽지않다는걸 알고있지만요 ㅎㅎ 제 양심의 가격은 요즘 한창 물올라서 비쌈..ㅋㅋㅋ
지금,여기
크하하ㅋㅋㅋ 양심에도 물이 오르는군요! 한창 물올랐다는 표현이 너무 웃겨요ㅋㅋ 하지만 하신 말은 정말 정답이신듯. 저렇게 지내고 싶습니다.
시간통조림
저도 예전에 공중전화박스 위에서 동전으로 묵~직한 노란 레모나 통을 발견했었죠.. 그때가 제가 초등학교 한 2학년 정도.. 어린 나이에... 순수한 마음에... 그냥 꿀꺽했습니다..-_-;; ㅋㅋ.. 제 양심은 레모나 통만한가 봅니다 ㅠㅠ 그땐 땡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저도 이제 뭔가 주으면 꼭 주인 돌려줄게요 ^^;;; 양심 크기 좀 늘려야겠음.
Lena82
레모나통.하핫. 정감 오는데요~
지금,여기
ㅋㅋ 레모나통. 사실 완전 빡센 지갑보다 그런데에서 더 욕심을 느낄수도? 그래도 저보다는 양심이 크신것 같으네요^^
류키
좋은일 하셨습니다 ^-^ 저도 물건을 많이 잃어버리는 편이라서(하지만 한번도 도로 찾은 적이 없었다는..으흑흑) 주운 물건 돌려주시는 분들 얘기를 들으면 너무 좋아 보입니다. 나중에 몇배로 좋은 일들이 지금여기님께 생길거에요~ ^-^
지금,여기
감사합니다. 왠지 이런 응원 들으니 부끄럽지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행님아~♡
ㅋㅋㅋ모모님 댓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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