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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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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런던 여름 이름으로 검색  (220.♡.249.213) 댓글 0건 조회 2,018회 작성일 10-10-03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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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가정부 되다......



바닥을 치는 은행잔고... 배고픔...목마름... 엄마아빠께 죄송스러움... 첫사랑 상처 잊으려면 몸을 움직이라는 충고.......



방값 밀리고 냉장고가 텅텅 비어갈 무렵 우체국 앞을 지나가다가 보게 된 이쁘고 유능한 보모 구함 광고....



솔직히 이쁘고는 아니었고 유능한은 맞았는데...



솔직히 나는 이쁘기만 하지 유능하지는 않았다...



전화를 했고, 장장 집주인과 집주인의 부군 그리고 그 아드님이 모두 참석한 자리에서 인터뷰를 봤지..



그날 세수도 안하고 갔는데 미스코리아 표 눈웃음 몇방 발사하고 이런 저런 필살기 스튜어디스 표 친절, 여자 축구선수 버금가는 건강한 체력... 이렇게 저렇게 모든 힘과 정성 다해 어필하는 뭐 좀 있는 척...



이너뷰가 퍽...유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을 때쯤... 옆을 지나가는 고냥이들,


때마침 늘어놓은 고냥이 사랑... 고냥이 찬양...


오락기 점수 올라가듯이 두서너다섯점 쯤 추가...



그리고 적절한 공통점을 찾아내서 멋진 마무리... 다시한번 미스코리아 웃음으로 또 스튜어디스 모션으로 인사하고 돌아서면서 날렵한 작별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래서 합격을 했지....



집이.... 영국여왕이 산다는 궁전과도 같다... 너무나 크며 너무나 깨끗하다...


집주인은 아네트 베닝처럼 생긴 멋진 마나님....



그녀는 내게 말했지..


'여름...? 기본적으로는 보모라지만, 우리 아드님은 보모질이 필요하지 않은 숙성한 소년이에요.'


옆에있던 아드님이 거들기를


'물론이야, 난 누님의 보모질은 필요하지 않아, 알아서 등하교 하며 알아서 공부하고 놀아. 후훗.'



거짓말이 아니라 저뒤의 후훗...


소년은 지금 10대중반 그런데 퍽 정말 퍽 잘 생긴데다 부티가... 뚝뚝 떨어지는


머리한번 뒤로 넘길때마다 금가루가 떨어지는 것 같은... 정말 후훗..하며 웃는다.



그래서 나는


'아하, 그럼 저 도련님을 위해서 뭐 할 것은 없겠나요?'


마나님은


'없어.. 하지만?'



하지만 약간의 아주 가벼운 하우스 페이 있는데 꺼리지는 않겠지?



분명히 그녀는 이렇게 말했었다. 약간의 하우스페...왜냐면 우리에게는 청소부가 따로 있거든.........................



그녀는 나를 데리고 궁전 곳곳을 보여주며 약간의 하우스페을 가르쳐주었다.



'정말 쉬워, 아무것도 아니야. 자 우선 우리 안방 욕실은 우리가 매일 매일 쓰니까 샤워실 좀 청소해주고, 그다음 변기좀 닦아주고 그다음 욕조좀 아 우리는 욕조를 잘 안써 그러니까뭐 별로, 아 그리고 바닥좀 아 그리고 세면대좀 치우고 그것만 하면 되. 자 그다음 테이블 먼지만 닦아내면 되, 아 그다음에 청소기만 좀 돌리면 돼. 침구에 붙은 먼지 같은 것좀 털어내는 것만 하면돼. 계단 좀 치우면 되고 아 그리고 그림들 좀 닦아주기만 하면돼. 아 그리고 불켜는 스위치 여기 지문같은 거 좀 닦아주면돼. 아 그리고 문손잡이좀 닦기만 하면 돼. 그다음 우리 아들내미 방 청소기좀 돌려주면 돼구 의자에 뭐 묻었나보고 닦아주기만 하면돼. 거실 소파 뭐 좀 먼지 털어내고 뒤집어봐서 뭐 먼지 좀 털어낸다음 청소만 해주면 돼 쉬워. 테이블 의자 닦아주기만 하면 돼, 청소기만 돌리면 돼. 그다음 부엌 테이블 잘 닦아주기만 하면돼, 바닥? 물걸레로 좀 닦아주기만 하면돼. 정말 쉬워 그지? 식기건조기에서 그릇들 꺼내 정리만 하면되구 빨래건조대에 빨래 걷어서 접어주기만 하면 되, 다림질 거리들은 잘 다려주기만 하면 돼, 뭐 가끔 필요하면 침대커버만 갈아주면 돼. 별로 할 게 없어 우리집은..'



그런데....................



여러가지 청소도구를 챙겨주며 그녀가 남긴 깜딱 놀랐던 말 '저기 보모씨, 우리집은 변기 닦는 솔을 안쓴단다, 그러니까 고무장갑을 끼고 그냥 닦으면 돼요. 수세미로다가...'



오..마이..갓..



그녀는 말했지. 변기솔같은 그런 비위생적인....뭐 그런 것은 집에 두지 않는다구... 헐... 대리석으로 만든 것 같은 욕실에는..휴지통도 없었다.



난 죽어도 정말 때려죽여도 수세미로 고무장갑 끼고 변기 속을 닦을 수는 없어... 대한독립도 만세구.... 이명박 아웃이듯이 난 못해 못해 못해....



집에 걸린 거울들만 닦는대도 손에 힘이 풀릴 정도였다. 욕실 청소.... 닦고 또 닦고.. 세면대며 욕조며 너무너무 더러웠다. 클리너가 뭐하는 애야 정말 꿍시렁거리면서 청소를 했다. 단한 순간도 앉을 틈이 없었다....



무슨 일을 하면 이런 집에서 살수있지...? 저렇게 젊은 여자가.... 청소부에 보모에....


그런 생각을 하면서... 티비를 닦다보니 lg이길래 또 나름 좀 썩소를 지어주면서....


부자래도 우리나라 물건 쓰잖아 크크 하면서.....



내 몸 보다 더 크고 무거운 청소기를 낑낑거리면서 들고 내려와 소파를 보니 고냥이 헤어가 한가득... 그런데 피둥피둥 살찐 고냥이가 청소하는 나를 약올리면서 이리갔다 저리갔다... 한국말로 시비좀 걸어주고... 고냥이가 나보다 더 살이 보기 통통 올랐더라.... 고냥이가 나보다 좋은 집에 살고있다 크크



마나님이 욕실로 점검차 올라가신 뒤 나는 전자렌지 오븐 그것을 닦고있었다. 베이비 오일로다가 닦아주는 거라 그러더라... 참 몸에 쳐바를 오일도 없는데.... 무슨 .....이런 생각을 하며 겉으로는 방실방실 웃는 가증스러운 가정부가 되었다.



마나님이 부르신다.... 세면대와 욕실 벽이 이어지는 이음새를 손가락으로 쓱 문지르더니... 먼지가 있다...그러신다....


열번도 더 닦은 세면대의 물나오는 탭.... ㅠㅠ 안 닦여졌다 그러신다.....


욕조 표면을 손으로 다 쓸어본뒤.... 뭔가 손에 먼지같은 거가 느껴진다그러신다....


수세미 라지에이터에 걸어놨다구... 이런 더러운 수세미를 라지에이타에 걸어놓는 거 정말 싫엇! 하신다...



연신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반복한다음....


베드룸 테이블을 손으로 다 문질러보고 뭔가 완전히 부드럽지 않다구.... ㅠㅠ


테이블하구.... 뭐 밤마다 스킨쉽을 하셔야 하는 것일까? 먼지가 하나도 없이 닦았는데.... 그보다 더 테이블 표면이 부드러워야 하는 이유는.....몰까...



빗자루질을 한다음 부엌조리대를 닦아달라구.....


개미들이 걸어가다가 미끄려져서 다 김연아 개미 되서 서로 헤딩하게 생겼는데...


뭘..... 왜..... 더.... 닦어....................



그렇지만 또 닦았다..



마나님에게 행복을 주지 못한 나의 보모일....그렇지만 나는 정말 태어나 그렇게 열심히 청소해보기 처음이다.


온몸에 다 알이 백였다... 청소하다 다쳐서 어깨 팔이 움직일때마다 아프다...


마나님은 이거저거 지적하신다음......................


처음이니까 그랬지만 앞으로는 프로패셔널하게 해주어야 한다 하셨다.



난............... 그림틀의 윗면이며 손잡이 전기 스위치의 지문까지 닦아야 한다 이해되지는 않았어. 하지만 이해되는 척 했다.


그렇게 청결과 정돈이 중요하다면 어떻게 남에게 그 유리궁전을 닦으라 맡길수있는지 모르겠어.



청소도구도 이것을 어디에 썼니 저것은 어디에 썼니 하고 물어보셔서...


솔직히 보니까 내가 여러가지 제품이 많아서 좀 헷갈리게 잘못 사용한 것도 있었지만... 그냥 맞게 썼다고 말했다.



그래서 세면대 탭이 제대로 안 닦였나....?



일을 마친다음 내가 말했다.


'저기 제가 일을 맘에 들게 못했나요? 그럼 일당 받지 말까요?'


마나님은 처음에는 '아니야 받아야지' 하시다가 '그럼 반만 주는 걸로 할까' 로 바꾸시더라....


ㅠㅠ 결국에는 다 받았지만...


어떻게 반만...주겠다는 말을....



남의 돈 먹는게 쉬운일이 아니라구 그러지만....


난 살다살다 그렇게 크고 좋은 집은 첨봤구.. 청소도 처음 해봤다.



그냥 클리너라 그러지..............


왜 보모라 그랬어..........


우리 교수님이 보증을 해줬다.... 마나님이 교수님에게 어린이를 가르친 경험이 있나 물어봤다....


교수님에게 그런 것은 왜 물어보셨을까...


클리너가 매주 딥 대청소를 해주지만 마나님은 나의 라이트한 하우스페이 필요하다 하셨다. 참 너무 라이트해서.......미치겠더라...



오늘, 아침에 학교에 가서.................


내 사랑 뚱땡이를 만났다.


점심시간 나는 마나님 댁으로 청소를 하르 가구....


뚱땡이도 어딘가로 가고 있었다.


뚱땡이는............ 차갑게 나를 쳐다봤구...



나는 뚱땡이에게 잘 다녀와 라고 어색하게 말했다.


어디 가냐구?


뚱땡이는 그의 여친과 10박 11일 유럽 여행을 떠났다.................



'그래, 고맙다.' 뚱땡이가 모래섞인 밥을 씹는 것 같이 대꾸한다음...


나는 보름달 눈을 반달모양으로 애써 만들어서 짝퉁 이효리같은 웃음을 지어보인다음...


여행가방을 들고 행복한 인사를 영국인들사이에서 나누는 내 사랑 뚱땡이를 뒤로 하고 청소를 하러 마나님댁에 갔던 것이다.



욕조랑 세면대랑... 거울들이랑 닦으면서............


여친과 비행기에 있을 내가 사랑하는 친구를 생각했다.



사랑하는 내 친구, 즐겁게 여행했으면 좋겠다.


'내 걱정하지 말아, 나 너 좋아하지 않으니까, 다시 친구처럼 지낼 수 있으면 좋겠는데.. 우리 너무 오래 서로 미워하는 중이잖아. 내가 미안했어 그만화풀면 안되겠어?' 라는 쪽지를 써서 줄까말까 고민했는데 주지 않았다.



지금 싸고 좁고 더러운 내 방 내집에 돌아와서....


벽이며 문이며 먼지? 하 우습지... 온갖 낡고 지저분한 벽이며 문이며 손잡이? 하 웃기지... 화장실? 하하 거울? 크크... 싱크? 아놔..... 바닥? 크크... 세면대와 벽 이음새? 헐.....



우리집에 마나님은 아마 일초도 살지 못할 거야... 우리집에 와보면 오는 순간 기절할지도 몰라...


나는 돈을 절약하기 위해 영국에서 아마 가장 싼 집으로 이사를 왔다...


그렇게 털에서 빛이 반사되는 페르샤 고양이같은 것은없지만 쥐섀끼를 기냥 뱃속에 수시 입주 시킨다는 도둑고양이들은 길거리에서 썬텐도 하고 뭐 반상회도 하고 그러는.... 서민들의 동네에.... 그렇지만 위험하지도 않고 그렇게 더럽지도 않은 그런 그저 평범하고 싼 동네에 가장 싼 집으로............



내가 지금 사는 집은 그집의 한 플로어 만하구..........


내가 지금 사는 방은 그집의 화장실 만하다... 아니 화장실보다 더 작아..



마나님의 집에는 전자드럼이 있구 기타두 있구... 방음 열라 잘된다...


우리집은 옆방 언니 응가하는 소리까지 생중계로 들릴 만큼 오픈 하우스라지..



아직도 너무 궁금하다...왜 전기스위치 지문을 지워야 될까...? 왜..........나무테이블을 비단처럼 닦아야 할까....?


왜 티셔츠와 잠옷도 다려야 할까...?



왜...........내사랑 뚱땡이는 내 이효리 웃음에 웃음으로 대답해주지 않았을까...?



사랑은 멀고 얼음처럼 차가우며 딱딱하고....


몸은 지쳤는데, 샤워할 기운이없다...



나 신데렐라 된건가?


콩쥐?



악역은 없는데, 왜 나혼자 착한 주인공 되어서 이렇게 지치고 서글픈건지 모르겠어.


집이 너무 커서.............. 오르락 내리락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왠만한 짐 런닝머신 타는 것보다 더 낫더라..



언젠가


뚱땡이와 그의 여친이 함께 살면서 보모 및 가정부를 구함...이라는 공고를 내서


그 공고를 보고 찾아간 여름이 미스코리아 +스튜어디스 미소 지으면서 문열리기를 기다리는데...


뚱땡이와 그의 그녀가 거기 서서 나를 보며 황당해 하는........


그래서 결국 보모가 되어서... 친구랑 눈이 맞는... 크크


그런 말같지도 않은 상상을 잠깐 했지...


거울 닦는게 너무 힘들어서..



몇푼 받은 이 돈.... 어쩔줄을 모르겠다...


쌀도 못사겠구.... 물도 못사겠다....


자꾸 너무 그립고 자꾸 너무 외롭다....



신데렐라... 콩쥐...


공통점은 모두 해피엔딩이었다는 거.....



근데 신데렐라의 쥐섀끼들이나 콩쥐의 두꺼비처럼...


나는 누가 도와주지? 굼벵이?




Loveis박하향
-ㅁ -;; 힘내세요
런던 여름
네 ㅋㅋ
thinkaboutyou
여름.. 좀 쉬운 알바찾지 그랬어...너무 체력적으로 고되지 않니? 몸도 아프다면서...아무튼 먹을거 잘 챙겨먹고 기운내. 콩쥐가 결국 마나님 되잖아. 마나님 될 그 순간을 기다리자구 화이팅~!! 연락해라..
런던 여름
콩쥐가 마나님 되는 그순간 언니한테 젤 먼저 쏘겠어요.. 언니 폰번 잃어버렸어요.
tjsals
런던여름님에 팬이?어요 글도 잼있게 쓰네요 한편으론 가엽다 암튼 힘내시고요~~ 화이3~~
런던 여름
아 저 완전 가여워요 ㅋㅋ
고양이 혀
힘내세요~ ;;;
런던 여름

suee
정말 흔치않은 경험하시네요ㅎ 궁전에서의 청소라.. 마나님 말씀대로 라이트했음 좋았으련만... ^^; 몸상하시겠다 싶음 다른일 알아보세요... 건강이 최고입니다.
런던 여름
흔치않은 경험하구있죠 진짜 ㅋ
불의전차
여름님같이 재치있고 열정적인 분이 그런 일을 하신다니 아깝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네요. 경험이라 생각하고 좀 하시다가 조만간 더 좋은 일 찾으시길 바래요.
런던 여름

물81
힘내세요!! 잘될꺼얍~~!!^^
런던 여름

soopk
굉장히 고될텐데,,,,,,,, 가진자의 우선 조건은 위선인가봐요, 크리너 구하면서 나니 구한다고 하는거 보면
런던 여름
그러니까요 그냥 말을 하지쪼옴
니퍼
몸을 움직이면 어느정도는 괜찮다.. 폐인생활은 빠져들면 나오기 정말 힘듬.. 하나님이 너 얼렁 기운차리라고 라이트한 하우스웍을 좀 주셨구나.. 나는 그정도로까지 힘들진 않지만 계속 날 일년내내 바쁘게 만들고 있는중.. 너무 바빴는지 그동안 만난 좋은남자들도 다 떠나갈 ?까지-_-;;
런던 여름
흠.............. 좋은남자들을 꽤 많이 비축해두셨었는가봐요> ㅋㅋ 니퍼........ㅋㅋ
니퍼
낄낄아니내다음계정이해킹당했나? 내가쓴글마져? 써노코보니 왜이러케웃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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