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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봅시다]Re:어쩜 처음다는 답글일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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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몽블랑 이름으로 검색  (220.♡.249.213) 댓글 0건 조회 2,323회 작성일 10-10-0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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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쯤 있었던 에피소드를 하나 들려드릴게요.





Sociology시간이었죠. 교수님께서 handout 세 장을 나눠주시고





한명씩 읽게 했습니다.





제가 세번째 장을 읽을 때였습니다.





맨뒷자리에 앉은 애들 두세명이 킥킥거리며 따라 읽는겁니다





제발음을 흉내내면서요. 전 그리 신경쓰지 않았죠.





어차피 영어가 모국어도 아닌데다가 영국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제 발음이 좋겠습니까?





단지 안틀리고 또박또박 읽는 것에 집중하자 지금의 난 그걸로 족하다고 스스로 다짐했거든요.





그런데 교수님께선 제가 읽는 것을 멈추게 하시곤 뒤로 걸어가셔서





정말로 대노하시면서 걔네들을 꾸짖으시더군요





너흰 영어밖에 못하지만 gil(학교서 친구들이나 교수님께서 부르는 제이름입니다)은 한국어도 하고





영어도 한다. 너흰 gil이 하는 것만큼의 다른 나라 말을 할 수 있는게 있느냐고 물으시더군요.





대답못하자. gil은 이미 자기나라에서 대학도 졸업한 사람이다. 큰회사에서 일도 한 경력이 있지만





너희에겐 무슨 경력이 있냐고 그리고 그는 자기의 꿈을 쫓아서 가족과 친구들을 두고





이 먼 땅까지 와서 외롭게 공부를 한다.





그러니 너희들이 그의 악센트를 비웃을려면 내 수업엔 들어오지 말아라 호통치시더군요.





순간 전 머쓱했지만 다시 끝까지 읽었고





그 수업은 무사히 패스했습니다. 그 뒤에서 웃던 친구들은 결국은 fail했고 학교를 떠났습니다.














처음 수업을 듣던 작년 9월에 저희반은 39명의 영국학생과 1명의 외국학생으로 이루어진





반이었습니다. 지금요? 총 7명입니다. 물론 그 1명의 외국학생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그가 영어를 잘해서 남은걸까요?





아닙니다. 엠피3에 녹음해서 수업을 두번세번 들으면서 받아적어야만





그나마 반정도 이해하고 간신히 쫓아갔습니다.항상 반에서 꼴찌입니다.





아직도 발표시간엔 등에서 땀이 주룩주룩 흐르고 준비해간 스크립트는 가물가물합니다.





그런 그에게 1등은 목표가 아닙니다.





낙제만 하지말자. 낙제만 하지말자. 낙제만 하지말자.





하루에서 여러번 되네이죠.





그리고 다른 친구들은 너무 어렵다고 하나둘씩 drop하고 시험에서 fail할때





그는 간신히 간신히 낙제하지 않았죠. 물론 그는 살아남은 학생 중 언제나 꼴찌였습니다











영어를 잘하는 순으로 치면 당연히 제일 먼저 낙제해야했겠지요.





그러나 영어는 공부를 하기위한, 의사소통을 하기위한 그저 단순한 도구일뿐입니다.





문제는 얼마나 알고있느냐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입니다.





영어를 못하면 알수가 없고 이해할수가 없을거라고 보신다면 틀리신겁니다.











무시받아 마땅하지도 않거니와 무시하는 그런 사람때문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우를 범하지





마세요.누가 뭐라고 해도 님은 남의 언어를 배우는 사람아닙니까.





당연히 잘할수없는거지요.





타인의 무시가 님의 공부에 에너지원이 될 수 있지만(물론 좋은 자극제임은 맞습니다)





그건 임시방편일뿐 더 커다란 에너지원을 확보하세요.





자긍심이나 님의 꿈에 대한 자기열망같은걸로요.





지금보다 더 나아지고 싶다는 향상심이 우릴 이 나라까지 와서





이 고생하게 하는것 아닙니까?





그리고 행복은 인생이란 여행의 종착역에 있는게 아니라 과정에 있다는 말처럼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이란 생각으로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남자라고 우는게 부끄러운게 아니듯





무엇인가로 인해 울 수 있는





그 어떤 것을 가지고 있는걸 자랑스러워 해야 합니다.





전 님께서 그런 순간에 울 수 있는 심장을 가진 사람이 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전 힘들때 스스로에게 외우는 주문이 있습니다.





절실함과 긍지야말로 나를 분명 내가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 줄 최고의 힘이다.





무엇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내가 얼마나 절실하냐의 차이일 수 있다고,





정말 안하면 죽을거 같고, 꼭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면 분명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긍지는 나를 비뚤어지지 않고 옳은 길을 갈 수 있게 잡아주는 끈같은 거라고 봅니다.

















------








님의 글이랑은 상당히 동떨어진 잡설이 길었습니다만





님글 읽다가 예전 생각도 나고 요즘 헤이해진 자신에게





질책하는겸 좀 길게 썼습니다^^





화이팅하세요!








런던 여름
오빠 요새 소설가 크래프트에서 무슨 유닛이라도 샀나요? 글발이 올~~~
몽블랑
여름이 칭찬은 정말 기분좋은걸^^ 근데 정모엔 안올거지? 암튼 넌 신비주의 난 선비주의. "에헴! 게 여름인 뭬하는게냐? 냉큼 기네스 원파인트 안떠오고"
토니
ㅎㅎ 그 교수님 멋지네요.
속상한 늘보
그러게요~ 그 교수님 멋있네요. 외국 학생 편들어주는 사람은 별로 없는데... 그리고 토니님 ㅋㅋ 오리되셨어요!!
봄날의 곰
교수님 멋지네요... 그러니까 오타는 그냥 넘어갈께요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블랑님 성함에 "길"자가 들어가는 군요! 오호~ 한건했어~ ㅋㅋㅋ
몽블랑
어쩌죠 제이름은 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삼천갑자동방석....길....블랑인것을
봄날의 곰
알았다! 길동이죠?? ㅋㅋㅋㅋㅋ
방긋
오... 후광이 뵈는데요... 흠... 몽블랑님도 교수님도 정말 최고로 멋지세요... ... 전 힘들때마다 외는 주문은,,, 설마 내가 이거 하다가 죽겠냐.. 이건데....^^ 한번 몸살나서 고개도 못들은적 있었는데,,, 죽진 않더라구요...^^;;;
몽블랑
저도 이런 멋진 교수님께 배운것을 자랑스러워요. 근데 이교수님 이제 저희학교엔 안계시고 City uni로 옮기셨어요.Physics의 Tom도 City로 가구 저도 따라갈까봐요^^
시간통조림
몽블랑 아저씨 달라보인다 우와~ 아저씨 우리 차나 한잔 해요~
엔샤
아..저도 랭귀지때 저희반 한국 오빠가 말할때 발음 따라하던 녀석들 있었는데,,, 우리선생은 못들은척..-.- 교수님 진짜 멋지시네... 그때 그 랭귀지 선생 정말 한대 때려주고 싶게 차별하고 그랬는뎅...
서선영
와우 저한테 완전 자극을 팍팍 주시는 ㅎㅎㅎㅎ 열심히 공부하겠습다!!!ㅋㅋㅋ
라울
문장안에 내포 되어 있는 자기자랑~ㅋㅋㅋ 존경해요...ㅋ
paulwoo
항상 읽기만 했는데, 몽블랑님 멋진 분이시네요. 저는 맨체스터 MBS에 단기 연수 와 있습니다. 종종 여기 영국일기 글방의 글들을 읽으면서 때로는 애잔한 마음에 가슴이 아려오기도 하고 때로는 젊은 분들의 기상천외함에 포복절도하기도 합니다. 모두들 힘내시고 멋진 젊은이들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화이팅!!
I know where to go
좋은 선배의 좋은 충고네요. 한비야씨의 '가슴뛰는 삶을 살아라.'라는 말이 떠올라요.
헬무트랭
아직 영어공부할 여건이 안되어서 공부를 미루고 있긴 하지만 정말 힘이 나는 글이네요! 열심히 노력하시는 모습 보기 좋아요 ^ 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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