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음식은 맛없다?…편견 깨준 슈퍼마켓 맛집 [걸어서 세계주식 속으로]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영국 고급 슈퍼마켓 막스앤스펜서(M&S) [LON: MKS]
’영국 음식은 맛없다’는 말은 널리 알려진 고정관념입니다. 영국 음식은 유머 소재로 널리 사용됩니다. 빠니보틀이나 곽튜브 같은 자기 색이 강한 여행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들도 영국을 방문하면 어김없이 영국 음식이 맛없는지에 대한 콘텐츠를 찍었습니다.
‘영국 음식이 맛없다’는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다양한 음식 재료와 소스로 화려한 맛을 내는 프랑스, 이탈리아 음식에 비해서 피시앤칩스, 코티지파이, 블랙푸딩 같은 소박한 영국 전통 음식들은 비하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영국은 다양한 이민자를 오랫동안 품은 나라로 맛있는 세계 음식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OECD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영국의 해외 출생자 비율은 15%로,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보다는 낮지만, 프랑스, 미국과 비슷합니다. 특히 런던의 경우, 최고급 요리부터 스트리트 푸드까지 맛있는 글로벌 음식이 넘쳐납니다.
물가 비싼 영국에서 맛있는(?) 영국 음식을 가장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은 슈퍼마켓입니다. 영국 슈퍼마켓에선 식재료도 팔지만, 포장만 뜯으면 바로 먹을 수 있는 ‘레디투잇(Ready-to-eat)’ 음식들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샌드위치, 샐러드, 케이크부터 파스타, 치킨커리 같은 요리까지 다채로운 한 상을 차릴 수 있습니다.
이 레디투잇을 영국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슈퍼마켓이 막스앤스펜서(M&S)입니다. 1970년대 초반, 당시 주로 냉동식품 위주였던 간편식 시장에 ‘냉장’ 간편식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선보였습니다.
M&S는 특히 고급스러운 '고메(gourmet)' 간편식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다른 슈퍼마켓이 앞다퉈 비슷한 제품군을 출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유통기한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 곳도 M&S입니다. 1950년대에 직원들은 재고를 관리하기 위해 식품에 처음 날짜를 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1970년대 들어서는 고객에게 신선도를 증명하여 매출을 올리기 위해, 날짜를 제품 포장지에 인쇄해 처음 내보였습니다. 1980년에는 포장 샌드위치를 업계 처음 출시했습니다.
M&S는 지금은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중심으로 고품질,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합니다. M&S는 의류, 생활용품, 식품 등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는 대형 점포와 식품만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소형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M&S의 쿠키는 영국 여행을 가면 반드시 사 와야 하는 아이템으로 한국 관광객들에게 유명합니다.
영국은 슈퍼마켓의 나라라고 불릴 정도로 저렴한 창고형 매장부터 고급스러운 곳까지 다양한 슈퍼마켓이 곳곳에 있습니다. 고급 매장을 표방한 웨이트로즈와 M&S, 중산층을 위한 세인즈버리, 테스코, 모리슨스, 아스다, 그리고 최저가를 자랑하는 창고형 매장인 리들, 알디, 아이슬란드로 구분됩니다.
M&S는 1884년 마이클 막스와 토마스 스펜서가 리즈의 한 시장에서 페니 바자라는 이름의 가게로 시작한 것이 출발점입니다. 초기에는 '묻지 마세요, 단돈 1페니입니다(Don't ask the price, it's a penny)'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저렴한 가격에 가정용품을 판매하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M&S의 매장 수는 2025년 6월 기준으로 영국 내 1047개, 해외 434개로 총 1481개입니다. 스튜어트 머친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한 2022년부터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서 수익성 안 나는 해외 매장은 대거 폐쇄했습니다.
M&S의 2025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실적은 소비 침체에도 불구하고 대폭 호전됐습니다. 그룹 매출은 138억 파운드로 전년 대비 6.0% 증가했습니다. 조정 세전 이익은 8억 7550만 파운드로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관련링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