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알퍼의 런던 Eye] [27] 영국 음식을 흉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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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식의 세계적 인기는 ‘유행’이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정도다. 영국에서도 대형 수퍼마켓은 물론이고 작은 편의점까지 한국 BBQ 맛 감자칩부터 작은 병에 담긴 김치까지 다양한 한국 음식이 판매되고 있다. 반면 영국 음식은 여전히 세계인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영국 음식이 맛없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진짜 영국 음식을 먹어본 사람은 많지 않다.
영국 음식이 진짜 그렇게 형편없는 것일까, 아니면 홍보가 잘못된 것일까? 나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영국인은 자기 자랑에는 젬병인 민족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영국 음식을 비난하면 우리는 그저 점잖게 수긍하며 이렇게 맞장구친다. “맞아요, 영국인은 야채가 곤죽이 될 때까지 삶아요.” 혹은 “영국 음식은 피시 앤드 칩스가 전부죠.”
우리는 이렇게 함께 영국 음식을 흉보지만 그 이유는 영국 음식이 맛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다. 천성적으로 자기 비하하는 경향이 있는 영국인들은 영국에 대해 불평하는 것을 즐기지만 타인을 지적하거나 조국에 대한 애국심을 드러내는 것은 질색한다.
여러 면에서 한국인들과는 반대다. 만약 외국인들이 한국 음식을 비난한다면 한국인들은 개인적으로 공격받는 기분이 들 것이다. 유니언 잭이 그려진 옷을 입는 것이 불편한 영국인들과 달리 한국인들은 태극기가 그려진 옷을 입는 것은 애국심을 드러내는 좋은 방법이다.
영국인들은 새로운 곳을 여행하며 그 지역 음식을 맛보는 것을 즐기며 그것을 자기네 식단에 반영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그러나 속으로는 익숙한 자기 집 부엌을 그리워한다. 여행을 갈 때 한국인들이 고추장을 챙겨 가듯 영국인들은 이스트 추출물로 만든 짭조름한 스프레드인 ‘마마이트’를 트렁크에 몰래 넣는다.

아프거나 외로울 때 한국인들이 엄마표 김치찌개가 그리운 것처럼 우리 영국인들도 오븐에서 막 꺼낸 셰퍼드 파이와 같은 영국 음식을 떠올린다. 영국인들은 내심 영국 음식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를 절대 말하지 않을 것이며 이 비밀을 누설한 나를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Is British Food Bad – Or Does It Just Have Lousy 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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