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인종차별 > 영국일기

오늘 간만에 날씨가 참 좋았다.

집근처 작은 공원 매일 앉아 쉬었다 가는 벤치에서 오늘도 쉬었다 간다.

한참 쉬는데 무언가가 내앞에 퍽~! 하고 떨어진다 사과같은 나무 열매다.

낙과 인가 하고 하늘은 보았지만 내 위엔 나무 흔적도 없다.

그후로 두세번 또 같은 사과만한 열매가 퍽퍽~! 하며 내 앞에 떨어진다.

이제야 자세히 보니 너댓명의 중고생 만한 학생들이 내 주위를 얼쩡 거린다..

차마 내앞에선 못던지고 내 뒤에선 던지나 보다

그후로 몇번 목적지도 못찾은

죄없는 열매들이 내 앞 땅에 곤두박질 친다.

"고만해라~" 라는 말을 들었는지 들은 척 한지

이제 슬슬 내주위에 모여들기 시작한다. 뭔가 작당을 한다

가까운 곳에 경찰서가 있긴 하지만 그냥 자리를 뜨는게 상책이라 생각 한다.

사정거리에 벗어나기 전까지 내 주위에 계속 열매들이 날아 다닌다.

한발만 맞으면 신고 하리라 주머니속 전화기를 꼭 붙들고 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다들 빗겨 간다.

그려러니 집에와서 메일 확인하니 그저께 본 오디션은 unsuccessful 이란다.

그리고 저녁에 간만에 전화온 내친구의 부러운 듯 "살만하니?" 라는 물음에

아주 좋다고 대답한다..

나는 괜찮지만

어린 친구들이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