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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처음겪은 황당무계한 사건의 진술서(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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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헝크 이름으로 검색  (220.♡.249.213) 댓글 0건 조회 2,354회 작성일 10-10-0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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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요일에다 오프라 간만에 장을 보러 막스앤스펜서에 갔습니다.





하루에 두끼를 칸틴에서 먹다보니 집에선 잘 안먹게되고 결국 뭘사도





집에서 썩어나가는 경우가 많아서 간단한거 아님 잘 안사거든요.





이젠 요리도 안한지 오래되어서





집에 식자재가 없습니다. 심지어 고추장이나 식용유조차도요 ㅡ.ㅡ





원래는 테스코나 세인즈버리를 자주 갑니다만





오늘은 날도 춥고해서 집에서 가까운데 가기로 했죠.





내사랑 포인트도 과감히 포기하구요.





정문을 들어서니 젤 처음 눈에 뛴건 역시 시식코너 ㅋㅋㅋ





잽싸게 달려가 큐에 붙어서리 이건 뭘주는 줄인가 살폈습니다(전 언제나 일단 붙고나서 확인함).





쵸콜릿이었습니다(앗싸!)





슬슬 줄이 줄어드는 동안 전 살피죠.





어느놈이 실한가.





그리고 찾았습니다 화이트 쵸컬릿이 마구 쌓인 구석 맨밑에 커다란 다크쵸콜릿.





그래 오늘 난 저놈을 먹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오호 그넘 참 먹음직스럽게 생겼구나 ㅎㅎㅎ





헤이 끕! 오늘 넌 나랑 하나가 되어야 할 운명이구나. 거부하지말고 그냥 받아들여라.





원래 인생이란게 그런거다. 이렇게 조용히 읊조리면서 다가서던중 한 영국 꼬맹이가 새치기를 한겁니다.





이런 우라질!





아니지 이젠 착하게 살기로 했지. 해서 전 웃으며 양보해줬습니다(물론 제 미소가 금방 그것도 연습없이 만든거라 쩜 괴기스러웠을지도).





그래 얜 꼬맹이잖아. 아직 이세계의 룰을 알기엔 넘 어려 그렇게 제속의 저에게 말했죠.





근데 문제는 이누마가 내가 찜한 그 끕을 찾아낸 겁니다. 악마같은 넘! 넌 분명 나중에 좁쌀영감으로 성장하게 될거다.





결국 전 한번의 자기만족스런 양보로 인해 환상적일것 같던 그 끕을 영국꼬맹이에게 뺏긴거죠.





(( 오늘의 교훈 하나: 애라고 얕봐선 안된다. 내가 정말 무얼 원한다면 그땐 모두가 적인거다 ㅡ.ㅡ ))








암튼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전 쇼핑을 무사히(?) 끝마치고 계산대에 줄섰습니다.





여기서 무사히란 수많은 충동구매를 참은걸 뜻합니다. 어찌나 먹고싶은게 많던지 아주거기서 살고 싶어지죠 ㅠ.ㅠ;





글렌피데스 열다섯살난 넘이 24파운드하질않나 그릴드 킹프론이 바이원겟원하고





심지어 레노 파브릭컨디셔너 뉴프로덕트가 세일을 하더군요. 향도 좋던데 ㅡ.ㅜ;





그러나 나의 리스트엔 없는넘들이라 만지작거리다가 다 내려놨죠.





그리곤 20%세일한다는 뮬드와인(요거 크리스마스때 데워먹는 놈인데 터키랑 크리스마스푸딩이랑 궁합이 딱이죠)만 챙겼습니다.





제가 와인을 좋아하는데 특히 Medoc이랑 Ell이 최고죠(그러나 Medoc은 세인즈버리에만 있기에 그냥 파스)





식빵도 크림치즈도 빈도 우유도 당근도 감자도 삑삑삑소리와 함께 봉다리속으로 쏙!쏙!쏙!





근데 뮬드와인차례에서 멈췄습니다. 마지막 아이템인데. 이 아줌마 절 쭉 훑어보더니 충격적인 말을 하더군요.





너 정말 잘생겼구나 모바일넘버를 내게 말해주지 않으련....





이랬으면 그냥 썩소 한방 날려드리고 전 모바일이 없는뎁쇼 이랬겠지만





이 아줌머닌 더 엄청난걸 요구했다.





아이디.





그게뭐지? 아이비는 내가 좋아하는 가수이름에 울할아부지가 그리 자랑스러워 하시는 학교이름인데





아이디는 뭘 뜻하지? 왓더즈아이디민이라고 되받아쳐야하나이젠





나는 디야 그렇게 말한걸 내가 오해한건가해서 순간 주춤했다.





내가 주춤하자 이아줌마 먼가 한껀한냥 언성높여 아이디 달란다.





나 당연히 없다. 집앞에 수퍼오는데 츄리닝에 로퍼 달랑신고 점퍼하나 뒤짚어쓴게 다인 내가





아이디가 있을리가 없다.





학생증도 운전면허증도 모두모두 내방에 고히 모셔두고 있다. 영국서 사는 동안 누구도 내게 그걸 요구하지 않았으니까





물론 면허증이야 가끔 운전할때 들고 다니지만 것도 요즘은 더 뜸하다.





암튼 난 없다고 대답했고 연이어 난 그게 필요없다고 말했다 아주 당당하게.





"아주머님 보십쇼 절."





"그래 보고있다."





"제가 몇살로 보이십니까?"





"..."





여러분 더이상 말안해도 알겠죠?





네 맞습니다. 결국 전 못샀습니다.





너무너무 황당무계한 얘기라 아무도 안믿을거 같지만 물론 저도 안믿기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입니다.





내평생에 술사려다 fail한건 첨이네 ㅡ.ㅡ;





기분좋아야할 일인건 분명한데 기분 참 묘하네요.





내가 나이값을 못한단 얘긴 엄니께 종종 스카이프를 통해 듣고있지만서도





이렇게 주름(웃을때 생기는 눈가의-순전히 내생각에)값도 못해서 와인한병도 못사고 뺏기다니 참으로 한심하네요.











푸하하하! 암튼 그 아줌마 맘에 들었어!





담엔 얼라에게도 양보말고 다크쵸컬릿큰거 하나 집음 그아줌마랑 노나먹어야징!








(제 얼굴을 아시는 영사 내에 약 150명정도의 회원분들에겐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꾸벅)





헝크
여름아 이제서야 이 오라버니도 네 기분을 알겠구나. 너도 좋았지? 우리동안클럽이나 하나 맹글까?
Londons biggest conversation-LBC
칸틴에서 일하시나요? 저 칸틴옆집에서 일하는데ㅎㅎ정회원아니라 쪽지가 안되네요. 어느지점칸틴에서 일하시나요?? 반가워서 글남겨봅니다~
헝크
요기서 칸틴은 직장내 구내식당을 말하는 겁니다. 뭐 학교나 숍에 있는 것도 다 칸틴이라고 하더군요. 근데 칸틴이란 이름의 가게가 있나 보군요. 외식은 늘 가던데만 가버릇해서 새로운덴 몰라요^^ 암튼 오해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엔샤
제목을 잘못읽고 경찰서 가서 진술서 작성한지 알았답니다.. 읽어가면서 대체 경찰서는 언제가나 계속 그러고보다가 ID부분에서 아 여기서 문제가 생겼나하고 봤는데,,끝내 경찰서는 안가셔서 제목을 다시보니,,제가 제목을 잘못읽었네요..ㅠ,ㅠ
헝크
죄송함다 다음엔 실망시키지 않도록 경찰서 가도록 노력해볼께요 ㅠ.ㅠ; / 근데 일전에 뉴몰동에서의 모임은 즐거우셨나요? 저도 실은 꼽사리 끼어서 뭔가 도움될것좀 주워듣고 싶었지만 커플모임이라고들 하길래 ㅠ.ㅠ;
purplepixie
모리슨슈퍼마켓에서 70대 할아버지한테 아이디 요구 했는데 마침 아이디 증명할게 없어서 결국 술 못샀다고 몇달전에 뉴스나왔는데... ㅋㅋ 그 할아버지가 항의했는데 술살때 무조건 아이디 요구받으면 증명해야한다는 법때문에 항의해도 별 소용이 없었다고 하데요.. 한국슈퍼에서도 어떤 아가씨 아이디 없다고 맥주 계산대에서 아쉽게 맥주만 놔두고 가던데..ㅋ 모두모두 아이디 챙겨가지구 다니세용~
헝크
반년만에 달아주는 리플이 이런식이면 곤란하죠 ㅋㅋㅋ 그러고 보니 동안클럽만들면 회장감이신 purplepixie님 이시군요. 그간 안녕하셨어요? 제가 건강을 되찾고 이제나 저제나 함 찾아뵙는다고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네요. 지송요. 꾸벅! 여전히 아름답고 건강하시죠? / 아참 그할아버지도 찾아서 회원가입신청서 한부 드려랴겠군요^^
purplepixie
벌써 반년이란 시간이 흘렀다니이... 그동안 넘 많은 일들이 있었어서 잠시 잠수타고 있었네요 .남편 직장도 옮기고.. 흐미.. 아줌마의 애정표현 방식의 하나일뿐~ 넘 곤란해하시진 말아요 ㅎㅎ 동안이라뇨ㅡ.ㅡ^ 며칠전 우리집에 사는 아가씨 친구가 놀러와서 걍 인사치래로 "아이고~ 친구분 참 자~알 생기셨네요~ ㅎㅎ"하고 호들갑을 떨어줬더니 하는말.." 제가 원래 아주머니들한테 한인기해요 ^^" 이러~~~언.. 그 후로 그친구는 우리집 출입금지!! ㅎㅎㅎ( 이젠 아줌마티가 화악~나나봐요 ㅜ.ㅜ)
헝크
아이고! 누가 들음 진짠줄 알겠어요 ^^ 근데 왜 그 아가씨 친구분에게 잘 생겼단 아줌마식 표현을 하셨대요. 그냥 속으로만 생각하시지 ㅋㅋㅋ 근데 그 아가씨 혹시 유니마스터에서 일하지 않나요?
purplepixie
아줌마식 표현인지 몰랐음..몇번 안면식도 있던터라..다만! 젊은 미남총각들을 보면 정신을 놓을뿐..ㅡ.ㅜ(역시 속일수 없는 아줌마 본성이ㅋ) 우리 이뿐 유니마스터 아가씨는 한달전에 이사가고 다른 참한 아가씨가 왔어용~ 그나저나 우리 유니마스터 아가씨는 어찌 아신데요?? 헝크님 발넓은건 알았지만 이정도일줄이야. 그나저나 우리 유니마스터 아가씨랑 인도카레먹으러 가야하는데...
헝크
이뿐 아가씨는 이사가고 참한 아가씨가 새로 왔군요^^ 근데 어떻게 알게됐냐면요 두다리만 건너면 다 알게되잖아요 영국선 히히!
thinkaboutyou
전 술살때 아이디 보여주는 맛에 슈퍼 갑니다. 그네들은 우리 나이 어리게 보잖아요..나름,, 아직 먹히는 나이야,,,라고 즐거워하면서,,,아이디 보여달라는 아줌마랑,.,그래 내 아이디보니까 나이랑 안맞아보이지? ㅋㅋ 고마워 아무튼,,,모 이런 멘트 해가며요,,즐기세요.. 한국에서는 절대 못느끼는 느낌이죠 ㅋㅋ
purplepixie
확실히 동양인들이 서양인들에 비하면 많이 어리게 보이긴 하죠.. 30대만 살짝 넘어서도 어머님 아버님같은.. ㅡ.ㅡ;
엔샤
저 어제 화장도 하나도 안하고 쌩얼에.... 아이디도 없이.... 와인2병 사오는데..... 그들은 왜 저에게,,ID요구를 안했을까요?? ㅠ,ㅠ 저 이글읽고 혹시 나한테 ID없다고 안팔면 어뜩하지하고 잠시고민했는데... 기냥 주더군요..-.-
헝크
아직 먹히는 나이야. 요게 트랩이라고 조심하라고 주위 결혼한 동료들이 경고하더군요. 오늘은 한 친구가 이번주 금욜날 자기 와이프친구라도 소개시켜줄테니 크리스마스에 같이 놀러가자고 꼬시더군요. 시민권자와 비시민권자의 만남주선해주니 저보고 와인은 좋은 넘으로 사오라는 팁도 확실히 건네주고 ㅡ.ㅡ; (지 컴 얼었다고 봐준다고 가는건데도 참!) / 엔샤님 동네는 술에 관대한 동네가 아닐런지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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