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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터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놈을 경찰에 알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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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밤 이름으로 검색  (220.♡.249.213) 댓글 0건 조회 3,544회 작성일 10-10-0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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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딘버러에서 어학하고 있는 강밤입니다.


저는 일주일에 이틀 에딘버러의 메인 기차역의 슈퍼(?)에서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오프 라이센스 샵이기도해서 가끔 술 취한 삐리리들 보긴 하는데 뭐 문제가 된적은 없었거든요..


기차역이다 보니 경찰들도 맨날 돌아다니고 CCTV 다 깔려있고 누가 짐만 놓고 사라져도 청소하는 분들부터 경찰까지 달려오는 곳이니(테러 때문) 안심하고 일하고 있어요.. 심지어 특별 고용 보험에 테러 조항까지 있다는 ㅋㅋㅋ


그리고 기차역 안에 있는 이런 저런 가게들을 한 회사에서 같이 관리 하기 때문에 체계적이고 안정적이라 운이 좋았군 생각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근데 어제, 일요일에...


저녁 휴식 시간에 같은 회사에서 관리하는 버거킹에 식사 바우쳐 들고 ribs 먹을려고 줄을 서 있었어요.


뒤에서 술취한 20대 후반의 남자 스코티쉬가 친구랑 떠들고 있었는데, 전 디져트 뭘로 먹을까 메뉴 보느라 전혀 신경 안쓰고 있었지요..


다들 그러신가 모르겠는데 옆에서 누가 영어로 말할때 신경 써써 안 들으면 자동으로 귀가 닫히잖아요 ㅋㅋ





여하튼 근데 그놈(심한말 이해를...)이 갑자기 어깨를 톡톡 치며 절 부르길레 돌아봤더니, 오 쏘리~~ 쏘리~~ 막 이러더라구요.


나중에 든 생각인데 제 뒤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고 있다가 제가 그 앞에 서 잇는걸 보고 눈치상 사과를 한 듯도 해요.. 여하튼 그 당시에는


이런 삐리리한 술 취한 xx 같으니라고 속으로 이러면서 그냥 무시하고 제 차례가 와서 주문을 하고 있는데..





가만히 들으니 그 놈이, 왜 사람들이 영어를 못 알아듣냐고 이해할수가 없다고 뭐 이런식으로 불평을 하고 있더라고요. 술취해 꼬부라진 목소리로.. 주문 받는 곳에 중국인 남자 직원이랑 여자 직원이 있었거든요. 물론 저랑도 안면이 있는 사이였는데... 저 주문하고 남자 직원이 넥스트 플리즈~ 이러길레 슬쩍 자리를 옆으로 피했는데 그 놈이 뒤에서 오오~~ 이러면서 너 마져 주문해라~~ 이러길래 나 끝났다 너나 해라.. 이러고 비켜서 있는데..





뭔 세트를 주문했나본데 남자 직원이 코크를 레귤러를 줄까 라지를 줄까 이렇게 물었어요.. 그랬더니 그 놈이 욕을 섞어가며


당췌 왜 영어를 못 알아 듣냐고 코카 콜라 모르냐고 코카 콜라 달라고 자기 에딘버러에 있는데 왜 영어가 안 통하냐고 승질을 막 내더라구요.. 슬슬 인종차별적 언행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 남 직원은 여전히 그래도 웃으며 레귤러 오어 라지를 반복했고, 그 놈은 그 말을 못 알아듣고, 아님 그 남직원 영어를 못 알아듣는 척을 햇던가.. 여하튼 계속 코카 콜라 모르냐고 자기 코카 콜라 주문했다고.. 왜 영어도 안 되면서 여기에 다들 와가지고.. 이런식으로 승질을 내더군요.. 옆에서 그 놈 친구는 그냥 보고만 있고, 가만보니 그 두 중국인 직원은 어찌할바 모르고 그냥 일 크게 안 만들고 싶어하는 눈치더라구요.. 사실 그 놈한테 뭐라고 따질만큼 영어가 되는것 같지도 않았구요.... 안되겠다 싶어서 어쩔까 하고 있었는데(저한테 뭐라 한게 아니라 당사자들이 가만 있으니 나서야 될지 어떨지....) 손님중에 한 영국 여성분이 저한테 오셔서는 자기가 사과 한다고 저 놈이 지금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고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그리고 방금 저 놈이 중국인 여직원을 "bitch"라고 불렀으니 이쯤에서 경찰을 부르는게 어떻겠냐고.. 하더라구요.


전 그 놈이 여직원한테 욕 하는걸 못 들었지만, 그 놈을 보니 쉽게 여전히 승질을 부리고 있길레.. 제가 당하는건 아니자만 승질이 나서 결국..





"야, 너 지금 하는 행동 다 녹화되고 있다. 그 인종차별적 행동을 지금 멈추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겠다."





이랬더니 두 손을 들며 자기는 뭐 죄가 없다는 식으로 꼬부라진 혀로 또 뭐라 하길래.





"멈추라고 했다(사실 닥치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거 멈추지 않으면 내가 경찰 부른다고 했지!!"





라고 그 놈 목소리 이길만큼 단호히 얘기했더니 바로 뛰어 도망가더군요... 저랑 한 5미터쯤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조용 조용 말할수도 없었지만 저도 승질이 나서 그 놈 목소리보다 더 크게 확 질러버렸어요....... 아 이런 삐리리 같은 놈.. 여하튼





저, 아시아 여성(?) 이지만 한 등치하고 나이스하지 않고 목소리도 큽니다.. 저런 놈 대적할만큼 영어도 되고요.. 제가 유니폼 입은 직원만 아니었으면 욕도 해 줬을텐데 화난 상태에서도 착한 단어만 썼어요..





두 중국인 직원은 여전히 어쩔바를 모르고 있고 제가 주문한걸 주더라구요. 그걸 받아들고 돌아서는데 저 앞에서 경찰이 걸어오고 있길래 가서 상황 설명 하고, 그 영국인 여성분이 옆에서 부가 설명 해주고, 인상 착의 설명하고 아직 그 놈 친구가 주문 기다리고 있길래 저 놈 친구라고 얘기해주고.. 그랬더니 당장 경찰 둘이 그 놈 친구한테 가더라구요..





결국 메니져들 다 나오고 저의 가게 옆에 펍에서도 무슨 일 생겼나 나와들 보고 경찰은 그 놈 친구를 계속 붙잡고 안 나주더라구요.. 좀 있다가 경찰이 저한테 다시 와서 인상 착의 자세히 다시 물어보고 그 놈 친구가 그 놈에 대해 아무것도 말 안하려고 한다.. 이러면서.. 혹시나 자기네가 그 놈 잡아오면 알아볼 수 있겠느냐.. 뭐 이런거 물어보더라구요..





결국 그 놈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고 잡지는 못했지만 친구 통해서 뭔 일이 났었는지 나중에 들었겠지요.. 어디가서 또 이런짓 안하기를 바랄뿐이에요..





버커킹 메니져가 와서 잘했다고 자기 직원들이 혹시라도 나중에 해가 될까봐 자기한테 말 안했을텐데 니가 대신해줘서 다행이라고.. 다음에 또 일생기면 자기 바로 뒤 부엌에 있으니 자기 부르면 자기도 도와주겠다고.. 순간 좀 뿌듯 ㅋㅋㅋ





여하튼, 인종차별이 여기선 큰 문제라고 듣긴 했지만 대놓고(?) 당해본적이 없어 몰랐는데, 당하고 나니 성질이 확 나고 경찰한테까지 말해야 되나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정식으로 큰일(?)로 만들고 나니 되려 맘이 편하더라구요.





혹시나 얼토당토 하지도 않은일 당하시면 나이스한 아시안 답게(?) 그냥 웃으며 넘기지 마시고, 정식으로 항의하시길 바래요..


글쓰다 보니 다시 열받네요..


쉬엄쉬엄
용기있는 행동 멋집니다..짝짝~~
세숙
와 멋있어요! 남자분인줄 알았는데 여자분이셨어 오! ㅋㅋ
국데워라금순아
미국이 아니라 어떤 조취가 행해질지...
강밤
뭐 그 놈을 못 잡았기 때문에 신상을 알아내고 제가 정식으로 조서를 만들수가 없었으니 더 이상의 공적인 조취는 취해질수가 없겠죠.. 그래고 그 놈 도망간 후로 한참 경찰들이 주위에서 머물고 있었어요... 앞으로는 이젠 이런일 생기면 다른 직원들이 참지 않고 메니져나 경찰에 알리기를 바랄뿐이죠...
ssimjul
이놈들 생각에는 막대하기 좋은 사람들이 파스트 푸드숍에서 일하는 사람들이거든요..와서 다짜고짜 영어못한다고 신경질내고 심지어는 욕하고 인종차별적인 발언하고...저도 많은경험이 있어서 잘~압니다. 그냥거리 지나다니면 모르겠지만 서비스업종에서 일하면 압니다. 저도 성격이 이런것 못참는 성격이라 많이 싸우고 멱살잡고 욕하고...그러다 매니저한테 한소리 듣고...동료들에게 괜찮다고 소리듣고... 이런놈들은 벼락을 맞아야 한다니까요..
MONOCLE
잘하셨어요. 혼줄을 내줘야...용기에 감탄합니다.
yeahlerafe
전 덴마크와 독일에서 인종차별 당해봤는데 저렇게 말로 하진 않았고 눈빛으로 사람을 제압하려고 하더군요.
강밤
전 평소 썩소를 연습해서 눈빛으로 어쩔려는 애들한테 더한 표정을 날려주곤 하죠 ㅋㅋㅋ
Sparrow Tales
요새 경제가 많이 어려워진 바람에 안그래도 슬슬 극동아시안계에 대한 반감이 몰려오는 상황에 더 전 유럽적으로 기름부어지고 있는 분위기인듯 합니다. 정말 용기있는 행동이라 대단하시다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다음부터는 본인의 안전도 좀 조심하시길. 그나저나 에딘버러도 분위기 많이 살벌해졌나보군요... 쩌비;;;;
강밤
버거킹이 기차역 안에 있어서 확 닫힌 공간이 아니라 좀 뚤린 공간이었던데다 주변에 사람도 많았어서 괜찮았어요. 그래도 조심 해야겠죠... 조언 감사..
기다림의슬픔
잘하셨습니다. 저도 예전에 경찰하고 이야기도중 인종차별이 굉장히 큰 범죄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혹시 영국에서 억울한 일 당하실때, 다른 인종이나 영어를 못한다는 식으로 무시한 일 있으면 꼭 경찰에게 말하세요.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ㅎㅎㅎㅎ
멋있어요 .. 남자분이신줄 알았는데 여자분이셨군여~ ㅋㅋ 그래도 그런일 있으면 조심하세요!! ^^ 없겠지만.. ㅎㅎ
Sophia
난동부린 녀석들이 무기가 없어서 다행이었네요... 그래도 용기내실때 본인의 안전도 꼭 고려하세요~~ 정말 대단하세요 ^_^ 저라면 그렇게 못했을거 같은데! 녹화되고 있다!!! 요거 나중에 써먹어야겠어요!
강밤
뭐 난동이였다기 보다 치졸한 술주정에 가까웠지만, 그래서 더 열받았던듯.. 같이 일하는 애들 얘기 들어보면 더 이상한 사람도 많더라구요. 에딘버러에서 제일 큰 기차역 안이라서 나름 안전해요. 그리고 그런 놈은 어차피 동양계 얼굴 구별 못할껄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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