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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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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enniferstory-. 이름으로 검색  (220.♡.249.213) 댓글 0건 조회 2,795회 작성일 10-10-0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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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천에 상륙하자마자,



내 귀국자태를 감상하신 어머니의 첫 마중인사가 저랬다.. 거.지.꼴을하고 나타났데나...ㅠ



몇개월만에 상봉하는 모녀의 첫 대화치곤 좀 거친 감이 없지않다. ㅋ



그러고보니, 서울여자들, 정말 이쁘다. 이쁘게들 하고 다닌다. 마치 열대어처럼..



런던에서는 어떤 모르는 사람들이, 가끔씩 어깨를 톡톡 치고



'당신.. 그 드레스 입으니 정말 이뻐요' 라고 한 게,



드문 일이 아니었는데.. 아마 그 많은 사람들은



딴 어깨랑 내 어깨랑 헷갈렸던 걸까..-_-







지하철에서



선 보고 나오는 건지 좁 인터뷰를 봤던 건지 남자친구 부모님을 뵙고 온 건지



하여튼 옥시게 포멀한 옷차림을 한 어떤 아가씨가



나를 불쾌한 시선으로 흘끔흘끔 훑어봤다.



미인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이뻤지만, 지하철에 탄 사람치고 이상스러울 정도로 화려한 차림새군, 이라고 생각했었다.



나는 떠들지도 않토구요, 음악을 크게 들은 것도, 어르신께 자리를 양보 안하고 이기적으로 앉아있던 것도 아닌데(텅빈 지하철이었음)



즉, 가만히 있었는데



저런 불쾌한 시선을 받아야 하다니..



기분이 묘했다. 왜 남에게 관심을 보이는건지..



엄마는 내 거지 같은 옷차림 때문이라면서



옷이라도 제발 사 입으라고 혼을 내키시는데



한반도에서 옷 안 사입었다고 혼나는 지집애가 요새 몇일까..



런던에서는 여자애들도 이거 어디서 샀냐 묻는다니까..



근데 서울에서는 이게 순식간에 타인의 시선을 드래그 할 정도로 거지꼴이었던가...



그러나 옷 사러 가서 어디를 돌아봐도 다 똑같은 스타일에



마치 '지하철에서 날 훑어본 그년' 같은 스타일뿐이어서 (화 많이 났음ㅋ)



차마 돈주고 사입기 참 그랬다..하하



여기 기준으로 난 좀 통통하니까 그런 아가씨 같은 옷들 입어도 바보스러워 보일 뿐이다.



영국친구들은 날더러 말랐다 그랬었는데..



블랙유머였던거냐 ㄱ-



하루종일 앉아있는 게 내 직업인데



살이 안찌고 배겨! 하고 좀 억울했었다;;;







그래서 옷사입으라고 받은 용돈으로 난 엉뚱하게 여기서 두꺼운 원서 하나 사서



근처 스타벅스에서 시원한 커피 하나 사서 빨대 입에 물고



생각보다 어려운 그러나 맘에 드는 내용에



포스트잇으로 정신없이 주석을 달고 있었다.



옆자리 남녀는 아무래도 교포인 듯



미국 서부 억양으로 고교졸업이 얼마나 어려운가에 관해 신나게 수다를 떨고 있었다. 남자쪽에서 한국 여행을 온 듯 했고 여자아이는 어릴 때부터 유학한듯 영어를 참 잘했다.



나는 영어로 된 책 읽으면서 영어로 주석을 달고 있었고..



그런데 내 옆테이블 청년이 나를 교포 커플의 일행으로 오해했다보다



'다들 영어하네 아 재수없어'



..라고 본인의 생각보다 조금 크게 목소리가 나와버렸다



까페는 아이스블렌딩하는 소리 땜에 조금 시끄러운 편이었는데, 갑자기 그 소리들이 죽은 사이에 그 청년이 혼잣말을 한 것이다;;;;



커플들은 못 알아들었지만



난 펜을 놀래서 부러뜨릴 뻔했다..



이봐.. 나도 너처럼 힘들고 어렵게 영어공부하는 사람이야;;ㅠ 그래서 지금 공부하고 있는거 안보이니..



내가 알아들은 걸 눈치채자, 어색한 침묵 뒤 그분은 친구와 테이블이 좁다는둥 어쩌구 허둥대더니



자리를 옮겼다.. 괜시리 미안한건지..묘한건지..



저분은 안 밉다.. ㅋㅋ 나도 영어 잘하는 사람 보면 솔직히 똑같은 거 느끼거든..



그것도 런던에서는.. 매일 그랬어..







내가 런던에서 적응을 무지무지 잘 했던것도 아닌데



서울의 그 부유한 화려함에 눈이 다 돌아간다..



다들 어떻게 이렇게 잘 꾸미고 다닐까. 한국여자들 정말 이쁘고 부지런하다..



어찌나 부지런들 하신지 남일까지도 챙기려 할 때 난좀 그렇지만..





며칠을 미용실에 끌려다니고



사람답게 만들어보려고 엄마가 애를 쓰시는데



몇달을 자연인으로 살았으니, 며칠 안에 내가 서울여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런던 여자들도 꾸미고 다니는 사람들은 기가 막히게 이쁘지만



수수한 사람들은 또 그 나름의 멋이 있었는데..



..나는



수수해져서 이뻐질수있는 사람은 아닌가보다ㅋ



학생은 꾸미는 것보단 수수한 것이 더 지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서울에서는, 수수함이 미덕은 아닌 것 같아..



아님.. 나만 내가 수수하다고 착각하고 있는거야ㄱ-?



사실은 초라했던거야? ㄱ-



근데, 돈도 못 버는 학생이 좀 초라하면 또 어떤가..



문제가.. 되나?







걱정도 많았고 덕분에 건강도 좀 해치고 그래서 엄마가 걱정을 많이 했지만



(얼굴이 좀 파래서 더 초라해 보였을수도 있었겠구나..;; 팀버튼이 좋아할 만한 얼굴색)



집에 오니 서서히 신경을 가라앉히고



이따 뭘 먹지? 하는 생각을 하다보면



아 집이 최고야



ㅋㅋ



글이 엉망이어 미안해요..



아직도 난 이 별천지에 적응이 안돼어서..ㅋ




Chloe★
"어찌나 부지런들 하신지 남일까지도 챙기려 할 때 난좀 그렇지만.. " 아 너무동감 ㅋㅋㅋㅋㅋ
Jenniferstory-.
아.. 저 아직도 삐져있어요ㅋㅋㅋ 그 시선을 잊을수가 없네요ㅋㅋ
슬플비[悲雨]
님을 보는 사람들이 중요하지 그런 사람은 별루 안 중요함... 가끔 내가 한국 지하철 바닦에 앉아 있음 동전 곱게 쥐어 주시고 가시는데.. 어찌나 감동 스럽 던지... ㅜ_ㅜ 앞으론 더 자주 할라구여.. ㅠ_ㅠ
Jenniferstory-.
제가 쥐어 준 적은 없었겠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
봄날의 곰
푸하하하하 왕동감... 중간중간 완전 책상 두들기고... 쿨럭 블랙유머 아닌거 아시잖아요~ 아무리 주변에서 뭐라하는 자연인인 나일지라도 나를 째려본 그년 패션으로는 절대 입고싶지 않은 나인거죠? ㅎㅎ 아웅~ 동감 백만개에요 ㅎㅎ 니퍼님 웃음 파워는 여름님 웃음 파워랑 맞먹는구나요 ㅎㅎㅎ
Jenniferstory-.
아니 어찌나 스타일이 달랐던지 '그년ㄱ-'처럼 입다보면 옷장을 통째로 바꿔야 할 위기상황에 닥쳤ㅋㅋㅋ 영국에서는 애들이 내옷 칭찬 자주 했었는데, 영국에선 옷칭찬이 아이스브레이커였나봐요ㅋㅋㅋ 문제는 지금 엄마가 다 내옷 버리겠다고 하시는데.. 두 나라 간의 심한 평가 차이에 난 지금 헷갈려하고 있어요ㅋㅋ 다버리고 다 새로 사라고 하시는 마망의 제너러쓰함에 놀라고 있기도 하고..ㅋㅋ
속상한 늘보
인사동 스타벅스에서 영어 가르치는 사람들 봤는데 엉터리던데요 ㅋㅋ "아 그ruh니까, ironically랑 iron 이rang은 bar음이 틀려요! Former은 강한 "R"bar음 내고, latter은 "R"bar음없거든열!" 혀를 얼마나 굴리던지 내 혀가 더 돌아가던데요 ㅋㅋ. 그런데 정말 한국 여자들 예쁘게 하고 다니죠 ㅜ 아빠 친구분이 초대하셔서 워커힐호텔 부페를 엊그저께 갔다왔는데.. 제가 입은 검은 정장비슷한 바지가 얼마나 초라하던지.. 우엉 부페라서 음식 가지러 가야하는데 발걸음 때기가 무셔서 얼마 먹지도 못했어요 쩝.. (아 아까워. 워커힐호텔 처음 가본건데 이게 뭐라니)
Jenniferstory-.
다들 연예인 같아요~ 마르고 이쁜게~ 다만 처음 며칠은 다들 똑같은 옷차림 똑같은 화장에 똑같은 머리.. 그래서 쵸큼 무서웠었다는.. 며칠 지나니 서서히 구분이 가고 안심도(?)되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도 저들의 일원이었는데, 갑자기 너무 멀어진 듯한 기분이었어요ㅠㅠ 나도 여자니까 이쁘게 하고 다니고 싶기는 하지만.. 똑같아지는 건 좀 그래서.. 여전히 '보류된 자연인'으로 살아가고 있답니다..
bvlgari
속상한 늘보님 미국교포말투재연.. 완전똑같음..! 현장에 있는 거 가타여!헐
Chloe★
아놔 리플보니까 한국가기 싫어지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내년에 가기전에 초 샤랄라 해저서가야되겠네-_-
Jenniferstory-.
울트라 샤랄라해져서 가야됩니다-_-
깽깡쁘아
참.. 글을 재밌게 잘 쓰시네요..! 또 올려주세요~+.+
Jenniferstory-.
넘 씨니컬하게 비꽈서 속으로 좀 가책도 느끼고 걱정하고 있는 글인데.. 예상외로 이렇게 생각해주시는 분 많네요. '너는 서울여자 아니었냐'는 돌맞을 각오하고 느낀대로 쓴건데ㅋㅋㅋ감사ㅋㅋ
레몬쥬빌레
펜을 부러뜨려서 '다들 영어하네 아 재수없어'라고 말했던 그 총각 주둥이를 잡아 당겨서 확! 꽂아버리시지.
Jenniferstory-.
레몬님은 프리즌브레이크를 지나치게 많이 시청하셨군요 덜덜
장준혁과장
제 사촌은 캐나다 교포인데..거서 태어나서 부모님은 선물가게 하느라 맏벌이해서 애들이 한국어 잘 못해여..근데 한국와서 지하철에서 영어하다가 재수없는 넘이라고 맞았답니다. 그 애가 누구보다 한국을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앤데.. 한국이 그런 나라에요.. 몽골소녀 이지메하고(걔는 가해자 한국애들을 변명해주려 했다 하더군여 당시 기사를 보니..) 혼혈이라고 괴롭히고 차별하고 무시하고.. 동방예의(?)지국이라 주장하는 주제파악 한참 안된 나라입니다... =)
Jenniferstory-.
때리기까지.. 무섭네요..;; 으, 으어어어
bvlgari
예전에 직장동료들이랑 2호선에서 영어하니까 잘생긴 한국청년이 열라경외롭게 보던데... 맞는 이도 있군아...
몽블랑
제니퍼는 아직 어리군^^ 부럽다 ㅋㅋㅋ 타인의 시선에 신경쓰는걸보면. 난 얼마나 이기적인지 누가 날 보는지 시선조차 느끼질 못하는데ㅡ.ㅡ; 유행이 유행인 대한민국에선 남신경 안쓰고 살기 힘들죠.그래도 옷살 돈으로 책산건 잘했어요 짝짝짝!
Jenniferstory-.
전공책 아니고 제가 걍 취미로 공부하는 분야 책 샀어요.. 전공은 늘 집어치우고 산다는..-_-;;; 아 근데 블랑오빠가 걔 눈빛을 바야대// 완전 '난 오늘 지하철에서 쉬렉을 보았다'는 듯한 표정이란. 체/ 남은돈은 파운드로 환전해서 영국가서 쇼핑할려고요ㅋㅋㅋㅋㅋ
몽블랑
취미로 공.부.하는 이라고라 ㅡ.ㅡ; (공부도 취미냐 넌? 이라고 쏘아대고 싶었지만 나 소심하고 뒤끝있는 울트라 대문자 에이형인지라 ㅡ.ㅡ) 영국와서 쇼핑할때 불러 봐주마. 남자들의 의견을 너무 무시한듯한 ?션은 퓨어 나르시스트로 보인단 말이지ㅋㅋㅋ
Jenniferstory-.
아저씨는 내 스토커셈? 나 나르시스트인거 어케 알았음?ㅋㅋㅋ 남자의견 받아들여본적 자체가 아예 없음ㅋㅋㅋㅋㅋ
하얀우유
다행히 부산은 초큼 낫다는ㅋㅋㅋ 전 여기 오기 전에 학교 다닐 때도 화장 잘 안하고 돌아다녔어요ㅎ 우리 학교와 과 분위기가 화장하면 선 보냐고 묻는다는. 김해공항으로 입국하는 게 다행;;;;; 그냥 자연인으로 살래요. 후후. 영국 오니 아는 사람도 없고 얼마나 편한지. ㅋㅋ
Jenniferstory-.
흐ㅠ 영국학교 애들은 대학생인데도 어떻게보면 참 안 꾸며요.. 난 그게 수수하고 참 이뻐보이던데.. 한국여학생들은 너무 아가씨같아서 압도당했어요ㅋㅋㅋ
엔샤
전 지하철에서 누가 재수없는 눈빛으로 쳐다보면 뚫어지라고 그사람 봐주는데..그럼 알아서 시선 피하드라고요....-.- 머 어쩌라는 식으로 보냐는 눈빛!!! 님도 하실수 있을것 같은뎅,, ㅋㅋ 저 9월에 한국들어갈껀데,,, 기대되욤!! 흐흐 암튼 글 넘 잼있게 쓰셨네요
Jenniferstory-.
아 그러게요.. 마주 째려봐줄 걸 그랬다..ㅋㅋㅋ 첨이라 당황해서 그만..ㅋㅋㅋㅋ
별님
저도 너무 재밌게 읽고가요~ 전 그냥 나름대로 한국 가면 거기에 맞춰 샤랄라라 해주는것도 재밌다는.ㅡ.ㅡ;; 여기선 자연인으로 살고.ㅋㅋㅋ
Jenniferstory-.
영국에서 너무 샤랄라해줘도 그것도 정말 잘 꾸미지 않음 촌스럽더라구요ㅋㅋ 역시 상태좋을땐 한국을 가줘야됩니다-ㅋ
시간통조림
피부가 파래요? 갑자기 x맨에서 본 그 파란피부여자 생각이 ㅎㅎㅎ 영국사람들 기준에선 한국사람들 다 날씬해보임 저도 영국 애들은 막 날씬하다고 그러는데 한국에 오니까 지극히 보통인 체격...(에다가 하체비만인 듯 ㅋㅋ)
Jenniferstory-.
저 피부 유령신부 됐답니다..ㅠ 마사지랑 스파 받아야..ㅠㅠㅋㅋ 이제 노화가 시작되는구먼유ㅠㅠㅋㅋ
thinkaboutyou
글 참 잼나게 읽었어요..공감되는 부분도 있구...그녀들도 분명 그녀들의 세계가 있을 터이고, 님은 그녀들과 다른 세계에 사는 것일 뿐^^;;;;저도 한국가기 전에 살짝 고민되는....
Jenniferstory-.
그르게요.. 자기 세계나 신경쓸일이지ㅠㅠ 왜 노려봐서 사람 심장떨리게..ㅠㅠ 나한테서 무슨 악취 나는 줄 알았어요ㅠㅠ
beyonce
제니퍼님 글 정말 좋아요^^ 시니컬하면서 살짝살짝 나오는 블랙유머에 위트까지 ㅋㅋ 저도 런던에 있다 서울 오고 깜짝 놀라서 기절할 뻔 했어요 다들 44사이즈에 55도 통통하다는 분위기... 다른 사람들 시선.. 안쓸려고 해도 신경 많이 쓰이더라구요..
Jenniferstory-.
서울이 넘 바쁜 도시라, 다들 부대끼고 뛰댕기면서 저절로 빠지나봐요.. 지하철타고 쓰러진바람에 전 택시타고다녔죠ㅠㅠ 런던지하철은 잘만 탔었는데 이상한일이에요ㅠㅠ
몽블랑
웬만한 거리는 삼,사 파운드면 가니까 그렇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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