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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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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샤도우 이름으로 검색  (220.♡.249.213) 댓글 0건 조회 2,253회 작성일 10-10-0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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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추억보다 슬픈 추억이 더 많이 떠오르는 런던..,


그러나 그런 중에서도 잊지못할 낭만적인 추억을 나에게 만들어 준곳.,


이곳이 없었다면 얼마나 삭막했을지..,



주말이면 테니스를 치러 탬즈강변에 있는 캔버리 가든으로 갔었는데


흠뻑 땀을 흘리고 난 뒤 필수 코스로 갔던곳 바로 보터스 펍이 바로 그 곳 이다.,



외로운 런던 생활에서 테니스 다음으로 재즈가 일주일을 버틸 수 있는 힘을 주던 비타민 이었고 활력소 였으니까.,



처음 이곳에 왔을때는


강 건너편 풍광이 마치 소설 허클베리 핀의 무대가 아닌가 착각이 들만큼 이국적인 멋에 홀렸고.,


곰팡이 슬은 빵 조각을 멋지게 날리면 어디서 오는지 순식간에 몰려드는 오리떼와 갈매기떼.,


그리고 유유히 나타나 그녀석들을 장악하는 우아하고 덩치큰 백조들.,


게다가 물밖으로 따라나와 극성스럽게 손에 든 과자까지 탐을 내는 오리들에게 무엇보다 놀랐었다.


그 뿐이랴 석양에 물든 강물을 가르고 유유히 카누를 저어가는 금발의 젊은이들은


마치 그리스 신화에서 튀어나온 사람들 같아서


그것만으로도 한폭의 그림을 보는것 처럼 멋진 광경이었다.



재즈보다 클라식 음악을 더 좋아했던 나는


맨처음 이곳에서 재즈를 들었을 땐 그저 정신 사납게 시끄러운 소음에 불과했는데.,


언제 부터인가...열렬한 팬이 되어있었다.


다른 곳, 다른 장소 였더라면 어쩌면 나는 영원히 재즈의 마법에 빠지지 못했을 지도 모르는데.,


내가 흠뻑 빠질 수 밖에 없는 그곳을 이제 추억해 본다.,


"Feel so good~!"



아쉽고도 아쉽게 이곳을 추억할 좋은 사진모음을 잃어버려서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몇장 남은 것으로 대신 한다.


보터스 펍 앞으로 흐르는 탬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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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온 연주자 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오래된 그들의 팬들이 호기심있게 바라본다.


특이한 것은 펍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치 저녁먹고 동네 한바퀴 마실 나온 것 처럼 편안한 옷차림


임은 물론이고 연주하러 온 연주자들 조차 특별히 옷차림에 신경쓰고 오지 않는다


개인 취향에 따라 멋을 조금 부리고 오는 사람이 있지만 일부러 이곳에 오기위해 차려 입은 건


절대 아닌듯 하고 대부분..청바지나 개중엔 트레이닝 복장까지 있는데.,


옷차림에 연연하지 않을만큼 실력에 자신이 있다는 거라는걸 나중에 그들의 연주 실력을 보고 알았다


너무나 자유스런 복장에 남의 눈치 보지 않는 사람들 그런 자유에서 기가막힌 음악이 나오는 듯


스스로 좋아서 푹 빠져서 연주하는 모습이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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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앉던 자리에 내 테니스 가방이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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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에 카누 교습소가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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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렇게 내가 사랑하는 테니스 코트도 바로 옆에..,


예약 시간이 아직 이르면 앞에 코트옆에 있는 잔디밭에서 발리연습을 하곤 했는데


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가지고 노는(?) 나를 사람들이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이곳에서 렛슨을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도 받았었다...뿌듯~^^*


조그마한 동양 여자를 처음엔 우습게 보다가...야무지게 볼을 치는 모습을 보고 나중엔


모두 호의적이었고 가끔 파트너가 없을 땐 이곳 코치와 즐겁게 난타를 치기도 했던..즐거운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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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코트 바로 옆에 있는 보터스 펍


테니스를 치고 난 뒤 이곳으로 직행.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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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 피크닉을 나왔던 젊은이 중 이 아가씨...


너무 신이 난 나머지 맨발로 춤을 추면서 보터스로 달려가더니 올때는 양손에 맥주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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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고 자전거 하이킹을 하는 사람도 있고 이렇게 보터를 타는 커플도 있고


강을 건너 배를 정박해 두고 보터스 펍으로 오는 사람들도 있다 재즈를 듣기 위해~!


이곳에서 강건너에서 왔다는 브렌다라는 여자를 만나 몸짓 발짓으로 대화를...ㅎㅎ


말이 안되면 어떠랴...만국 공통의 언어 음악이 있는데..,


이렇게 만난 친구가 제법 있다.,


레인즈 파크에서 주말마다 자전거를 타고 오는 짐~! 그의 선한 미소가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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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이 화목해 보이는 가족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따스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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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가 앉아 있는 이 자리는 삼년전 부터 늘 예약석이다.


이 분은 한주일도 빠지지 않고 재즈를 들으러 오는 열렬한 애호가 이신데.,


이분의 일행들도 대단하시다 항상 이 아저씨가 제일 먼저 와서 이렇게 자리를 지킨다.


악기 세팅을 하고 있는 연주자들과 담소도 하고..,


특이한 점은 이분들과 항상 같이 오는 여자들이 부인은 아니고


모두 타이 여자들인데 우찌나....안생겼던지..장난이 아닐 정도인데 취향참..독특하신 분들..,


외국인들이 동양인을 보는 기준은 아무래도 우리랑은 다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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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본격적인 재즈의 천국으로 데려간 장본인


섹스폰 연주자 데릭...이 사람은 단언하는데 재즈의 마술사다!


우두커니 앉아 있는 나에게 다가와 사진기가 뭐냐 어디서 왔냐 등등..


말을 걸어서 당황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기가막힌 연주자


에효~~사인이라도 받아 둘걸.....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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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를 좋아하는 사람은 남녀노소가 없었다.,


데릭이 온다는 걸 알고 일부러 찾아온 재즈 마니아 소년이 데릭과 이런저런 이야길 나눈다


일테면 좋아하는 스타와 대화의 시간을 가지는 것.,


이런 소년들이 참 많이 오는데 나중엔 자리에 앉지도 않고 연주자들 바로 앞 바닥에


털퍼덕 앉아서 음악에 열중해 있는 모습들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곳에 앉아 있는 어른들의 대부분이 이런 소년들이 자란 사람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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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과 베이스 기타 연주자 이날의 음악은 환상이었다.,


이런 날은 크로넨 버그를 세 파인트 까지 마셨다 ^^


음악이 별로인 날은 한잔...보통인 날은 한잔 반...마음에 들면 두잔...더 마음에 들면 뿅~~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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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인상적이시던 이 할아버지.,


몸이 몹씨 좋지 않아서 간병인을 꼭 동반해서 오시는데..


차에서 내려 펍까지 걸어오는 짧은 거리를 아주 느릿느릿 간신히 걸어오시는데


음악이 시작되면 탁자에 손가락으로 피아노도 치고 지휘도 하고 너무 신나 하신다


음미하듯 맥주도 마시면서..


가끔 눈이 마주치면 찡긋 윙크도 날려주시고 멀리서 잔을 들어 건배도 하시고


몇년동안 한번도 빠지지 않았는데 최근에 두번 오시지 않아 혹시 나쁜 일이 생겼나...


많이 걱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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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 사는 조카 손자놈이 따라왔다가 요란한 재즈 음악에 기겁을 하고 귀를 막는다.,


연주하는 내내 귀를 꼭 막고 인상을 쓰고 있다가 하는말.,


"함무니 휘도 어른이 되면 절대로 안 시끄럽지요~?"ㅎㅎ에고 녀석 우찌나 귀엽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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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에 열중인 선그라스를 쓴 앞의 이 남자는 올때 마다 여자 파터너가 바뀌는데...ㅎㅎ


음악 취향만큼은 바뀌지 않는가 보다고 우리끼리 수근수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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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처럼 생긴 플륫 연주자가 온 이날도 감동적인 날이었다.,


앞의 할아버지와 이런저런 몸짓발짓 언어로 대화하다 한잔 사주셔서 이날도 세잔..,


이분...자그마치 삼십년 단골이시라고...뜨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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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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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년전 겨울 드물게 눈이 왔을 때 찍어 둔 강 건너 풍경.,


그때 집이 이 근처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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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과 피부색 따위 아무도 따지지 않고


음악이 그 모든 이질적인 것을 모두 믹서해서 하나로 만들어 주던 그 시간..,


연주가 있는 일요일 저녁은 단 한주도 빠지지 않고 다녔던 곳이다.,


10시 까지도 훤하게 밝은 여름엔 흥분과 열기에 빨갛게 달은 얼굴을 강바람에 시원하게 식히며


강가를 따라 걸어왔던 기억이 무척 감미롭다.,


함께 음악을 들으며 어깨 들썩이던 그 사람들도 이제 그리움으로 남았고.,








onlyformomo
와... 정말 멋진 추억이예요... 샤도우님 저기가 어디예요??? 전 거의 센트럴에서만 돌아다니구 있어요... 요즘에는 템즈강 야경에 품 빠져살아요...^^
샤도우
리치몬드에서 65번 버스를 타고 킹스톤 쪽으로 오다 알바니 파크에서 내려서 강쪽으로 걸어오면 캔버리 가든 쪽 강변에 있습니다...^^ 4년전 부터 우리가족 모두 저곳의 단골이지요..특히 울 아들이..좋아하는..,
쪼아 좋아
우와 멋져요 진짜, ^ ^ 저는 재즈라는 장르를 즐겨듣지 않는데 샤도우님 글을 보니 왠지 정말 멋질것 같고 저도 빠져들것 같네요 ㅎ 저도 런던가면 꼭 가봐야겠어요 ^ ^
beyonce
와 글도 사진도.. 샤도우 님의 추억 너무 멋지네요.. 음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써 마지막 글이 마음에 참 와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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