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알퍼의 런던 Eye] [49] 영국 버스는 왜 2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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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여행자들에게 런던은 이해하기 어려운 모순으로 가득한 수수께끼 같은 도시이다. 도대체 길은 왜 그리 좁은지? 코끼리나 성(城)과는 아무 관련 없는 지역 이름이 왜 ‘엘리펀트 앤드 캐슬’인지? 하지만 내가 한국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단연코 ‘왜 영국 버스는 2층인지?’이다.
2층으로 된 운송 수단은 내연기관이 발명되기 훨씬 전부터 사용되었는데 그 탄생 배경은 실용적이고 평범했다. 1820년대 초 프랑스 낭트에서 대중을 위한 마차 운행이 시작되면서 ‘모두를 위한’이라는 뜻의 라틴어 옴니버스(omnibus)를 이름으로 사용했다. 프랑스의 신문물이 마음에 들었던 영국인들은 그 아이디어는 물론 이름까지 차용해 맨체스터로 들여온다. 그렇게 시작된 영국 버스의 역사는 발전을 거듭하며 대중교통 체계의 청사진이 되었다.

영국에서 운행되던 초기의 옴니버스는 말 두 마리가 끄는 마차였다. 객차는 궂은 날씨에도 승객이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지붕 위에도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과 몇 개의 좌석이 놓였다. 20세기에 접어들며 말이 모터 엔진으로 대체되고 위층은 승객 전용 공간이 되면서 안전한 계단과 난간이 생겨나는 등 옴니버스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며 버스 산업은 상업화 궤도에 오른다.

그러나 영국의 명물 2층 버스가 탄생한 것은 1954년 선명한 빨간색의 루트마스터(Routemaster)가 출시되면서부터다. 3000대 가까이 운행되던 루트마스터는 2005년 12월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루트마스터의 특징은 뒤쪽 승하차 공간이 개방되어 있어 버스가 천천히 움직일 때는 정류장이 아니라도 언제든 승하차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검표원을 피해 무임승차를 하는 이들이 늘어났고 차량이 움직일 때 승하차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 관광객들이 버스 뒤편에서 길에 떨어지는 사고가 종종 일어났다.
이제 더 이상 영국 버스가 더블데커여야 할 합당한 이유는 없지만 빨간 2층 버스는 여전히 영국인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더블데커 없는 영국을 상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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