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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런던생활 5년차(오늘은 즐겁게 랭귀지 스쿨 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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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ettyDolly 이름으로 검색  (220.♡.249.213) 댓글 0건 조회 1,908회 작성일 10-10-03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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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날씨를 믿은 제가 순진했던 건가여..? 그런건가여..?








오늘 종일 날씨 맑음인줄 알고 옷 얇게 입고 나갔다가, 구름 잔뜩 끼고 바람이 하도 불어 일링에서 뉴몰든까지 날아가는줄 알았습니다.. (헥..)








이래서 영국 날씨 'skeptical'하단 말을 하나 봅니다.








그나저나 어학연수나 유학으로 영국에 오신 분들은 모두 좋은 선생님들 만나셔서 영어 공부 잘 하셨는지 몰겠네요.








얼마전에 알게된 친구가 있는데, 지금 프리마스터 밟고 있거든요. 근데 개인 튜터 때문에 힘들어하더라구요. 튜터가 일본의 한 대학에서 오랜동안 학생들을 지도했던 사람이라던데, 아시아 학생들에게 무척 까다롭다는군요.. 안타깝네요.. 영어로 공부하느라 어려움이 많을텐데..








저는 영국에 첨 와서 정말 다양한 선생님들에게 영어 지도를 받았던 것 같아요.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면 제가 영국에 간지 얼마 안된 후에 우리 반을 담당하셨던 Dave Biggs라는 분과 제가 대학원 기간 동안 에세이 지도 교수였던 Jud Stone이란 두 분이신데요. 정말 저절로 존경하는 마음이 생길 정도로 가슴에 오래 남는 선생님들이십니다..








Dave Biggs는 그 때당시 어학원 head teacher였는데, Warwick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재원이신데다가 수업 teaching 능력이 탁월하셔서, 그분에게 배웠던 3개월 동안 영어 실력이 월등하게 좋아졌다는..








Dave Biggs의 다양하고 creative한 교수 방법에 3시간 동안 수업하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고, 그 때 반 친구들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서로서로 interaction도 잘 되서, 그 분 수업 시간은 완전 시너지효과를 보았지요. 그래서 한 term이 끝났을 즈음에 ‘이 반은 그 동안 내가 지도했던 반 중에 아주 인상적으로 훌륭한 반 이었다.’라는 칭찬을 들었습니다.(자랑,자랑..) 그 때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중 몇몇은 아직도 연락이 닿고 있으니 참 기억에 남는 반이었다 말할 수 있겠네요.








실은..ㅋㅋ.. Dave Biggs를 제가 좀 좋아라 했었는데, 저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무척 티를 내는 타입이거든여… ㅋㅋ 그래서, 선생님 goodbye party때 슬쩍 ‘여자친구 있으세요?’ 물어봤었는데, 그 때 당시에 무척 충격적인 대답을 들었어영.... 대답인즉,














‘나, 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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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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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분 대답에 자연스럽게 웃으면서 ‘아, 그럼 남자 친구 있으세요?’라고 묻고 있는 그 와중에도 어찌나 충격이 컷던지 ‘나 게이야, 나 게이야..’ 이 말이 머리속에 왱왱 거리며 계속 맴돌더라구요.. 완전 망치로 머리 맞은 느낌..








지금이야 뭐.. 많이 익숙해서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지만(그 간에 별의별 게이들을 많이 보아와서..), 그 때 당시, 영국에 온지 얼마 안 되어 그런 일을 겪은 저로서는, 순간 상당한 panic 상태에 빠졌답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게이라니. 그리고 수업시간에 무심코 지나쳤던 Dave의 게이스런 행동들이 하나 하나 재편집이 되고 있었고...








‘그래 맞어.. 그때.. Dave 웃을 때 눈을 위로 깜빡깜빡깜빡 하면서 웃었는데.. 그게 그래서 그런거였군.. 가끔 ‘erm..’하면서 손은 양쪽으로 쭉펴고 손가락을 위로 치켜 뻗었던게 그래서 그런거였군..’








그래서… 전 넘 실망스런 마음에 ‘Dave가 게이레..’하고 flat mate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영국에 저보다 오래 있었던 그 친구… 역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잘 됐네. 같이 쇼핑가고 차 마시면서 친구처럼 지내.’이런 답 문자를 보내왔지 머예여… -.-;








이제 Dave에 대한 기억은 의식의 저편으로 밀려나버렸지만, 가끔씩.. ‘풉..’ 웃으면서 갑자기 떠오르는 '추억의 친구..친구…친구….' 로 남아있답니다. ^.^








물론 어학원에서 영어를 지도하려면 당연 그에 상응하는 자격을 갖춘 사람이어야 하겠지만, 랭귀지 과정에서 레벨이 높지 않은 경우, 가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선생님을 만나기도 했었는데요.. 예를 들어.. 언더그라운드 밴드 연주자라던가 D.J., (전직)헤롯 백화점 직원, 그리고 도무지 도무지 배경 파악이 안 되는 그런 사람들까지..








사실, 위에 언급한 예들은 제가 영어를 배우는 동안 만났던 영어 선생님들 중 최악의 교사들이었답니다. 도데체 이건 뭐 내가 이 랭귀지 스쿨에 영어를 공부하러 온건지 음악 얘기를 하러 온건지, 농담따먹기를 하러 온건지, 놀러 온건지 파악이 안 될 정도로 자격 미달의 그런 선생님들이었죠.








어떤 선생님은 Advance 레벨이었는데, grammar를 하도 못해서 제가 가르쳐준적도 있구요.. 물론 영국 사람들 한국 학생들처럼 일일히 문법 따져가며 고급영어 쓰는 사람 정말 언어학자 빼고 찾기 힘들지만, 그래도 학생들 가르치는 선생님이라면 어느 정도의 문법 지식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 근데.. 이건 뭐.. 왜 이 문법은 되고 저 문법은 안 되는지 물어보면, ‘그렇게 말하면 이상하게 들리니까..’, 아니면 ‘나는 그런 표현 한번도 써 본적 없는데?’ 이딴식으로 대답을 하면 정말… 확..! 선생님 레벨을 낮춰버릴까부다.. 이런 막되먹은 생각까지 하게 된답니다..








간혹 조금 불미스러운 소문들, 예를 들어 영어 교사와 학생이 사귀는 경우를 알게 되는 경우에는 좀 미간이 찌푸러지기도 했는데요. 가장 최악의 경우는 나이가 40이 훨씬 넘은 (울렁 울렁, 니글 니글) 싱글 영어 선생님이 한 20대의 동양인 여학생과 사귀게 된 이야기가 있답니다. (그 분 영어 교수 능력은.. 아주.. 한숨이 나올 정도 였었지요.)








그 외에, 더 심도 있게 들어가자면 인종차별적인 발언까지 하는, 말 그대로 생각 없으신 선생님들도 있었는데, 특정 나라 학생들을 지나치게 좋아한다거나 혹은 비하하는 발언으로 학생들에게 알게 모르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떠 안겨주는 그런 잔인한 선생님 분들도 있으시답니다.(자... 이 이야기는 나이스하게 여기까지.)








그러나…








일단 영국에 와서 영어(로) 공부를 하고 있는 이상은 이런, 저런, 여러 pressure를 느끼고 견뎌야 하는게 한국 학생들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같은 유학생으로서 참 마음이 안쓰러울 때가 많습니다.








먼 타지에서 공부하시느라 고생 많이 하시는 유학생 분들! 부디부디 좋은 스승 만나셔서 여러분의 무한한 potential에 꽃이피길 바라옵니다.








날씨도 추운데 건강 조심하시구영..








저는 오늘 와인 한잔 하구 자렵니당..


써리가고파
저도 같이 한잔 하고 싶네요~ 잘 읽었습니다... ^^
PrettyDolly
감사합니다. ^^
-Emma
와,,좋은글감사해요. 저도좋은선생님을만나야하는데말이죠ㅜㅜ
PrettyDolly
저는 청출어람이 늘 스승을 부끄럽게 만들것이라 생각되요. 영어 공부 화이팅. ^^
heyanjie
저랑 비슷한 경험에 반갑네요. 저도 티칭 능력이 월등하고 액티비티한 한 선생님께 배워 많이 늘었었죠. 그 선생님과 수업을 하고 있으면 뭔가를 배우고 있다는 느낌에 마음이 출렁이고 시계는 잘도 가고. 저도 님처럼 누군갈 편애하면 못 숨기는 타입이어서 케익도 만들어다가 주기도 하고 어느날은 잘 가르쳐주져서 감사하다고 편지도 쓰고 그랬는데 마지막 수업 끝나는 날, 무거운 발걸음으로 인사하려고 갔는데 마치 내일 또 볼 사람처럼 쿨하게 보내더군요.....;;;;;;; 일말의 서운함도 뵈지 않는 -_-; 정주면 뭐하나 싶더라구요 ㅋㅋㅋㅋ 글 잘 읽었어요. It reminds me of the heartless English bastard. hahah
PrettyDolly
원래 영국 남자들 소심하고 차갑잖아요. 저는 지금 솔직히 매력을 별로 못느끼겠어요. 좋아해줄 필요 없습니다. 버릇만 나빠져요.. ^^;;;
jyasmin
PrettyDolly님 말이 가장 시원하네요,, 동감^^,, 저는 한국에서 영국선생님들이 뭐 이야기 하다, 거기는 영국식민지였으니까 라는 표현을 쓰면 이상하게 마음이 쏴 하니 아프더라구요,,,한국이 일본의 식민지였다는 말을 듣는 것처럼...
PrettyDolly
jyasmin님의 말씀에 동감입니다. 사실.. 영어를 공부하면 할수록 '힘의 논리'를 더욱 느끼게 되는데요. 솔직히 영사에 이런 비판적인 내용을 올릴 이유가 없을것 같아 그냥 가볍게 글을 올렸지만, 영어 공부를 하며 회의감이 많이 들어요. '내가 왜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 이런 희생을 감수해야 하지?' 이런거요. 참.. 한국에 있었을때는 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기도 하지만.. 아는것이 힘이라면 영어도 잘 할 수록 힘을 얻게 되는건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구.. (저도 한때는 그런 부류였지만,) 영어 잘 한다고 자랑할 거 하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순수하게 앞으로 좀더 나은 일을 하기 위해 오늘도 연마하고 있을 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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